이인국은 여러 방면에서 유죄라고 볼 수 있다.
첫째, 그는 의사의 본분을 다하지 않았다.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환자의 치료를 거부하고 오직 자신의 지위와 부를 쌓는 데 유리한 환자만 골라 치료했다. 이는 의료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진료를 거부해서는 안 된다는 의료 윤리를 저버린 행동이다. 의사의 본분은 환자의 경제적 배경이나 사회적 지위를 따지지 않고 생명을 구하는 데 있다. 그러나 이인국은 의료 행위가 환자의 건강보다 자신의 권력과 부를 강화하는 수단임을 명확히 보여줬다. 물론 당시의 혼란스러운 시대 상황에서 부유한 환자를 선택한 것이 생존을 위한 선택이었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행동이 아니라 자신의 권력과 지위를 강화하기 위해 의료 윤리를 고의적으로 무시한 행위로 볼 수 있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면서도 신념을 지키고 소외된 환자를 돌본 의사들이 존재했다는 점에서 이인국의 선택은 명백히 기회주의적인 행동이었다.
둘째, 그는 일제강점기에 적극적으로 친일 행위를 하며 조선인의 권익을 해쳤다. 이인국의 행동은 단순히 권력에 복종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지위를 위해 조선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스스로 저버리고 민족에게 해악을 끼친 행위였다. 그는 일제의 권력자들과 결탁하여 조선인의 고통을 외면했고 오히려 자신의 안전과 이익을 위해 민족의 권리를 억압하는 데 동조했다. 이러한 친일 행위는 단순히 외부 압력에 의해 강요된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한 것이었기에 더 큰 문제로 볼 수 있다. 물론 당시 구조적 억압 속에서 일부 조선인들이 생존을 위해 외세에 협력했음을 고려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조선인이 이인국과 같은 선택을 한 것은 아니다. 같은 시대적 억압 속에서도 독립운동에 참여하거나 민족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희생을 감수한 사람들도 있었다. 이는 이인국의 친일 행위가 시대의 필연적인 결과가 아니라 그의 이기적이고 계산적인 선택임을 명확히 보여준다. 그는 자신이 처한 상황 속에서도 다른 길을 선택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민족적 고통을 외면한 채 자신의 안위와 권력을 최우선으로 삼았다.
셋째, 그는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지 않았다. 해방 이후에도 그는 새로운 권력자에게 줄을 서며 해방 이전에 쌓은 지위를 이용해 부와 권력을 누리려고 했다. 이는 자신의 친일 행위에 대한 죄책감이나 도덕적 책임감을 전혀 느끼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만약 그가 자신의 행동에 대해 진정으로 반성했다면 과거의 잘못을 고백하고 책임을 지는 태도를 보였어야 한다. 그러나 그는 해방 후에도 자신의 친일 경력을 정당화하면서 오히려 과거의 지위를 발판 삼아 새로운 권력과 협력했다. 시대에 적응했다고 주장할 수도 있겠지만 적응을 하더라도 반성하는 모습은 충분히 보여줄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과오를 성찰하기는커녕 계속해서 기회주의적인 행동을 이어갔고 이는 도덕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
결론적으로, 이인국은 의료인으로서의 윤리를 저버리고 민족의 정체성을 배신했으며 자신의 행동에 대한 반성을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유죄이다. 그의 행위는 개인의 이익을 위해 도덕적 기준을 무시한 기회주의적 선택으로 평가받아야 하며 이는 당시 조선 사회에 심각한 해악을 끼쳤다. 그의 행동은 생존이라는 명분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는 점에서 엄중히 비판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