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한국교회(상): 온라인예배의 한계와 가능성

[예수,코리아]

코로나19와 한국교회(상)

온라인예배의 한계와 가능성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원장:김영주, 이하 기사연)이 지난 4월 28일(화) 오전 10시 '변화하는 혹은 답보하는 한국교회와 청년담론'이라는 학술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발표된 <코로나19 시대, 한국교회의 예배와 영성>의 설문조사 결과와 <빅데이터로 본 청년담론 분석>의 결과에 대한 내용을 일부 정리했다. <편집자 주>

<코로나19 시대, 한국교회의 예배와 영성>에 대한 설문조사는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성인남녀 개신교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월 24일부터 3월 3일까지 온라인 패널을 활용한 온라인 조사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이다. <빅데이터로 본 청년담론 분석>은 2019년 8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각 신문사별로 청년/MZ세대 관련 기사를 각각 추출해 분석했다. 분석대상은 세 그룹으로 했으며, 유효한 기사를 중심으로 워드 클라우드 분석(Word Cloud Analysis)과 의미연결망 분석(Semantic Network Analysis)을 사용했다. 분석 대상 언론은 보수언론(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진보언론(한겨레, 경향신문, 프레시안), 기독교언론(노컷뉴스, 미션라이프, 기독공보, 기독일보, 뉴스앤조이, 크리스챤투데이)이다.

(상) 온라인예배, 한계는 분명하지만 가능성은 충분하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한국교회는 방역수칙에 따라 비대면인 온라인예배를 수용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예배 형식과 장소의 변화에 특별히 거부감 없이 긍정적으로 이해하려는 신앙적 수용성과 그동안 터부시해왔던 온라인교회와 온라인예배에 대한 활발한 신학적 논의 속에 목회적 가능성을 맛봤다.

반면, 성도들의 수동적인 예배 참여와 비대면 예배의 한계로 인해 성찬과 세례와 같은 성례의 진행방법에 대한 신학적 논의 및 목회적 실천 가능성을 위한 과제, 공동체 의식 및 신앙의 관계성의 약화, 신앙의 왜곡과 변질 등의 한계성 역시 경험했다. 

신앙생활에서 '당연함'은 없다

온라인 예배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한 이민형 박사(성결대 교수)는 "주일 오전에 교회에 모여서 예배드리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던 성도들은 코로나19로 인해 '허락된' 온라인 시공간에서 예배를 드렸지만, 급하게 준비된 새로운 미디어는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코로나19 이후에도 온라인교회의 시대는 올 것이다. 물론 '당연히' 오지도 않을 것이고, '당연히' 잘 될 것이라 말할 수도 없다"라며 "그만큼의 준비와 연구가 필요하고, 어쩌면 기존의 교회가 가지고 있었던 것들을 상당히 포기해야 할 수도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2년 간 온라인예배
53% "불만족스럽다"

<현장 예배 대비 온라인예배 만족도> 2020년 4월 조사는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에서 주관한 '코로나19로 인한 한국교회 영향도 조사' 결과다. 2020년 12월 조사는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합동)에서 실시한 '코로나19 시대 한국교회 신생태계 조성 및 미래전략 수립을 위한 조사' 결과이며, 2021년의 조사는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통합)에서 시행한 '코로나19 이후 한국교회 변화 추적조사' 결과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처음 온라인예배를 드리기 시작했던 2020년과 2022년 현재의 온라인예배에 대한 불만족도는 53% 정도의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민형 박사는 "온라인예배는 코로나19의 상황을 거치며 한국교회의 새로운 종교적 제의의 형태로 자리를 잡고 있지만 형식상의 존재와는 별개로 개신교인들의 만족도는 여전히 불만족의 정도가 조금 더 높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온라인예배 불만족 이유>

<온라인예배 만족 이유>

온라인예배 만족하는 이유,
예배의 본질적 요소 아니다

온라인예배에 만족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물은 결과, 응답자의 절대 다수(81.2%)는 '교회가 아닌 일상의 공간에서 예배에 집중하기가 힘들었다'라고 답했다. 반면, 온라인예배에 만족하는 이유에 대해 물은 결과 '방역 안전을 취할 수 있었다'(30.1%), '오고가는 시간이 절약이 되었다'(26.7%) 등의 응답이 나왔다.

이와 관련 이 박사는 "코로나19 기간에 교회의 예배는 온라인과 같은 종교적 시공간의 확장으로  일상의 예배로 확장되면서 성숙한 기독교인을 양성할 수 있다는 신학적, 목회적으로 긍정적인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다양한 연구 결과물이 있었다"라며 "반면, 온라인예배에 만족한다는 응답자들의 답변에서 나타나는 일관적인 특징은 예배드리는 당사자들의 편의성과 편리성에 맞춰져 있었다"라고 분석했다.

즉, '예배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응답'(20%)을 제외하고, 나머지 응답들은 '방역 안전'(30.1%), '시간 절약'(26.7%),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조작의 편리성'(19.8%) 등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처럼 온라인예배의 장점으로 지목된 특징들은 기독교가 말하는 '예배'의 본질적 의미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예배의 주체는 누구인가?
하나님인가? 성도인가?

"예배는 말씀과 성례전을 통해서 일하시는 하나님을 경배하는 행위이며, 예배는 같은 신앙을 공표하고, 같은 종교적 가치를 추구하는 이들이 종교적 정체성을 확립하고, 확인하는 공적 제의이다"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온라인예배의 장점들은 신적 존재를 경배하는 제의적 특성이나 교회 구성원들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공동체적 협업과 같은 예배의 목적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고, 오히려 예배드리는 당사자들의 편의성과 편리성에 맞춰져 있다는 분석이다. 

이 박사는 "온라인예배에 만족하고 있는 이유들을 보면 온라인예배의 목적이 예배 자체가 아닌 성도들의 참여율을 높이는 데 있다고 생각하게끔 한다"라며 "물론 '참여'는 예배에 있어 중요한 요소이다. 하지만 예배가 목적인지, 참석 자체가 목적인지에 따라 예배의 의미는 크게 달라진다"라고 설명했다.

미디어에 물든 기독교신앙
예배드리지 않고 보는 성도들
"실용주의에서 벗어나라"

<온라인예배시 집중 정도>

<온라인예배시 찬양/기도 여부>

이 박사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많은 교회들이 온라인예배를 급하게 시도하면서 온라인으로 할 수 없는 예배적 요소들을 제거하는 등 예배 간소화 서비스를 제공했는데, 이에 대한 신학적, 목회적 성찰을 충분히 거치지 못햇기 때문에 온라인예배는 당장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수단에 머물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례 없는 비대면의 상황으로 인해 성도들이 교회에 모이지 못하는 상황이 자칫 교인들의 이탈로 이어질까 하는 목회자들의 두려움은 온라인 예배의 접근성을 높이고, 부담을 줄여 성도들이 최대한 편안하고 안전하게 예배를 드릴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데 일조했다"라며 결국 예배에 참여하기보다는 예배를 보는 성도들을 양산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즉, 코로나19라는 당장의 위기감으로 인해 교회는 성도들이 종교적 공간에 모일 수 없는 상황에서 예배를 어떻게 드려야 하는지에 대한 진지한 논의보다 교회와의 연결점을 확보하는 것을 우선시했고, 결국 예배를 편의와 편리에 중점을 둔 온라인 미디어 콘텐츠로 만들었으며, 성도들은 그것을 소비하는 시청자의 위치에 앉게 됐다는 분석이다.

이어 "온라인예배에 대한 이와 같은 평가가 다소 비약적이거나 비판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온라인예배에 참여한 성도들의 태도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에 주목해야 한다"라며 "온라인예배를 안전하고 편리하게 예배에 참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면 결코 현장 예배의 대안이 될 수 없고, 기독교인들의 일상 영성을 강화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도 없다"라고 강조했다.

온라인예배,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 박사는 "현재 온라인예배는 당장의 예배 참여율을 높이기 위한 실용주의적 방편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온라인예배로서의 의미와 종교적 시공간이 확장되는 상황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온라인예배와 온라인교회의 바람직한 방향성에 대한 진지한 연구와 성찰을 한다면 지금의 온라인예배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피력했다.

<공간의 변화가 신앙생활에 미친 영향>

왜냐하면, 설문조사 결과 온라인예배의 한계를 스스로 극복하려는 움직임도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박사는 "무엇보다 일상의 공간에 변화를 준 인원들은 성경읽기, 기도, 묵상과 개인 신앙생활의 시간이 늘었다(43.8%)고 답했다"라며 "이는 교회에 갈 수 없었던 비대면 신앙생활의 상황에서 자신이 스스로 신앙을 돌아보고, 성숙시키는 중요한 활동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수동적인 참여가 주를 이루는 온라인 예배와 달리 공간의 변화, 즉 미디어의 변화가 능동적인 신앙생활로 이어졌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온라인으로 예배드리면서 가끔씩 오프라인으로 모이는 온라인교회에 대한 지난 2년 간의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온라인교회에 참여하겠다'고 의사를 밝힌 응답자의 평균 비율으 40%를 유지하고 있다"라며 "현재 많은 신학자와 목회자들이 온라인예배뿐만 아니라 온라인교회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는 만큼 향후 온라인교회의 출현 가능성은 상당이 높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 박사는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예배를 급하게 시도했고, 급하게 준비된 새로운 미디어 또한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라인교회의 시대는 올 것이다. 물론 '당연히' 오지도 않을 것이고, '당연히' 잘 될 것이라 말할 수는 없다. 그만큼 많은 준비와 연구가 필요하고, 지금 갖고 있는 것들을 상당히 포기해야 할 수도 있음을 기억하면서 성숙한 교회의 미래를 설계해가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온라인교회, '제2의 종교개혁' 가능성

한편, 김승환 박사(장신대)는 논찬을 통해 "앞으로 온라인교회의 등장은 제2의 종교개혁의 가능성을 함의한다"라고 평가했다. 

김 박사는 "온라인교회는 개교회 중심주의, 성직 중심주의, 전통과 교리 중심주의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이다"라며 "의존적인 신앙에서 자기 주도적인 신앙으로 나아갈 수 있을 뿐 아니라, 가정과 일상을 중심으로 하는 실제적인 신앙생활 을 영위하도록 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분명 위험성도 존재한다. 디지털 미디어를 매개로 하는 경우 신도들을 종교 소비자로 전락시키거나 신앙의 왜곡과 변질이 우려된다고 지적할 것이다"라며 "하이디 캠벨은 미디어의 활용은 기존의 형식적 한계를 보완하는 방식으로 차용되는 것이며, 유대교와 아미쉬 공동체의 기술활용처럼 전통과 교리, 가치와 의미, 공동체의 논의를 거치기에 신앙의 본질적인 차원 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 주장한다. 이러한 논의들을 통해 온라인교회를 향한 다양한 연구와 적용을 통하여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교회의 탄생을 기다려본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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