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nee has lost his entire savings, saved over a period of 5 years, at a gambling joint. While Go-nee drinks heavily, determined to throw away his life, he discovers that he was swindled by professional fraudulent gamblers, so-called ‘slickers’. To regain his sister’s money, Go-nee begins training to be the best slicker under a master of gambling, Mr. PYEONG. Go-nee becomes famous, wandering about different gambling places throughout the country with PYEONG. Moreover, Madam JUNG who has never gotten along with Mr. PYEONG, begins to show interest in Go-nee…
꽃으로 하는 싸움, 화.투! 이 안에 인생이 있다.
낯선 자를 조심해라..!
가구공장에서 일하며 남루한 삶을 사는 고니는 대학보다 가난을 벗어나게 해줄 돈이 우선인 열혈 천방지축 청년! 어느 날 고니는, 가구공장 한 켠에서 박무석 일행이 벌이는 화투판에 끼게 된다. 스무장의 화투로 벌이는 ‘섯다’ 한 판! 하지만 고니는 그 판에서 삼년 동안 모아두었던 돈 전부를 날리고 만다. 그것이 전문도박꾼 타짜들이 짜고 친 판이었단 사실을 뒤늦게 안 고니는 박무석 일행을 찾아 나서고, 도박으로 시비가 붙은 한 창고에서 우연인 듯 필연처럼 전설의 타짜 평경장을 만난다. 그리고 잃었던 돈의 다섯 배를 따면 화투를 그만두겠단 약속을 하고, 그와 함께 본격적인 꽃싸움에 몸을 던지기 위한 동행길에 오른다.
영원한 친구도, 영원한 원수도 없다..!
드디어 타짜의 길로 들어선 고니! 평경장과 지방원정을 돌던 중 도박판의 꽃, 설계자 정마담을 소개 받고 둘은 서로에게서 범상치 않은 승부욕과 욕망의 기운을 느끼게 된다. 고니는 정마담이 미리 설계해 둔 판에서 큰 돈을 따게 되고, 결국 커져 가는 욕망을 이기지 못한 채 평경장과의 약속을 어기고 만다. 정마담과의 화려한 도박인생, 평경장과의 헤어짐을 택한 고니. 유유자적 기차에 오르는 평경장과 마지막 인사를 나눈 고니는 그 기차역에서 극악무도한 독종이자 죽음의 타짜란 아귀를 스치듯 만난다. 이후 고니는, 정마담의 술집에서 벌어진 한 화투판에서 요란스러운 입담으로 판을 흔드는 고광렬을 만나고, 경찰의 단속을 피하던 중 그와 함께 정마담을 떠나게 된다. 고광렬은 고니와는 달리 남들 버는 만큼만 따면 된다는 직장인 마인드의 인간미 넘치는 타짜! 둘은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며 전국의 화투판을 휩쓴다.
너를 노린다, 목숨을 건 마지막 승부..!
함께 원정을 뛰며 나름의 도박인생을 꾸려가는 고니와 고광렬. 원정 중 우연히 들린 한 술집에서 고니는 술집주인 화란을 만나고 둘은 첫눈에 서로에게 끌리지만 한없이 떠도는 타짜의 인생에 사랑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한편, 고니는 자신을 이 세계에 발 담그게 한 장본인 박무석과 그를 조종하는 인물 곽철용을 찾게 되고, 드디어 보기 좋게 한 판 복수에 성공한다. 하지만 곽철용의 수하는 복수가 낳은 복수를 위해 아귀에게 도움을 청하고, 아귀는 고니에게 애증을 가진 정마담을 미끼로 고니와 고광렬을 화투판으로 끌어들인다. 기차역에서 스쳤던 아귀를 기억해내며 그것이 ‘죽음의 한 판’이란 것을 느끼는 고니. 하지만 고니는 이를 거절하지 않는다. 고광렬의 만류도 뿌리친 채, 그리고 처음으로 평범한 삶을 꿈꾸게 한 여자 화란과의 사랑도 뒤로 한 채, 고니는 그렇게 죽음의 판이 펼쳐질 배에 스스로 오르는데…. 물러설 곳 없는 꽃들의 전쟁..! 각자의 원한과 욕망, 그리고 덧없는 희망, 이 모든 것이 뒤엉킨 한 판이 시작된다..!
“겁날 것도, 억울할 것도 없다. 내가 아는 모든 사람이 그랬던 것처럼, 언젠가는 나도 다치거나 죽는다. 그게 타짜이니까…”
타짜가 되기 위한 배우들의 노력, 노력, 노력!
뛰어난 실력을 갖춘 타짜를 연기해야 하는 배우들에게 촬영 전, 반드시 화투를 배워야 하는 임무가 먼저 주어졌다. 이에 배우들은 전직 타짜 장병윤 씨에게 화투를 배우는 아주 특별한 사전작업을 거쳤다. 화투를 전혀 다루지 못하였던 조승우와 김혜수에겐 더욱 혹독한 훈련이었음은 당연지사. 특히 조승우는 최고의 기술을 갖춘 타짜 역 인만큼 기초부터 전문적인 기술까지 섭렵해야 했기에 고생이 몇 배였고, 평경장 역의 백윤식은 고난이 기술을 부리는 장면 촬영 중 손에서 피가 나기도 했다. 이처럼 화투와 친해지기 위한 배우들의 노력은 상상 이상! 영화 속 인물들처럼 손이 얼얼해지고 피가 날 정도로 연습한 결과, 화투를 매만지는 배우들의 손놀림이 예사롭지 않다!
도박판, 제대로 벌이다!
도박판의 풍경을 어떻게 재현하느냐는 영화<타짜>의 중요한 관건 중 하나였다. 전문도박꾼들이 주인공인만큼 스토리의 대부분이 도박판에서 펼쳐질 뿐 아니라, <타짜>가 본격적인 도박영화란 기대를 받는 것 또한 제작팀에겐 커다란 고민이었다. 특히, 영화 배경이 1990년대라 현재의 도박판 풍경과도 다르고 1960년대가 배경인 만화와도 달라 제작팀은 고증에 더욱 더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고. 결국 1년 여에 걸친 각색 작업 속에서, 제작팀의 꼼꼼한 시대조사와 영화적인 상상력이 결합한 가지각색의 도박판들이 탄생하기에 이른다. 비닐하우스,창고,밀실,선박 등 다양한 도박판 장소들을 보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일 것이다.
<타짜>는 전국 순회 중!
영화 속에서 고니는 타짜가 된 후 전국을 돌아다니며 화투판을 휩쓸게 된다. 이 생생한 여정의 느낌을 담아내기 위해 제작팀은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영화 속 고니처럼 실제로 전국각지를 돌아다니며 촬영을 진행한 것이다. 실제 영화 <타짜>는 전체 72회차의 촬영 중 세트 촬영이 손에 꼽을 정도로 매우 미비한 수준이다. 이처럼 로케이션 촬영의 횟수가 훨씬 웃돌 뿐 아니라, 서울 주변 경기도 지방을 비롯, 군산,익산,전주,부산,진해,그리고 바다 건너 필린핀의 수빅과 마카오까지. 4개월간 <타짜> 촬영팀이 섭렵한 도시는 무려 15곳에 다다른다!
원작자 허영만 화백, 산악인 박영석 대장의 특별한 출연!
만화 「타짜」의 원작자 허영만 화백과 그의 절친한 친구인 산악인 박영석 대장이 영화 속에 까메오로 출연해 화제다. 두 사람이 정마담의 밀실에서 화투를 치는 도박꾼들로 깜짝 출연한 것이다. 거친 말투와 사나운 표정은 필수였기에 우려도 있었지만, 두 사람은 촬영 당일, 전문배우 못지않은 자연스런 연기로 스탭들의 박수를 받았다. 그리고 최동훈 감독 이하 스탭들은 원작자 허영만 화백의 출연에 영광스럽다는 소감을 드러냈다. 이들의 출연으로 영화<타짜>는 원작자의 관심과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음을 드러낸 셈이다.
<최동훈 감독 인터뷰>
Q.<타짜>는 국민만화라 불려질 만큼 많은 고정 팬들을 둔 작품이다. 그만큼 영화화하게 된 과정에 대해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번 영화를 기획하게 된 동기나 과정에 대해 간단히 설명 부탁 드린다. A.<범죄의 재구성>이 끝나고 한 영화사에서 만화「타짜」를 영화화 해보지 않겠냐는 제의를 받았다. 그땐 영화화하기엔 힘든 프로젝트란 생각에 거절을 했었다. 이후에 차승재 대표가 만화「타짜」를 영화화하게 되었다며 한번 더 제의를 해 다시 만화를 정독하게 되었다. 읽으면서 예전에 느꼈던 것보다 훨씬 더 재미있단 생각을 했고 영화로 도전해보고 싶어 결정하게 되었다.
Q.원작만화를 시나리오로 옮기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A.만화를 시나리오로 옮기는데 1년이 걸렸다. 만화가 너무 재미있을 뿐 아니라 심지어 만화 안에 콘티까지 있는데 왜 1년이란 시간이 걸렸냐고 많은 사람들이 묻더라. 하지만 원작만화는 신문연재 형식이었기 때문에 영화화하기에 스케일이 방대했고 많은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하나의 틀로 엮는데 시간이 걸렸다. 가장 크게 주안점을 둔 것이 바로 이 점이다.
Q.원작 만화 중 1부를 영화화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A.우선,현실적으로 1부가 이 전체 이야기의 시작인 만큼 1부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 1부보단 2,3,4부가 드라마가 강해 영화화하기엔 오히려 더 쉬웠을 것이지만, 드라마 구성이 조금은 느슨한 1부를 드라마틱하게 엮고 표현하는 작업이 오히려 더 재미있을 것 같았다.
Q.고니 캐릭터에 대한 설명. A.고니는 스물 대여섯 살쯤의 귀여운, 천방지축 청년이다. 하지만 그의 가장 큰 병은 바로 승부욕이 너무 강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영화는 고니의 승부욕에 관한 영화, 고니의 욕망과 그에 따른 선택을 따라가는 영화라고도 할 수 있다.
Q.평경장 캐릭터에 대한 설명. A.평경장은 고니의 스승으로, 북한에서 내려온 인물이다. 고니가 불나방처럼 끝까지 승부욕을 불태우는 사람이라면 평경장은 낭만적이고 큰 욕심 없이 언제나 돈은 나눠먹어야 탈이 없다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으로, 유유자적 세상을 떠도는 인물이다.
Q.정마담 캐릭터에 대한 설명 A.원작과 가장 많이 다른 인물 중 하나로, 정마담이란 캐릭터를 고치면서 각색이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정마담은 자기가 원하는 것은 언제나 꼭 손에 넣어야만 하고 자기 곁을 떠난 것들은 모두 다 파괴하고 싶어하는 여자로,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가 한 일에 대해서 단 1%도 반성하지 않는다.
Q.고광렬 캐릭터에 대한 설명. A.고광렬은 아주 평범하고 직장인다운 마인드를 가진 타짜이다. ‘내 나이 또래 삼성생명 다니는 사람이 버는 만큼만 벌 수 있다면 이 직업도 괜찮은 직업이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으로, 고니와 함께 친구처럼 돌아다니고 여행을 하게 되는 인물. 그래서 이 영화는 고니와 고광렬의 버디무비라고도 볼 수 있다.
Q.아귀 캐릭터에 대한 설명 A.아귀는 사디스트 성향을 지닌 인물로, 타짜이지만 실은 기술을 부리는 것보다 기술을 잡는 것에 더 쾌락을 느끼는 인간이라고 볼 수 있다.
Q.고니를 맡은 조승우는 시나리오 단계에서부터 염두에 두었던 배우인가, 어떤 점에 이끌려 조승우를 캐스팅하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조승우란 배우에 대해서 한마디. A.조승우는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염두에 두었던 배우로, 실제로 ‘온화하고 부드러운 이미지의 조승우가 방방 뛰는 고니 역을 하면 어떨까’ 란 생각을 하며 시나리오를 썼다. 그래서 조승우가 고니 역을 하겠다고 전해왔을 때 그만큼 더욱 기뻤다. 캐스팅 후 만나서 직접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색을 가지고 있는 배우였다. 나이가 어리지만 생각이 깊고 멋진 친구로, 조승우를 캐스팅하게 된 것은 이 영화의 행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Q.김혜수, 백윤식, 유해진, 김윤석 씨의 캐스팅 이유와 그들에 대해서 한마디. A.평경장에는 백윤식 말고는 단1초도 다른 사람을 떠올리지 않았다. 너무도 자연스럽게 그 역할은 배우 백윤식의 몫이라 생각했고 시나리오도 그렇게 썼다. 나중에 보니 너무 실제의 백윤식 같아 수정단계를 거쳤을 정도로. 정마담 역의 김혜수는 아주 묘한 느낌의 여배우이다. 여우의 탈을 쓴 양 같다 고나 할까. 사람들이 알고 있는 그녀의 섹시함과는 상관없이, 아주 차가운 듯 하지만 저 밑은 아주 따뜻한, 그런 묘한 느낌이 좋다. 고광렬 역의 유해진은 그와 영화를 했던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추천한 것과 함께, 희극적이지만 굉장히 인간적인 그 캐릭터가 유해진이란 배우와 가장 잘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했다. 아귀 역의 김윤석은 ‘지하철1호선’,‘의형제’ 등의 뮤지컬에서 좌중을 들었다 놓았다 했던 배우로, <범죄의 재구성>에서 굉장히 작은 역을 스스로 키워가는 것을 보며 시나리오에 쓰여진 것보다 더 많은 걸 보여주는 배우라고 생각했다. 유순하고 젠틀한 역을 많이 했었는데, 그가 악역을 하면 색다를 것 같다.
Q.<범죄의 재구성>은 여러 배우들의 연기조합이 특히나 훌륭했던 작품이다. 감독님만의 특별한 연기 디렉션 노하우가 있는가. <타짜>역시 배우들의 조합에 대해 기대가 매우 큰데, 어떤 식으로 배우들의 연기하모니를 이끌어내고 있는지도 궁금하다. A.<범죄의 재구성>의 연기조합이 좋았던 것은 모두 배우들의 공이였다고 생각한다. 내가 한 일은 배우들의 조합을 깨뜨리지 않기 위해 노력한 정도였다. 많은 인물들이 나와서 함께 영화를 이끌어간다는 것은 굉장히 힘든 일인데, 여기에는 서로에 대한 배려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느 정도 선의의 경쟁심과 더불어, 서로가 서로를 좋아하게끔 자리를 많이 만들고 촬영장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려고 노력한다. 이번 작품 역시 촬영 전부터 배우들 모두와 함께 만나서 이야기하는 자리를 많이 만들었다. 다행이 다들 서로에 대해 호감을 가지고 있고 서로의 연기에 대해 궁금해 하는 모습을 보였다. 스스로 정말 배우 복이 많은 감독이라 생각하고 있다.
Q.영화의 시간적 배경이 원작과도 다를 뿐더러 현재 시점도 아니다. 배경을 90년대로 설정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A.원작은 50년대 말부터 60년대 말까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그 당시 대한민국의 사회상이 많이 반영이 되어 있어 아주 흥미롭다. 그러나, 내가 느끼는 도박 혹은 도박을 하는 인간에 대한 단상은 ‘도박을 해서 BMW를 타고 싶어하는 인간!’ 이었다. 이런 나의 단상에 부합하는 것이 시대적으론 90년대가 아닌가 생각했다. 강남의 아줌마들도 껴 있고 교수들도 껴 있고 회사원들도 화투를 치는 그런 시대, 겉으론 발전했지만 성수대교가 무너졌던, 세상이 좋아지는 것 같지만 한쪽 방에선 ‘섯다’를 하는 그런 풍경을 그리고 싶었다. 억대 연봉자들이 등장하고 누구나 화투를 칠 수 있게 된 시대가 바로 90년대였다.
Q.도박영화 하면 많은 이들이 헐리웃 영화나 홍콩영화들을 쉽게 떠올리는 것 같다. 그 영화들과는 차별화되는 <타짜>만의 매력이 있다면? A.홍콩의 도박 영화들은 과장된 면들이 많다. 그리고 헐리웃 도박 영화들 중 고전 영화들은 재미와 함께 인간적인 주제를 담고 있었으나 그 이후 영화들은 그렇지 못했다. 이들 영화와 차별되는 것은 <타짜>가 보다 인간적인 냄새를 풍긴다는 점이다. 이런 장르의 이야기가 휴머니즘을 강조하거나 눈물샘을 강조하면 장르적 특성을 잘 살리지 못하게 되는데, 그런 실수를 범하지 않으면서 인간적인 느낌이 나는 영화가 되게끔 노력하고 있다.
Q.많은 사람들이 감독님의 차기작이 사기에 이어 도박을 소재로 한다는 사실에 흥미로워 한다. 사기나 도박 등의 소재가 어떤 매력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리고 이러한 소재에 관심이 많은 이유는? A.사기,도박 등의 소재에 관심이 많아서 라기보단 ‘도박판에 있는 사람들이 너무 궁금해서’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사람은 어떻게 해서 도박을 하게 됐으며, 도박을 하다 누굴 만났으며, 누굴 만나서 어떻게 됐는가.. 그런 얘기에 흥미가 있는 거다. 반사회적인 인물들의 이야기에 궁금증을 느끼고 그런 이야기를 좋아하는 것 같다.
Q.아무래도 직접 발전시켜온 시나리오와 원작이 있는 시나리오는, 연출하는 입장에서도 차이가 있을 것 같다. 직접 각색을 하셨는데, 연출하는데 있어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이 있다면? A.아무래도 소스가 많으니 각색은 시나리오를 직접 쓰는 거보다는 조금 쉽다. 반면에 남들이 다 알고 있는 이야기를 다른 방식으로 보여주어야 하는 것이라 그에 대한 부담감이 있지만 그건 어쩔 수 없는 문제라 생각한다. 그리고 연출을 어떻게 할지를 미리 염두에 두지 않는 편이다. 그보다는 일단 글을 열심히 쓰고 연출을 해나가며 문제점을 발견해가고 해결하는 스타일이다.
Q.영화 와 만화의 차이점이 있다면? 그리고, 이번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을 간단히 표현한다면? A.우선 영화<타짜>는 만화「타짜」보다 길이가 짧고 인물도 덜 등장한다. 그리고, 만화「타짜」는 도박에 대한 이야기라기보다는 실은 인생에 대한 얘기로, 영화<타짜>는 이보다 더 천박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잿빛 도시 위에 흐르는 사랑과 음모, 배신과 협잡 등, 더러운 이 세상에 관한 그런 솔직한 얘기이다. 조금 더 갱스터 같고 쿨하다고 볼 수 있다.
Q. 초반 촬영을 진행해보니 촬영에 들어가기 전 생각했던 바와 다른점이 있는가? A.촬영 초반엔 항상 잘 찍어 나가고 있는 건가 하는 두려움이 들기 마련인 것 같다. 초반촬영분량으로 편집기사와 상의를 하면서 내가 너무 무난하게만 찍는 건 아닌가 하는 반성도 하고 있다. 하지만 가장 궁금했던 것은 사실 배우들간의 조합이었다. 현재 이 점에 있어선 너무나 만족하고 있다.
Q. 많은 이들이 이 작품에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 화제성이 짙은 영화인만큼 부담감도 클 것 같은데 어떠한가. A.일단 원작 자체가 너무 유명하고 배우들의 조합도 좋기 때문에 기대감이 높은 것이라 생각한다. 그에 대한 부담은 많지만, 그래도 내가 할 일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또 다른 좋은 영화를 내놓는 거라고 생각한다. 만화「타짜」만큼 재미있는 영화가 나오기를 나 역시 기대하고 또 그렇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Q.올 하반기 최고기대작 중 하나이다. 영화를 기다리는 이들에게 한마디. A.재미있게 봤으면 좋겠다. 원작 만화만큼 재미있다는 얘기를 들었으면 좋겠고. 물론 그만큼 부담감은 매우 크다. 개봉 후에 ‘원작을 망쳐 놨어!’ 라든지. ‘저 따위 영화가 나오는 한 한국영화의 미래는 없다고 봐!’ 뭐 이렇게 인터넷에 뜰지도 모르지 않나. (웃음) 하지만 모든 감독들이 그런 걸 염두에 두고 영화를 찍진 않을 것이다. 나 역시 계획한대로 열심히 찍고 있을 뿐이다.
Go-nee has lost his entire savings, saved over a period of 5 years, at a gambling joint. While Go-nee drinks heavily, determined to throw away his life, he discovers that he was swindled by professional fraudulent gamblers, so-called ‘slickers’. To regain his sister’s money, Go-nee begins training to be the best slicker under a master of gambling, Mr. PYEONG. Go-nee becomes famous, wandering about different gambling places throughout the country with PYEONG. Moreover, Madam JUNG who has never gotten along with Mr. PYEONG, begins to show interest in Go-nee…
꽃으로 하는 싸움, 화.투! 이 안에 인생이 있다.
낯선 자를 조심해라..!
가구공장에서 일하며 남루한 삶을 사는 고니는 대학보다 가난을 벗어나게 해줄 돈이 우선인 열혈 천방지축 청년! 어느 날 고니는, 가구공장 한 켠에서 박무석 일행이 벌이는 화투판에 끼게 된다. 스무장의 화투로 벌이는 ‘섯다’ 한 판! 하지만 고니는 그 판에서 삼년 동안 모아두었던 돈 전부를 날리고 만다. 그것이 전문도박꾼 타짜들이 짜고 친 판이었단 사실을 뒤늦게 안 고니는 박무석 일행을 찾아 나서고, 도박으로 시비가 붙은 한 창고에서 우연인 듯 필연처럼 전설의 타짜 평경장을 만난다. 그리고 잃었던 돈의 다섯 배를 따면 화투를 그만두겠단 약속을 하고, 그와 함께 본격적인 꽃싸움에 몸을 던지기 위한 동행길에 오른다.
영원한 친구도, 영원한 원수도 없다..!
드디어 타짜의 길로 들어선 고니! 평경장과 지방원정을 돌던 중 도박판의 꽃, 설계자 정마담을 소개 받고 둘은 서로에게서 범상치 않은 승부욕과 욕망의 기운을 느끼게 된다. 고니는 정마담이 미리 설계해 둔 판에서 큰 돈을 따게 되고, 결국 커져 가는 욕망을 이기지 못한 채 평경장과의 약속을 어기고 만다. 정마담과의 화려한 도박인생, 평경장과의 헤어짐을 택한 고니. 유유자적 기차에 오르는 평경장과 마지막 인사를 나눈 고니는 그 기차역에서 극악무도한 독종이자 죽음의 타짜란 아귀를 스치듯 만난다. 이후 고니는, 정마담의 술집에서 벌어진 한 화투판에서 요란스러운 입담으로 판을 흔드는 고광렬을 만나고, 경찰의 단속을 피하던 중 그와 함께 정마담을 떠나게 된다. 고광렬은 고니와는 달리 남들 버는 만큼만 따면 된다는 직장인 마인드의 인간미 넘치는 타짜! 둘은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며 전국의 화투판을 휩쓴다.
너를 노린다, 목숨을 건 마지막 승부..!
함께 원정을 뛰며 나름의 도박인생을 꾸려가는 고니와 고광렬. 원정 중 우연히 들린 한 술집에서 고니는 술집주인 화란을 만나고 둘은 첫눈에 서로에게 끌리지만 한없이 떠도는 타짜의 인생에 사랑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한편, 고니는 자신을 이 세계에 발 담그게 한 장본인 박무석과 그를 조종하는 인물 곽철용을 찾게 되고, 드디어 보기 좋게 한 판 복수에 성공한다. 하지만 곽철용의 수하는 복수가 낳은 복수를 위해 아귀에게 도움을 청하고, 아귀는 고니에게 애증을 가진 정마담을 미끼로 고니와 고광렬을 화투판으로 끌어들인다. 기차역에서 스쳤던 아귀를 기억해내며 그것이 ‘죽음의 한 판’이란 것을 느끼는 고니. 하지만 고니는 이를 거절하지 않는다. 고광렬의 만류도 뿌리친 채, 그리고 처음으로 평범한 삶을 꿈꾸게 한 여자 화란과의 사랑도 뒤로 한 채, 고니는 그렇게 죽음의 판이 펼쳐질 배에 스스로 오르는데…. 물러설 곳 없는 꽃들의 전쟁..! 각자의 원한과 욕망, 그리고 덧없는 희망, 이 모든 것이 뒤엉킨 한 판이 시작된다..!
“겁날 것도, 억울할 것도 없다. 내가 아는 모든 사람이 그랬던 것처럼, 언젠가는 나도 다치거나 죽는다. 그게 타짜이니까…”
타짜가 되기 위한 배우들의 노력, 노력, 노력!
뛰어난 실력을 갖춘 타짜를 연기해야 하는 배우들에게 촬영 전, 반드시 화투를 배워야 하는 임무가 먼저 주어졌다. 이에 배우들은 전직 타짜 장병윤 씨에게 화투를 배우는 아주 특별한 사전작업을 거쳤다. 화투를 전혀 다루지 못하였던 조승우와 김혜수에겐 더욱 혹독한 훈련이었음은 당연지사. 특히 조승우는 최고의 기술을 갖춘 타짜 역 인만큼 기초부터 전문적인 기술까지 섭렵해야 했기에 고생이 몇 배였고, 평경장 역의 백윤식은 고난이 기술을 부리는 장면 촬영 중 손에서 피가 나기도 했다. 이처럼 화투와 친해지기 위한 배우들의 노력은 상상 이상! 영화 속 인물들처럼 손이 얼얼해지고 피가 날 정도로 연습한 결과, 화투를 매만지는 배우들의 손놀림이 예사롭지 않다!
도박판, 제대로 벌이다!
도박판의 풍경을 어떻게 재현하느냐는 영화<타짜>의 중요한 관건 중 하나였다. 전문도박꾼들이 주인공인만큼 스토리의 대부분이 도박판에서 펼쳐질 뿐 아니라, <타짜>가 본격적인 도박영화란 기대를 받는 것 또한 제작팀에겐 커다란 고민이었다. 특히, 영화 배경이 1990년대라 현재의 도박판 풍경과도 다르고 1960년대가 배경인 만화와도 달라 제작팀은 고증에 더욱 더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고. 결국 1년 여에 걸친 각색 작업 속에서, 제작팀의 꼼꼼한 시대조사와 영화적인 상상력이 결합한 가지각색의 도박판들이 탄생하기에 이른다. 비닐하우스,창고,밀실,선박 등 다양한 도박판 장소들을 보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일 것이다.
<타짜>는 전국 순회 중!
영화 속에서 고니는 타짜가 된 후 전국을 돌아다니며 화투판을 휩쓸게 된다. 이 생생한 여정의 느낌을 담아내기 위해 제작팀은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영화 속 고니처럼 실제로 전국각지를 돌아다니며 촬영을 진행한 것이다. 실제 영화 <타짜>는 전체 72회차의 촬영 중 세트 촬영이 손에 꼽을 정도로 매우 미비한 수준이다. 이처럼 로케이션 촬영의 횟수가 훨씬 웃돌 뿐 아니라, 서울 주변 경기도 지방을 비롯, 군산,익산,전주,부산,진해,그리고 바다 건너 필린핀의 수빅과 마카오까지. 4개월간 <타짜> 촬영팀이 섭렵한 도시는 무려 15곳에 다다른다!
원작자 허영만 화백, 산악인 박영석 대장의 특별한 출연!
만화 「타짜」의 원작자 허영만 화백과 그의 절친한 친구인 산악인 박영석 대장이 영화 속에 까메오로 출연해 화제다. 두 사람이 정마담의 밀실에서 화투를 치는 도박꾼들로 깜짝 출연한 것이다. 거친 말투와 사나운 표정은 필수였기에 우려도 있었지만, 두 사람은 촬영 당일, 전문배우 못지않은 자연스런 연기로 스탭들의 박수를 받았다. 그리고 최동훈 감독 이하 스탭들은 원작자 허영만 화백의 출연에 영광스럽다는 소감을 드러냈다. 이들의 출연으로 영화<타짜>는 원작자의 관심과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음을 드러낸 셈이다.
<최동훈 감독 인터뷰>
Q.<타짜>는 국민만화라 불려질 만큼 많은 고정 팬들을 둔 작품이다. 그만큼 영화화하게 된 과정에 대해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번 영화를 기획하게 된 동기나 과정에 대해 간단히 설명 부탁 드린다. A.<범죄의 재구성>이 끝나고 한 영화사에서 만화「타짜」를 영화화 해보지 않겠냐는 제의를 받았다. 그땐 영화화하기엔 힘든 프로젝트란 생각에 거절을 했었다. 이후에 차승재 대표가 만화「타짜」를 영화화하게 되었다며 한번 더 제의를 해 다시 만화를 정독하게 되었다. 읽으면서 예전에 느꼈던 것보다 훨씬 더 재미있단 생각을 했고 영화로 도전해보고 싶어 결정하게 되었다.
Q.원작만화를 시나리오로 옮기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A.만화를 시나리오로 옮기는데 1년이 걸렸다. 만화가 너무 재미있을 뿐 아니라 심지어 만화 안에 콘티까지 있는데 왜 1년이란 시간이 걸렸냐고 많은 사람들이 묻더라. 하지만 원작만화는 신문연재 형식이었기 때문에 영화화하기에 스케일이 방대했고 많은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하나의 틀로 엮는데 시간이 걸렸다. 가장 크게 주안점을 둔 것이 바로 이 점이다.
Q.원작 만화 중 1부를 영화화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A.우선,현실적으로 1부가 이 전체 이야기의 시작인 만큼 1부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 1부보단 2,3,4부가 드라마가 강해 영화화하기엔 오히려 더 쉬웠을 것이지만, 드라마 구성이 조금은 느슨한 1부를 드라마틱하게 엮고 표현하는 작업이 오히려 더 재미있을 것 같았다.
Q.고니 캐릭터에 대한 설명. A.고니는 스물 대여섯 살쯤의 귀여운, 천방지축 청년이다. 하지만 그의 가장 큰 병은 바로 승부욕이 너무 강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영화는 고니의 승부욕에 관한 영화, 고니의 욕망과 그에 따른 선택을 따라가는 영화라고도 할 수 있다.
Q.평경장 캐릭터에 대한 설명. A.평경장은 고니의 스승으로, 북한에서 내려온 인물이다. 고니가 불나방처럼 끝까지 승부욕을 불태우는 사람이라면 평경장은 낭만적이고 큰 욕심 없이 언제나 돈은 나눠먹어야 탈이 없다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으로, 유유자적 세상을 떠도는 인물이다.
Q.정마담 캐릭터에 대한 설명 A.원작과 가장 많이 다른 인물 중 하나로, 정마담이란 캐릭터를 고치면서 각색이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정마담은 자기가 원하는 것은 언제나 꼭 손에 넣어야만 하고 자기 곁을 떠난 것들은 모두 다 파괴하고 싶어하는 여자로,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가 한 일에 대해서 단 1%도 반성하지 않는다.
Q.고광렬 캐릭터에 대한 설명. A.고광렬은 아주 평범하고 직장인다운 마인드를 가진 타짜이다. ‘내 나이 또래 삼성생명 다니는 사람이 버는 만큼만 벌 수 있다면 이 직업도 괜찮은 직업이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으로, 고니와 함께 친구처럼 돌아다니고 여행을 하게 되는 인물. 그래서 이 영화는 고니와 고광렬의 버디무비라고도 볼 수 있다.
Q.아귀 캐릭터에 대한 설명 A.아귀는 사디스트 성향을 지닌 인물로, 타짜이지만 실은 기술을 부리는 것보다 기술을 잡는 것에 더 쾌락을 느끼는 인간이라고 볼 수 있다.
Q.고니를 맡은 조승우는 시나리오 단계에서부터 염두에 두었던 배우인가, 어떤 점에 이끌려 조승우를 캐스팅하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조승우란 배우에 대해서 한마디. A.조승우는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염두에 두었던 배우로, 실제로 ‘온화하고 부드러운 이미지의 조승우가 방방 뛰는 고니 역을 하면 어떨까’ 란 생각을 하며 시나리오를 썼다. 그래서 조승우가 고니 역을 하겠다고 전해왔을 때 그만큼 더욱 기뻤다. 캐스팅 후 만나서 직접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색을 가지고 있는 배우였다. 나이가 어리지만 생각이 깊고 멋진 친구로, 조승우를 캐스팅하게 된 것은 이 영화의 행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Q.김혜수, 백윤식, 유해진, 김윤석 씨의 캐스팅 이유와 그들에 대해서 한마디. A.평경장에는 백윤식 말고는 단1초도 다른 사람을 떠올리지 않았다. 너무도 자연스럽게 그 역할은 배우 백윤식의 몫이라 생각했고 시나리오도 그렇게 썼다. 나중에 보니 너무 실제의 백윤식 같아 수정단계를 거쳤을 정도로. 정마담 역의 김혜수는 아주 묘한 느낌의 여배우이다. 여우의 탈을 쓴 양 같다 고나 할까. 사람들이 알고 있는 그녀의 섹시함과는 상관없이, 아주 차가운 듯 하지만 저 밑은 아주 따뜻한, 그런 묘한 느낌이 좋다. 고광렬 역의 유해진은 그와 영화를 했던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추천한 것과 함께, 희극적이지만 굉장히 인간적인 그 캐릭터가 유해진이란 배우와 가장 잘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했다. 아귀 역의 김윤석은 ‘지하철1호선’,‘의형제’ 등의 뮤지컬에서 좌중을 들었다 놓았다 했던 배우로, <범죄의 재구성>에서 굉장히 작은 역을 스스로 키워가는 것을 보며 시나리오에 쓰여진 것보다 더 많은 걸 보여주는 배우라고 생각했다. 유순하고 젠틀한 역을 많이 했었는데, 그가 악역을 하면 색다를 것 같다.
Q.<범죄의 재구성>은 여러 배우들의 연기조합이 특히나 훌륭했던 작품이다. 감독님만의 특별한 연기 디렉션 노하우가 있는가. <타짜>역시 배우들의 조합에 대해 기대가 매우 큰데, 어떤 식으로 배우들의 연기하모니를 이끌어내고 있는지도 궁금하다. A.<범죄의 재구성>의 연기조합이 좋았던 것은 모두 배우들의 공이였다고 생각한다. 내가 한 일은 배우들의 조합을 깨뜨리지 않기 위해 노력한 정도였다. 많은 인물들이 나와서 함께 영화를 이끌어간다는 것은 굉장히 힘든 일인데, 여기에는 서로에 대한 배려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느 정도 선의의 경쟁심과 더불어, 서로가 서로를 좋아하게끔 자리를 많이 만들고 촬영장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려고 노력한다. 이번 작품 역시 촬영 전부터 배우들 모두와 함께 만나서 이야기하는 자리를 많이 만들었다. 다행이 다들 서로에 대해 호감을 가지고 있고 서로의 연기에 대해 궁금해 하는 모습을 보였다. 스스로 정말 배우 복이 많은 감독이라 생각하고 있다.
Q.영화의 시간적 배경이 원작과도 다를 뿐더러 현재 시점도 아니다. 배경을 90년대로 설정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A.원작은 50년대 말부터 60년대 말까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그 당시 대한민국의 사회상이 많이 반영이 되어 있어 아주 흥미롭다. 그러나, 내가 느끼는 도박 혹은 도박을 하는 인간에 대한 단상은 ‘도박을 해서 BMW를 타고 싶어하는 인간!’ 이었다. 이런 나의 단상에 부합하는 것이 시대적으론 90년대가 아닌가 생각했다. 강남의 아줌마들도 껴 있고 교수들도 껴 있고 회사원들도 화투를 치는 그런 시대, 겉으론 발전했지만 성수대교가 무너졌던, 세상이 좋아지는 것 같지만 한쪽 방에선 ‘섯다’를 하는 그런 풍경을 그리고 싶었다. 억대 연봉자들이 등장하고 누구나 화투를 칠 수 있게 된 시대가 바로 90년대였다.
Q.도박영화 하면 많은 이들이 헐리웃 영화나 홍콩영화들을 쉽게 떠올리는 것 같다. 그 영화들과는 차별화되는 <타짜>만의 매력이 있다면? A.홍콩의 도박 영화들은 과장된 면들이 많다. 그리고 헐리웃 도박 영화들 중 고전 영화들은 재미와 함께 인간적인 주제를 담고 있었으나 그 이후 영화들은 그렇지 못했다. 이들 영화와 차별되는 것은 <타짜>가 보다 인간적인 냄새를 풍긴다는 점이다. 이런 장르의 이야기가 휴머니즘을 강조하거나 눈물샘을 강조하면 장르적 특성을 잘 살리지 못하게 되는데, 그런 실수를 범하지 않으면서 인간적인 느낌이 나는 영화가 되게끔 노력하고 있다.
Q.많은 사람들이 감독님의 차기작이 사기에 이어 도박을 소재로 한다는 사실에 흥미로워 한다. 사기나 도박 등의 소재가 어떤 매력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리고 이러한 소재에 관심이 많은 이유는? A.사기,도박 등의 소재에 관심이 많아서 라기보단 ‘도박판에 있는 사람들이 너무 궁금해서’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사람은 어떻게 해서 도박을 하게 됐으며, 도박을 하다 누굴 만났으며, 누굴 만나서 어떻게 됐는가.. 그런 얘기에 흥미가 있는 거다. 반사회적인 인물들의 이야기에 궁금증을 느끼고 그런 이야기를 좋아하는 것 같다.
Q.아무래도 직접 발전시켜온 시나리오와 원작이 있는 시나리오는, 연출하는 입장에서도 차이가 있을 것 같다. 직접 각색을 하셨는데, 연출하는데 있어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이 있다면? A.아무래도 소스가 많으니 각색은 시나리오를 직접 쓰는 거보다는 조금 쉽다. 반면에 남들이 다 알고 있는 이야기를 다른 방식으로 보여주어야 하는 것이라 그에 대한 부담감이 있지만 그건 어쩔 수 없는 문제라 생각한다. 그리고 연출을 어떻게 할지를 미리 염두에 두지 않는 편이다. 그보다는 일단 글을 열심히 쓰고 연출을 해나가며 문제점을 발견해가고 해결하는 스타일이다.
Q.영화 와 만화의 차이점이 있다면? 그리고, 이번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을 간단히 표현한다면? A.우선 영화<타짜>는 만화「타짜」보다 길이가 짧고 인물도 덜 등장한다. 그리고, 만화「타짜」는 도박에 대한 이야기라기보다는 실은 인생에 대한 얘기로, 영화<타짜>는 이보다 더 천박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잿빛 도시 위에 흐르는 사랑과 음모, 배신과 협잡 등, 더러운 이 세상에 관한 그런 솔직한 얘기이다. 조금 더 갱스터 같고 쿨하다고 볼 수 있다.
Q. 초반 촬영을 진행해보니 촬영에 들어가기 전 생각했던 바와 다른점이 있는가? A.촬영 초반엔 항상 잘 찍어 나가고 있는 건가 하는 두려움이 들기 마련인 것 같다. 초반촬영분량으로 편집기사와 상의를 하면서 내가 너무 무난하게만 찍는 건 아닌가 하는 반성도 하고 있다. 하지만 가장 궁금했던 것은 사실 배우들간의 조합이었다. 현재 이 점에 있어선 너무나 만족하고 있다.
Q. 많은 이들이 이 작품에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 화제성이 짙은 영화인만큼 부담감도 클 것 같은데 어떠한가. A.일단 원작 자체가 너무 유명하고 배우들의 조합도 좋기 때문에 기대감이 높은 것이라 생각한다. 그에 대한 부담은 많지만, 그래도 내가 할 일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또 다른 좋은 영화를 내놓는 거라고 생각한다. 만화「타짜」만큼 재미있는 영화가 나오기를 나 역시 기대하고 또 그렇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Q.올 하반기 최고기대작 중 하나이다. 영화를 기다리는 이들에게 한마디. A.재미있게 봤으면 좋겠다. 원작 만화만큼 재미있다는 얘기를 들었으면 좋겠고. 물론 그만큼 부담감은 매우 크다. 개봉 후에 ‘원작을 망쳐 놨어!’ 라든지. ‘저 따위 영화가 나오는 한 한국영화의 미래는 없다고 봐!’ 뭐 이렇게 인터넷에 뜰지도 모르지 않나. (웃음) 하지만 모든 감독들이 그런 걸 염두에 두고 영화를 찍진 않을 것이다. 나 역시 계획한대로 열심히 찍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