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반도체고등학교, ‘꿈의 학교’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미국 ‘뉴욕타임스’를 비롯해 중국 ‘중국신문주간’, 일본 ‘교도통신’ 등 해외 언론이 충청북도 음성군의 작은 시골 학교를 잇달아 주목했다. 순식간에 세계적인 관심을 받은 곳은 우리나라 최초의 반도체 전문 고등학교인 충북반도체고등학교다.
이곳은 최근 취업률 96%를 기록했고, 졸업생 가운데 30%는 반도체 관련 대기업에 입사했다. 반도체 제조 전 공정을 익힐 수 있는 6개의 실습 공간도 갖추면서 해외 언론의 취재와 국내 교육기관의 방문이 이어졌다. 의대 열풍까지 잠재웠다는 ‘반도체 열풍’은 대체 무엇 때문일까?
졸업생 남가현 씨는 “스무 살에 ‘억’이라는 단어를 언제 누려보겠습니까”라고 말했다. 충북반도체고를 졸업한 뒤 굴지의 반도체 대기업에 입사한 그는 중학생 시절 전교 10등 안에 들 만큼 공부를 좋아했지만, 막연한 대학 진학보다 구체적인 미래를 선택했다.
중학생 딸이 대학 대신 이른바 ‘실업계’ 학교를 택하겠다고 하자 집안은 말 그대로 난리가 났다. 당연히 대학에 갈 것으로 여겼던 가족에게는 충북반도체고 진학도, 하필이면 당시의 ‘그 학교’를 고른다는 사실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선택이었다.
당시 학교는 지금처럼 학생들이 구체적인 직업을 그리며 찾아오는 곳이 아니었다. 금왕공업고등학교였던 학교는 2008년 교명을 바꾸고 2010년 국내 최초 반도체 마이스터고로 출범했지만, 그 이전에는 정원 미달을 걱정하던 작은 공고에 불과했다.
학교 전환을 총괄한 송길용 선생님은 “교장선생님하고 (대기업) 본사도 찾아갔어요. 협약서를 만들고, 1년 동안 준비를….”이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반광현 선생님도 “가르치는 분들이 많이 힘들었을 거예요. 장비에 관한 공부도 해야 하고 교육 과정도 짜야 하고, 정시 퇴근이 없었어요”라고 설명했다.
변화를 이끈 교사들은 기업과 협약을 맺고 새로운 장비를 익히며 반도체 산업에 맞는 교육과정을 처음부터 설계했다. 과거 공고에서 세계가 주목하는 반도체 마이스터고로 바뀌기까지 어떤 과정이 있었을까? 우리 사회에 깊이 뿌리내린 ‘좋은 대학=좋은 직장’이라는 공식은 정말 깨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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