磨淬當如百鍊金 마쉬당여백련금
施爲要似千鈞弩 시위요사천균노
진도에 있는 운림산방의 허련선생의 가옥 대련으로 써 붙어있는 추사 글씨다.
북송(北宋)의 대표적인 학자이자 시인인 소옹(邵雍, 강절 선생)의 시 〈하사음(何事吟)〉은
친구인 삼성 부상공(三城 富相公, 즉 부필 富弼)에게 부친 시로,
원제는 〈하사음기삼성부상공(何事吟寄三城富相公)〉이다.
‘마쉬당여백련금(磨淬當如百鍊金)’과 ‘시위욕사천균노(施爲欲似千鈞弩)’의 실제 원전이
바로 이 시다.
1. 시 원문 및 해석
何事教人用意深 (하사교인용이심)
무엇 때문에 사람으로 하여금 뜻을 깊이 쓰게 하는가,
出塵些子索沉吟 (출전사자색침음)
세속을 벗어난 작은 경지도 깊이 생각하며 읊조려야 하네.
施爲欲似千鈞弩 (시위욕사천균노)
행동과 실천은 천 균(매우 무게감 있는)의 쇠뇌를 쏘듯 신중해야 하고,
磨礪當如百鍊金 (마려당여백련금)
수양과 연마는 마땅히 백 번 단련한 쇠처럼 단단해야 하네.
釣水誤持生殺柄 (조수오지생살병)
낚싯대를 들이대며 자칫 생살(生殺)의 자루를 쥐려 하고,
著棋閒動戰爭心 (착기한동전쟁심)
한가히 바둑을 두면서도 다투고 이기려는 전쟁의 마음을 일으키네.
一杯美酒聊康濟 (일배미주료강제)
한 잔의 좋은 술로 애써 세상을 구제하는 마음을 달래나니,
林下何須論古今 (림하하수론고금)
숲 아래 은거하면서 어찌 굳이 고금을 논하리오.
(※ 《채근담》에 수록된 문장은 소옹의 이 시 구절을 바탕으로 약간 변형·매개하여
재구성된 것입니다.)
2. 시의 주된 내용 및 교훈
1) 경솔함을 경계하는 중후함과 신중함 (施爲欲似千鈞弩, 磨礪當如百鍊金)
ㅇ. 천균노(千鈞弩): 쇠뇌(강한 활)는 시위를 쏘기까지 큰 힘과 신중함이 필요하듯,
사람이 일을 행함(施爲)에 있어 경솔하게 나서지 말고 묵직하게 때를 기다려 실천해야
함을 뜻합니다.
ㅇ. 백련금(百鍊金): 쇠를 수없이 불에 달구고 망치로 쳐서 만드는 백련강처럼,
인격 수양과 학문 탐구는 짧은 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단련을
거쳐야 부러지지 않고 견고해집니다.
추사는 위 글자 중에 욕(欲) 자를 요(要) 자로 바꿔썼다. 이는 하고자 할 욕(欲)보다는
꼭 해야할 중요할 요(要)로 그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들을 한다.
그리고 마려(磨礪) 의 거친 숫돌 려(礪)자를 담금질 할 쉬 (淬) 자로 바꿔 썼다 .
대장간에서 쇠를 단단하게 할때 열로 가하고 담금질을 여러번 하므로 강한 쇠를 만드는걸
알기에 이렇게 바꾼 것으로 평들 한다.
2) 일상과 욕망에 대한 경계 (釣水, 著棋)
ㅇ. 낚시라는 조용한 취미 속에서도 생사의 권력을 쥐려는 탐욕이 생길 수 있고,
한가로운 바둑판 위에서도 남을 기어이 이기려는 승부욕(전쟁심)이 발동하기 쉽다는
점을 꼬집습니다.
ㅇ. 사소한 일상에서도 마음속의 집착과 조급함, 다툼의 본능을 스스로 되돌아보고
경계해야 함을 강조합니다.
3) 안분지족(安分知足)과 한가로운 삶의 지혜
ㅇ. 치열한 정계나 세속의 승부에서 벗어나, 숲속(林下)에서 한 잔의 술로 마음을 달래며
안정을 찾는 삶의 태도를 노래합니다.
ㅇ. 세속의 잘되고 못됨을 논하며 왈가왈부하기보다, 스스로 내면을 가다듬고 정서적
평안을 누리는 것이 진정한 삶의 지혜임을 전해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