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디언(Native American)<2>
이들 원주민(原住民)을 ‘인디언(Indian)’이라고 했는데 이 이름을 얻게 된 것은 이탈리아의 대항해가(大航海家) 콜럼부스(Columbus)가 1492년 10월, 미대륙에 도착하여 이곳이 인도인 줄 알고 원주민들을 ‘인도사람들(Indians)’이라 부른 데서 연유한다. 지금도 미국 앞에 있는 섬들을 ‘서인도제도(西印度諸島)’라 부르고, 실제의 인도(India/印度)는 후일 ‘동인도(東印度)’라고 부르게 되었다.
따라서 지금 인디언이라는 명칭은 ‘미국 원주민(Native American)’이라 부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초기, 청교도들의 정착 시기에 인디언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넓고 비옥한 토지와 금광(金鑛) 등에 눈독을 들인 개척 이주민들은 인디언들을 산간오지(山間奧地)로 쫓아내고 자신들이 좋은 것들을 독차지한다. 자신들은 문명인이고 인디언들은 미개인들이라는 오명을 씌우고..... 누가 미국의 역사를 짧다고 했는가?
미국 원주민의 역사는 짧지 않을뿐더러 그들의 문화는 결코 야만적이지 않았다. 속속 밝혀지는 원주민들에 관한 이야기들을 살펴보면 그들은 위대한 정신문명을 갖고 있었음을 말해 준다.
일례로, 체로키Cherokee Indian) 부족은 사냥도 했지만, 농사를 지으며 한곳에 정착해 살았고, 대부분 인디언이 사용하던 동물의 가죽으로 만든 원뿔형 천막(Tepee) 대신 흙으로 집을 짓고 살았다. 특히 1809년, 세쿠오야(Sequoyah)라는 문자를 만들었고 1828년부터 영어와 섞어서 ‘체로키 피닉스(Cherokee Phoenix)’라는 신문을 찍어낼 정도였다.
근처에 살던, 이주해온 백인들보다 훨씬 문맹률이 낮았다고 하니 누가 야만인이고 누가 문명인인지 그 기준이 모호해진다. 또 일찍부터 기독교를 받아들여 성경과 찬송가까지 부족어로 번역해서 암송했다고 하며 그뿐만 아니라 체로키 인디언은 1850년 미시시피강 서쪽에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고등 교육기관(Cherokee Female Seminary)을 세운다.
수천 년간, 미대륙에 거주하여 온 아메리카대륙 원주민인 인디언은 지역이 워낙 광대하다 보니 그 종족(種族)도 무척 많았는데 절대로 서로 다투지 않은 착한 부족(部族:人種)들이었다고 한다.
대충 적어보면 나바호(Navajo), 아파치(Apache), 수우(Sioux), 체로키(Cherokee), 코만치(Comanch), 푸에블로(Pueblo), 베어(Bear), 크로우(Crow), 썬(Sun), 이글(Eagle), 라코타(Lakota), 플랫헤드(Flathead), 왐파노아그(Wampanoag), 와바나키(Wabanaki), 세네카(Seneca), 모나키(Monachi), 카이오와(Kiowa), 샤이엔(Cheyenne), 네즈퍼스(Nez perce), 오논다가(Onondaga), 쇼니(Shawnee), 위네바고(Winnebago), 블랙푸트(Blackfoot), 퐁카(Ponca), 미네콘주(Minneconjou), 아라파호(Arapaho), 델라웨어(Delaware), 코요테(Coyote), 카이오와(Kiowa), 코치티(Cochiti), 벳저, 오지브웨, 카치나, 사이드콘, 모타바토....
수우(Sioux)족만 보아도 7개의 종속 계파(系派)가 있다고 하는데 옛날에는 대충 꼽아도 아메리카대륙 전역에 600여 부족(部族)이 있었다고 하며 서로 전쟁이 일어난 일을 거의 없었다고 한다.
재미있는 것은 이들은 개인의 이름을 하나같이 보통명사나 서술형으로 지었다고 한다.
이름을 보면 푸른 천둥, 사냥하다 죽다, 나무배 끌고 가, 머리맡에 두고 자, 동쪽에서 온 사람, 뿌리내린 옥수수, 노래하는 물, 검은 주전자, 흰 찌르레기, 덤불을 치우는 자들....
그리고 라코타(Lakota)족 및 몇몇 부족은 언어에 욕설은 전혀 없다고 한다.
큰 바위 얼굴 / 러쉬모어 산 / 조각가 보그럼 사진
미 중북부 사우스다코다(South Dakoda)주 러쉬모어산(Mt. Rushmore)에 미국 역사상 위대한 4명의 대통령 얼굴이 새겨져 있는데 일반적으로 ‘큰 바위 얼굴(The Great Stone Face)’이라고 한다.
미국 정부의 요청으로 당시 세계적으로 유명하던 독일의 조각가 보그럼(Gutzen Borglum)과 그의 아들이 2대에 걸쳐 완성한 이 조각은 1927년에 시작하여 14년간이 걸렸다고 한다.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George Washington)’, 독립선언문을 기초한 3대 ‘토머스 제퍼슨(Thomas Jefferson)’, 남북전쟁을 승리로 이끈 16대 ‘에이브러햄 링컨(Abraham Lincoln)’, 미국 경제를 부흥시킨 26대 ‘시어도어 루스벨트(Theodore Roosevelt. Jr.)’가 그들이다.
아메리카 인디언들은 자신들이 신성한 산으로 여기는 이곳에 이런 거대한 조각상이 들어서자 수우족 추장인 ‘서 있는 곰(Standing Bear)’은 크게 분노하여 보그럼의 조수였던 코자크 지올코브스키(Korczak Ziółkowski)에게 인디언의 영웅이었던 ‘성난말(Crazy Horse)’의 조각을 간곡히 부탁하는데 ‘성난말(Crazy Horse)’의 이야기를 듣고 크게 감동한 지올코브스키는 사재 174달러 및 그의 부인과 여섯 명의 자녀들과 함께 1947년에 조각을 시작한다.
그리하여 수우(Sioux)족 오글라라(Oglalas) 부족의 위대한 전사(戰士) ‘성난 말(Crazee Horse)’의 기념조각을 다코타주(Dakota州) ‘블랙 힐스 국유림(Black Hills National Forest)’에 조각하기 시작하는데 큰 바위 얼굴 조각이 있는 러쉬모어(Rushmore)에서 15마일(27km) 떨어진 곳이다.
지올코브스키는 74세로 죽기까지 740만 톤의 돌을 깨어냈고 그가 죽고 난 후에야 그 가족들에 의해 겨우 ‘성난 말(Crazee Horse)’의 얼굴이 완성되었다.
미국 전역의 인디언들과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현재 머리 부분 87.5피트(약 26m)와 44피트(13m)의 머리카락만 조각된 상태인데 완성되면 높이 563피트(약 170m), 길이 641피트(약 192m)로 세계에서 가장 큰 조각상이 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미국 정부의 지원금이 전혀 없고 오로지 미미한 후원금으로, 몸통까지 완전히 조각되려면 한없는 세월이 걸릴 것이지만 지올코브스키의 자녀들은 자신들이 죽으면 손자, 손녀들에까지 유언으로 남겨 끝까지 완성하겠다고 했다고 한다.
미친 말 조각상의 머리 / 완성되면 보게 될 조각상 / 코자크 지올코브스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