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안이 발표되었다. 이번 개편안은 현재 예비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2025학년도부터 적용된다. 개편안은 과목 선택으로 인한 불공정을 줄이고, 공정성과 효율성을 추구하기 위해 마련되었으나, 그에 따른 우려와 논란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먼저, 수능 과목 체계의 개편이 주요 변화 중 하나다. 기존의 선택 과목 체계가 폐지되고, 모든 학생이 동일한 공통 과목을 응시하도록 변경되었다. 국어는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 '문학'이 통합된 공통 국어로, 수학은 '대수', '미적분Ⅰ', '확률과 통계'가 포함된 공통 수학으로 평가된다. 사회·과학탐구는 각각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으로 통합되었으며, 영어, 한국사, 제2외국어/한문은 기존과 동일하게 절대평가 체계를 유지한다. 이러한 개편은 선택 과목으로 인한 유불리를 줄이려는 의도로 보이나, 학생들의 진로와 적성에 맞춘 학습 선택권이 제한된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있다. 특히 심화 수학(미적분Ⅱ, 기하)과 같은 고급 과목이 제외되면서 상위권 학생들이 도전할 기회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내신 평가 방식도 변화한다. 기존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전환되며, 등급별 비율은 1등급 상위 10%, 2등급 상위 24%, 3등급 상위 32%, 4등급 상위 24%, 5등급 하위 10%로 조정된다. 모든 과목은 절대평가(A~E등급) 성취도가 기재되며, 상대평가(5등급) 석차 등급도 병행된다. 이는 성취도와 석차를 모두 평가하려는 의도이지만, 학교 간 평가 기준의 차이로 인해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지역 간, 학교 간 교육 격차가 내신 평가에 그대로 반영될 우려가 있다.
서·논술형 평가 확대도 눈에 띄는 변화다. 내신 평가에서 서·논술형 문항의 비중이 확대되며, 일부 과목은 논·서술형 문항만으로 평가가 이루어진다. 이는 학생들의 사고력과 표현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그러나 교사들의 준비 부족과 평가 기준의 미비로 인해 평가 공정성과 신뢰성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 논술형 평가의 신뢰성을 확보하려면 교사 연수와 체계적인 평가 기준 마련이 필수적이다.
이와 함께 고교학점제의 전면 도입도 개편안의 중요한 축을 이룬다. 학생들은 진로와 적성에 맞게 과목을 선택하고, 일정 학점을 이수하면 졸업할 수 있는 체제로 변경된다. 이는 학생들에게 학습의 자율성을 제공할 긍정적인 제도이지만, 운영상의 격차가 문제로 지적된다. 특히 소규모 학교나 교사 전문성이 부족한 학교에서는 고교학점제가 효과적으로 운영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변화에 따른 문제점은 크게 다섯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학생 선택권 제한이다. 수능에서 선택 과목이 폐지되면서 학생들은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맞는 과목을 선택할 기회가 줄어들었다. 이는 학문적 다양성을 저해하고, 심화 학습의 기회를 축소시킬 가능성이 있다. 둘째, 변별력 약화다. 모든 학생이 동일한 과목을 응시하게 되면서 상위권 학생 간 변별력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 이는 대학 입시에서 수능의 변별력이 감소하고, 일부 대학에서 자체 고사나 면접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셋째, 내신 평가 공정성 논란이다. 절대평가와 상대평가를 병행하는 5등급제 도입은 학교 간 평가 기준 차이로 인해 형평성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넷째, 서·논술형 평가 준비 부족이다. 논·서술형 평가 확대를 위해 교사들의 역량 강화와 평가 기준 정립이 필요하지만, 준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마지막으로, 대학별 고사 부활 가능성이다. 수능 변별력 약화로 인해 일부 대학이 논술, 면접 등의 자체 시험을 통해 학생을 선발하려는 경향이 강화될 수 있으며, 이는 학생들의 입시 부담을 증가시킬 수 있다.
결론적으로, 2028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안은 과목 선택으로 인한 불공정을 줄이고, 공정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의도로 도입되었다. 그러나 학생들의 선택권을 보장하지 못하고, 평가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문제점이 여전히 존재한다. 추가적인 논의와 보완을 통해 학생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공정한 입시 제도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