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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여행-12. 웅혼한 Zion Canyon 2016, 7.28 목요일
어제 불타듯 환상적인 Bryce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탓일까? 밤 새 꿈을 꾸고 있었던 것일까? 약속이나 한 듯 모두가 늦은 아침이 되었다. 우리가 묵은 모텔은 간단한 식사도 제공되지 않았다. 이곳의 인구가 겨우 142명 수준의 시골 마을이고 아침을 주지 않아도 항상 방이 꽉꽉 차는 지리적 이점 때문일 것이다. 길 건너 식당이 하나 밖에 없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이다. 안으로 들어가니 손님으로 가득하다. 비록 공간은 넓지 않았으나 좌우 벽에는 많은 사람들의 사인과 유명 배우들의 사진이 붙어 있고 음악적 분위기를 살리려고 흘러간 과거의 주크박스도 놓여있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기에 충분했다. 이름하여 Galaxy Diner.
오늘 모처럼 여유를 부리는 것은 이곳 Hatch에서 자이언국립공원까지 48마일 즉 77km의 가까운 거리라는 점이다. 아침 식사가 10시쯤에 끝나고 세탁물도 맡기고 휴식을 취한다고 침대에서 딩굴딩굴 하다보니 다들 일어나기 쉽지 않은 모양. 나이 탓이라는 것은 누구나 느꼈을 것이다. 10시 45분,그래도 오늘의 여정을 위해 출발이다. 차내는 즐거운 이야기 만발. 그러나 잠이 덜 깼나? 한참을 달려가도 우리가 감으로 알고 있는 Mount Carmel Junction이 보이지 않아 계속 남진, 아무래도 이상하다 생각하고 차를 세워 점검해보니 이미 그 연결지점을 지나 Kanab쪽으로 가고 있었다. 계속 달리면 케납과 Grand Canyon으로 연결되는 길이다. 유박이 길을 놓친 것이다. 이곳 도로 좌우 풍경에도 신기한 것이 많았기 때문이다. 붉은 사암들이 어지럽고 뭐라 이름 짓지 못하는 솟구치고 틀어지고 비비꼬고 풀썩 드러누운 바위들, 거칠은 사막냄새, 이런 풍경이 이색적이니 좋다. 하지만 다들 길 찾느라 긴장상태다.
여기서는 흔한 풍경이지만 우리에겐 이색적인 모습이다.
Mount Carmel-Zion Tunnel, 저 산 바위를 뚫고 나온 것 아닌가? .
유박이 막무가내로 차를 돌려(위반이 아니라 잘못하면 사고날 도로) 달리는 도중에 미세스 유께서 조심스럽게 한마디 하신다. “아까 자이언으로 들어가는 길을 말씀해 드렸는데 왜 그냥 지나쳤지요?” 하니 “왜 진즉 말해주지 이제와서 이야길 해??” 라고 역공한다. 미세스 유께 저렇게 말할 정도니 --- 잠시 모두 꿀먹은 벙어리. 그러다 내가 한마디 거들었다. “나도 아까 ‘아 여기 아닌가?’라고 말 했지만 미세스 유께서 하신 말씀을 나도 똑똑히 들었어!”. 기분이 언짢아도 이제는 돌이킬 수 없다는 잘 아는 유대장. ‘나 때문에 3, 4십분 허비했네. 빨리 달리지 뭐 --’ 이렇게 훌훌 털고 기분 좋게 달렸다. 예정에 없던 구경, 보너스 여행으로 치자고 했다.
Mount Carmel Juntion에서 이른바 Zion Park Scenic Byway에 들어섰다. 한참을 달리다 앞에서 차를 멈춰서라는 지도원이 보인다. 이곳이 유명한 Mount Carmel-Zion Tunnel의 동쪽 입구였다. 터널에 들어섰다. 양쪽으로 1차선의 직선과 곡선 루트다. 바깥과 단절된 터널이다보니 조금은 답답했지만 터널을 빠져나온 순간, 숨은 비경이 펼쳐진다. 터널의 길이가 1.1마일, 약 18km이다. 이곳이 해발 1,700m 수준이니 내려다보이는 경치가 좋을 수밖에 없다. 차를 넓은 노견 공간에 멈춰 세우고 우리가 어디로 뚫고 나왔나를 확인해 보려고 터널 끝쪽(남쪽)을 찾아보려하나 찾기가 쉽지 않았다. 고개를 거의 80도정도 들어 쳐다보니 큰 바위 사이에 두 개의 큰 구멍이 보였다. 그곳이 터널 중간에 있는 숨구멍이었다. 저 수직의 낭떠러지 산을 뚫고 달려온 것이다. 이 터널과 도로가 완성된 해가 1930년이라 하는데 그 당시에 이런 위험한 터널공사를 가능하게 한 기술수준이 있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도저히 통과할 수 없는 절벽 바위의 장벽을 뚫었다. 당시 공사현장 설명 표지판
국립공원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아름답고 특이한 지형이 신기했다. 산은 산인데 장기판 무늬의 臺地(checkerboard mesa)라고 부르는 조금은 회색 진흙으로 빚은 도자기 작품처럼 보였다. 둥근 삼각형 산이 연속으로 나타난다. 크게 보면 주름과 골이 바둑판처럼 파인 산인데 위가 좀 평평하다고 할까? 이런 산의 형태를 Mesa라고 하는데 우리말로 뭐라 하는지 생각이 안난다. 정말 우리가 쉽게 볼 수 없는 산의 모습이자 지질 형태다. 우선 찍고 보자.
Zion National Park South Gate 입구 전망대에서
특이한 지형 - 자이언 파크는 지질학, 지형학의 전시장이라고 한다.
입구에 차량이 길게 줄을 서고 있다. 유박이 입장권을 사며 뭐라고 뭐라고 하니 시니어 평생 무료 국립공원 패스(카드)를 두 장이나 건네 준다. 유박이 그 자리에서 나에게 한 장을 선물했다. 기분이 얼마나 좋은 지. 그 카드를 계속 손에 쥐고 보고 또 보았다. 미국 거주자로 62세 이상인 사람에게 유효한 것이며 이 패스를 제시할 때 사진이 붙은 아이디를 요구할 수 있다니 양심상 내가 활용할 패스는 아니었다. 그러나 기념품으로 이만한 선물이 어디 있을까? 하나 기분이 좋은 것 또 하나가 있다. 카드 뒷면 맨 위에 “* AMERICA THE BEAUTIFUL *”이 쓰여져 있는 것이다. 며칠 전 Pikes Peak 여행기에서 언급한 미국의 애국시인 Katharine Lee Bates이 지은 애국시(후에 다른 음악가가 작곡, 미공식적 미국 애국가가 된 시)의 제목이니 더 반가웠다. 앞면에 그려진 붉은 선인장 꽃이 더욱 아름답게 보였다.
시니어 패스 전면과 후면. 후면 위에 * America The Beautiful* 이 선명하다.
뒤에 유박에게 ‘어떻게 무료 평생카드를 한 장도 아니고 두 장이나 받을 수 있었어? 어떻게 말했던거야? 나도 알아두면 좋겠네 --- ’라고 했더니 어제 간 Bryce에서는 시니어 회원권이 있는 줄 모르고 풀로 요금을 다 치렀는데 여기서는 먼저 시니어요금을 말해 브라이스 직원들의 안내 불성실을 들어 불평 좀 했더니 그쪽에서 못 받은 혜택까지 두 장을 주었다는 설명이었다. 경험상 미국에서는 자기 권리를 꼭 말해야 혜택을 찾아먹을 수 있다. 오래전 뉴올리언스 Hampton호텔에서 3일을 자는데 날짜별로 요금이 크게 달라 책크인하며 학회 참석회원 할인이 안되냐? 또 시니어 할인이 없느냐? AAA 회원인데 혜택이 없느냐?라고 자꾸 말을 걸으니 ‘해당되는 것이 없다’며 그 종업원, 빙그레 웃으며 과자 한 봉지를 주면서 ‘good idea!!’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워준 적이 있다. 시도해 보는 것은 좋다는 뜻.
Zion National Park 매표소 입구
더위가 보통이 아니다. 비지터센터 앞에는 방문객들의 편의를 위해 리필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춰놓았다. 맘껏 마셨지만 시원하지는 않았다. 기념품 가게에서 보온병을 사온 두 여성대원. 준비가 철저하다. 바로 옆에 이곳 자연의 아름다운 사진을 곁들인 지질, 지형 형성과 동·식물 서식상황 및 지도 등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곳의 여행객 편의를 생각한 교통체계가 괜찮다는 생각이다. 무료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몇 군데 중요한 scenic point에 자유롭게 내리고 탈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또한 그 버스의 특징이 뒤에 한 차량을 연결하여 두 대가 함께 다니는 효과를 내고 있다는 점과 버스 환풍구를 크게 여러 개 만들어 바깥 공기가 잘 들어오도록 되어있다. 자전거도 차 앞에 고정시켜 태울 수 있었다. 환풍구를 통하여 하늘높이 쳐들고 있는 이곳의 풍경을 볼 수 있다는 점도 재미있었다. 고개를 쳐들면 하늘을 덮고 있는 높은 바위들과 산꼭대기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셔틀버스 차창으로 보이는 거대한 암벽
우리는 셔틀버스를 타고 Zion Lodge에서 내려 먼저 Emerald Pool Trail 가운데 Lower 코스를 택했다. 거리로는 1.2마일, 시간은 1시간 예상이 되는 가장 손쉬운 코스다. 입구의 개울같은 Virgin River 지류를 건너면서 흐르는 강물에 쉬어가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지금 상태의 물을 보고 강이라고 부르기는 조금 부끄러운 이름이다. 우리식의 개천 정도. 걷는 사람이 예상보다 많았다. 가족여행자가 많다는 생각이다. 나무와 숲이 우거져 더위를 식혀주는 효과가 있지만 시야가 가려 전망은 좋지 않았다. 좌우의 바위색깔이 주황색 약한 흙으로 구멍이 송송 난 바위도 보이고 우람한 크기로 검붉은 색깔을 내는 바위 사이로 길고 좁은 협곡이 보인다. 뭔가 계곡 속에 비밀을 가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계속 걸어도 평범한 연못도 안보인다. 아래 계곡의 웅덩이가 말라가는 가뭄 탓이다. 하늘과 맞닿은 곡선으로 굽어 들어간 바위에 물방울이 흘러내리고 그 위에 푸른색을 띈 풀들이 어렵게 붙어 살아가고 있다. Emerald Lower Pool은 말 뿐이었다. 말라버린 것이다. 여기에서 Upper Pool로 오를 수 있지만 여기까지. 주위에 사람들이 없다면 좌우의 높고 우람한 산 사이에서 무서움을 크게 느낄 그런 미지의 땅, 숨겨진 땅이나 다름없었다.
내려오다 기어코 Virgin River에 잠시 발을 담갔다. 김영감이 앞장을 서고 유박이 그 뒤를 따랐다. 좋은 자리는 이미 다른 사람들 차지가 되어 좀 불편했지만 우리에게는 더위 식히는 게 더 급했다. 유박은 웃통을 벗어젖히고 육체미까지 자랑한다. 이곳의 7월 기온이 연중 가장 덥다. 과거 수년간 평균 최고기온이 화씨 100도이니 섭씨로 38도 수준. 목욕하는 것이 혹 국립공원 관리규정에 어긋나는 것은 아닌가 걱정이 되었다. 유타주 홍보책자에는 특별히 목욕하지 말라는 설명이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국립공원 내에서의 목욕이나 빨래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점(자연공원법)에서 미국도 그러리라 생각되었다. 세족 정도야 허용되겠지만 --- 혐오감 주는 목욕은 안되겠지? 야생 동·식물을 괴롭히지 말고, 먹이도 주지 말고, 쓰레기는 싸들고 오라는 등 상식적인 수준을 적어놓고 있다.
이래도 됩니까? 글쎄요 .... 공원 관리자가 없어 다행??
안전에 대한 국립공원 팁이 재미있다. “네 일 네가 알아서 하기”(Your safety is your responsibility)가 대원칙이었다. 구조는 기대하지 말라(Rescue is never certainty)며 이를 위해 물을 충분히, 혼자 오르지 말고, 기상변화에 관심 갖고, 자신의 한계를 알고(너 그럴줄 알았다는 비난 안 받게끔), 신발 알맞게 착용하고, 설계된 길을 벗어나지 말라는 등 평소 빨치산 등산할 때 여러 차례 들었던 내용이다. 자신의 한계를 안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데--. 소크라테스가 자신을 알라고 왜 그렇게 외쳤겠어?
김영감도 물놀이를 좋아하는 눈치다. 이름이 Virgin이니 그 물속에 몸을 담그고 간다는 게 의미 있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나도 조그만 이벤트를 열었다. 20일전 백두산 천지에서 기념으로 가져온 백두산 지도를 그린 큰 손수건을 물을 적셔 꺼내 가슴에 붙이고 사진 한 장 찍었다. 백두산과 천지 그리고 Zion과 Virgin River는 모두 다 신성함의 상징이라는 공통점이 생각났기 때문이었다.
백두산 천지 등산 지도를 가슴에 품다. Virgin River 지류에서
Virgin River에서 발을 담그고 난 후 기념사진
다른 것은 좋은데 평소 ‘Zion’ 이름이 종교적 냄새가 풍겨 조금은 거북스럽지만 이곳 이름의 단초를 아는 것은 의미가 있다. 이곳 자료에 지명을 ‘Zion’으로 붙여진 사연에 의하면 이 지역 지형의 특성을 종교적으로 신성시 해 붙여진 이름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즉, 1850년대 몰몬교 초기 정착자가 이곳의 형세가 거대하고 검붉은 바위와 붉게 물들은 낭떨어지의 바위표면을 보고 이곳의 장엄함에 종교심이 발동 곧 숭배의 감정이 일게 되면서 Zion으로 부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몰몬교도의 입장에서는 고난을 뚫고 나와 새로운 왕국을 건설해야 했으므로 생존을 위한 거룩한 종교적 이름이 필요했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19세기 몰몬교도들은 이곳을 Natural Temples of God 이라 부르기도 했다고 한다. 자이언은 단순한 하나의 산이나 지역이름이 아니라 신앙과 믿음을 주는 성스러운 땅으로 지켜내려는 이름이었다.
다시 시닉 드라이로 나와 Zion Lodge에서 점심을 했다. 갈증이 얼마나 심한지 리필되는 콜라를 몇 차례 받아와 마시고 또 마셨다. 이어 셔틀을 이용 일본 절 이름 냄새가 나는 Temple of Sinawava까지 이어지는 트레일을 감행했다. 이곳이 지도상 Zion Canyon으로 나타난 곳이다. 강물의 흐름이 제법 거센 곳도 있다. 강폭도 넓다가 좁아졌다가 변화가 심하다. 그 옆으로 높은 바위들이 하늘에 닿고 계곡이 다시 계곡을 낳아 좁은 계곡으로 이어져 보기만 해도 솔찬이 무섭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깊은 직각의 높은 바위에 클라이머들이 달라붙어 올라가는 모습이 보인다. 사람들은 신기한 듯 그들의 움직임을 주시하지만 그들은 우리의 바람과는 달리 한 두 사람은 열심히 올라가려 애쓰지만 대다수는 그냥 줄에 매달려 있거나 좁은 바위 사이에서 쉬고 있다. 얼마나 힘들까? 왜 저런 고생을 사서 하는 지, 또 왜 하필이면 이곳에 와서 오르는 것일까? 위험스러워 이해하기 힘들지만 저들은 나름의 의지와 의미를 가지고 자신을 찾으려 도전에 임하고 있지 않을까? 젊음이 좋다!
Zum-in 으로 암벽 타는 사람을 찍는다고 했는데 사람이 잘 안보인다.
트레일 끝자락 강가에 앉아 신발을 벗고 발을 물에 담궜다. 더 나갈 수 없다. 강 위쪽 계곡을 바라보니 끝없이 강물이 이어진다. 저 멀리 깊이 보이는 강은 더욱 virgin다운 강이겠지? 더 깊어지는 계곡, 역광에 비춰진 계곡은 신비감을 더해간다. 돌 위에 엉덩이를 붙이고 다른 여행객들의 표정을 살폈다. 다들 만족감과 행복한 얼굴이다. 바로 옆에서 나이가 지긋한 동양인 부부가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다. 남편이 사진사고 부인은 모델이다. 어떻게 하면 부인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담을 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왔다갔다 하면서 포즈를 고쳐주고 카메라를 조정하고 스스로 위치를 바꿔간다. 얼마나 사랑하면 저런 모습이 나올까? 80줄 노부부, 그 열정을 보고 두 분의 따뜻한 행복을 빌고 부러워하면서 한편으로는 우리도 아직은 젊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가고싶지 않다고요? 이 순간을 즐기세요.
오늘 이곳 Zion을 돌아보며 위대한 자연은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협곡 양쪽은 2천피트(600미터)가 넘는 벽탑이다. 자이언 파크는 험한 절벽과 거대한 돌기둥이 버진 강의 끊임없는 침식작용에 의해 조각된 것이다. 어느 방향에서건 보더라도 하늘을 치솟는 수천피트 높은 바위가 햇빛을 가리고 바람과 버진 강의 노랫소리가 한데 어울려 만들어진 신의 작품임이 틀림없다. 과학적으로야 이곳이 지질학(geology)과 지형학(geomorphology)의 진열장이란 평가를 하지만 1억8천만년이라는 긴 세월 속에 강물과 비바람과 자연이 스스로 빚어낸 신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특히 Virgin River는 이 자이언을 창조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을 것이다 그래서 John Wesley Powell(1834–1902, 미국 지리학자, 미서부 탐험가 이자 교수)은 이곳을 ‘물로 쓰여진 자연’(wrought by waters)이며 "여기의 모든 것은 물의 음악’(All this is the music of waters)라고 했던 것이다. 버진 강과 자이언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것, 그래서 Virgin River에 발 담그고 온 것도 큰 공부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숨막히는 풍경 - 장엄 그 자체다. 그리고 남성다운 호방한 자태
한편 미녀들의 피부보다 더 고운 자이언의 얼굴.
오후 8시경 무거운 다리를 끌며 비지터 센터에 귀환, 역시 힘든 여정이었는지 미세스 유가 돌아오는 도중 갑자기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길바닥에 주저앉는다. 역력히 지친 모습. 다시 일어선 미세스 유. 일행 모두를 위해 괴로움을 감춘 것이다. 남자들 위주로 스케쥴을 짠 것 아닌가 생각되었지만 이제 다 끝나간다. 비지터 센터 근처에서 두 개의 쓰레기통에 한글이 쓰여 있다. 반갑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쓰레기를 많이 버리고 간 것은 아닐까라는 부끄러움도 일었다. '휴지통' 그리고 '플라스틱', 모두 10개 언어로 쓰였는데 그중 우리 한글이 들어 있다. 그만큼 한국인이 많이 오는 것이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밖으로 나와 8시 40분경 타이식당에서 영양보충하고 숙소에는 11시 10분전 도착.
나 어떻게 해 ... 유박, 뭘하나?
다람쥐처럼 잘도 뛴다. 누군 힘들어 죽겠고 누군 팔팔 뛰어다니고 ...
비록 쓰레기통이지만 한글 '휴지통'이 반가웠다.
그런데 나의 불찰로 심각한? 해프닝이 생겼다. 내가 방 키 담당인데 차에서 짐을 푸는 동안 방문을 열어두면 모기 등 벌레들이 들어와 이를 막으려고 문을 닫고 짐 옮기는 것을 도와주려 열쇄를 방에 나둔 채 나왔는데 그만 문이 잠겨버렸던 것. 한 번 닫으면 반드시 키를 넣어야 열리는 문인 것을 알지 못했던 것이다. 유박사 휴대폰, 방 키와 여행기간중 다른 예약 기록 등 모든 정보가 방안에 있지만 들어갈 수 없는 처지. 마음이 급해 김영감에게 방문을 뜯고 들어갈 방법이 없는지 물었다. 점잖게 밖으로 설치된 모기장까지 김박이 뜯어내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 이후 진전이 없다. 공학박사께서 이런 건물 하나 뜯어내고 들어갈 수 없다니 어떡하면 좋으냐고 채근하니 김박도 다양하게 시도해 본다. 하지만 --
이른 안 미세스 유 한마디, ‘안되면 한 방에 같이 자지요’ 아!! 감격적인 말씀. 날 살려주는 말씀이었다. 그 이후 마음의 여유를 찾은 유박, 미세스 전화기로 모텔로 전화했더니 오늘은 웬 일인지 전화를 받는다는 것. 이 늦은 시간에. 곧 여주인이 나와 문을 열어줘 한 방에 잘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참 모기 주의하려다 한데서 잘 뻔 했다. 대원 모두에게 미안했다. 방문 키 담당이라면 다시는 맡지 않아야 하겠다는 생각뿐. 해프닝중 가장 큰 해프닝. 방에 들어와 김영감께 시비를 걸었다. 공대 나온 사람이 이 간단한 문하나 뜯어내지 못하느냐고. 김영감 하는 말, ‘이정구 사장이 있다면 가능할까? 난 전기공학이야 --- ’ 한바탕 웃고 잠자리로 ---
‘자연을 지배하기 위해서는 자연에 순응해야 한다’는 베이컨의 말이 거듭 생각나는 밤이다. 자연 앞에 겸손하라는 큰 가르침으로 들린다. 잠도 자연이다??
얼마나 높은지 위를 찍으면 아래가 안 나오고 아래를 찍으면 위가 안 보인다.
Emerald Pool 가는 길에서
오른쪽 물방울 몇 개 떨어지고 있다. 물이 없으니 아래의 에메랄드 풀도 보타버렸다.
주연은 Virgin River인데 .... 협곡은 모두 Virgin의 작품.
모처럼 폼 잡았는데 미안! 사진기가 더위를 먹어버렸다
겨울을 생각하면 시원해질까? 입구 전망대 해설자료 사진
첫댓글 사방이 거대한 바위로 둘러 쌓인 곳, 가로로 갈라지고 그리고 갈라진 두 선 사이에 세로로 갈라지면서 커다란 바위가 떨어져 나가는 형태, 암벽 층마다 다른 색, 해의 방향에 따라 다시 변하는 색들, 중국의 칠채산에 어느 시간에만 보인다고 하던데 미 곳은 몇 시간안에 여러 색을 볼 수있는 곳이었지. 경치에 취해 설명을 안해 줬는데 자세히 보면 바위 위에 풀과 나무가 자란 것을 볼 수있었지. 그 곳 바위가 sandstone 이어서 구멍니 많이 뚫어져 있고 거기에 식물이 자란다는 거라고 하더군. 이런 모습이 다른 캐년과는 특이하대. 바위에 구멍이 있는 사진을 보니 생각나는군. 캄캄한 밤에 꼬불 꼬불하고 아슬 아슬한
길을 내려 오면서 뒷차에게 길을 양보해 줄 정도로 조심스럼게 운전하던 기억이 새롭게 생각나는군...어지간해서는 남에게 추월 당하지 않는 나의 운전인데 그럴 줄 알았지라는 말을 안들을려고...
정말 자이언과 같은 국립공원이나 유명 관광지에서 목욕하는 것 허용되는 것인가?
자세히도 보았군. 그래 아무리 작은 생명도 또 커다란 포식자도 다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자연질서.
많은 가르침을 받기에 충분한 곳. 자이언. 산 위에서 보면 더 장관일거라는 생각도 들고 계속따라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보고도 싶어 ---- 그리고 영원으로까지 --- 무사고 운전 고마웠고 ---
아깝다 아까워 지질학자 김정길이 갔으면 걸쭉한 논문한편 나오는 건데......
오랫만이요. 지질학이나 지형학 전문가와 함께 하면 공부 많이 할 수 있을 것 같아.
반갑고 ---
12편이 댓글 쓰고 13편 읽으려 갑니다.
"自己權利를 꼭 말해야 惠澤을 받을수 있다"=]
獨逸 法學者 폰 예링(1818~1892)'保障 된 權利위의, 잠자는 者의 權利는 保障받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