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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콜라보연애학개론 [연애학개론-한귀은의 괜찮아, 사랑이야]나의 술주정을 해독해줘
술, 먹고 싶은 이유는 다양하겠으나, 술이 절실할 때는 무엇보다 상처가 감지될 때이다. 어딘가 욱신거리거나 아득하게 아파온다. 이 상처를 좀 노출시키고 싶다는 느낌이 온다. 물론 의식적으로 그런 건 아니다. 나도 모르게 그런 느낌이 도래하는 거다. 그간 억압해 온 상처와 고통, 그것이 견딤의 임계점을 넘기려고 할 때, 그래서 자신을 좀 해제해 주고 싶을 때 술이 그리워진다. 그런데, 그래서 문제다. 억압이나 방어를 해제하기 위해 술을 마시면 주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나, 이런 결핍이 있어, 이런 상처가 있다, 나 불쌍하지?' 그런 식의 뉘앙스를 자꾸 풍기게 되는 거다. 물론 상대는 그저 술주정, 진상을 부린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슬슬 피한다. 그런데 피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특별한' 사람이 될 수밖에 없다. 왜 피하지 않았는가도 중요하다. 그 주사를 달리 독해했기 때문이다. 술 취해 억지 진상 부리는 것을 '상처'로 읽어 주었기 때문이다. SBS 예능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 SBS 예능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에서 추자현과 우효광이 그러하더라. 추자현이 우효광과 함께 한 술자리에서 주사를 보였단다. 그녀에게는 그런 '버릇'이 있었단다. 다음 날, 후회와 자책은 물론이고, 우효광에게 미안해서 오히려 그에게 냉랭하게 방어했는데, 우효광이 "어제 너를 보는데 내 마음이 아팠어" 그러더란다. SBS 예능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 캡처 서로의 상처를 알아서 더 깊은 대화를 나누고, 더 장난치고 놀며, 더 걱정하고, 그래서 집착마저도 사랑일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는 이 젊은 남녀가, 나는 이상하게 좀 짠하게 느껴졌다. 아마도 그 상처가 여전히 얼핏 보였기 때문일 것이다. 상처 없는 인간이 어디 있겠는가. 다른 사람은 볼 수 없는 상처를 서로 알아보았을 때 사랑이 시작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