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동수원지 서편 둘레길, 윤산 트레킹
2022. 1. 19
오늘은 어디로 걸을까요?
10:00 회동동 버스종점에 내려 동대교
지나기 직전 왼쪽 길로,
회동수원지 서편 둘레길이 열립니다.
수원지가 살짝 얼었습니다.
알싸한 바람은 볼을 스치고...
이 회동수원지에는 가슴 시린 역사가...
일제가 수원지 댐 건설공사(1940~1942)를 하면서
오륜동 선동 이 일대의 많은 집들과
논밭이 물에 잠기게 되어
농민들은 보상과 생계 대책을 요구하였으나
일제는 이를 무시하였답니다.
생계 수단을 일어버린 농민들은 울분을 참지 못하고
삽과 곡괭이를 들고 일제히 항거하였습니다.
1042년 1차 준공식에서 경남지사 오오노 대여가
축사를 하고 가위로 준공 테이프를 끊을 때
농민들은 이렇게 울부짖었답니다.
"그 가위는 우리 농민들의 창자를 자르는 가위요,
수원지 물은 우리 농민들의 피눈물이다...."
지금도 그떄 농민들의 울부짖음이
귓가에 쟁쟁히 들리는 듯 가슴 저며옵니다.
우리는 지금 일제에 항거한 역사의
현장을 함께 걷고 있습니다.
용서는 하되 결코 잊지는 말아야 할
쓰라린 역사의 현장을....
10:35 도시고속도로(번영로)와 나란한
수원지 제방 대나무 숲길 걷고
데크로 내려서 윤산 자락 산책길로,
그야 말로 살방 살방 산책길입니다.
안전 로프도 말뚝에 산뜻하게 새로 설치하고
운치있는 쉼터도 중간 중간에 있고...
11:05 오륜마을 들어서는데 연못이 꽁꽁,
한번 들어 가 보았습니다.
와! 이게 얼마만인가!!!
목마른 갯버들은 물 찾아
잔뜩 허리를 굽히고...
11:10 땅뫼산 황토길
맨말로 걸어도 참 좋답니다.
발이 시렵다면,
오늘은 그냥 함께 걸어요
여울에 흙더미가 밀려 삐죽
혀를 내밀었습니다.
그 혓바닥에 총총 돌맹인가요?
아니랍니다.
올망 졸망 물오리(?)떼랍니다.
발이 시려 햇볕 바라기하는...
여긴 바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미리 다 크게 적어 놨네요!!!
다 좋은데 존댓말을 쫌 쓰지 그랬어요?
"꽃 보듯 그대를 봅니다."
"지금이 가장 빛 나는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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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 자란 명품 소나무, 2020년 12월에 보호수로 지정되고
얼마 안되서 이렇게 땅뫼산 황토길의 '옥의 티'로...
안타까움에 발길이 무거워 집니다.
'함께 걷는 길'에
무당벌레도 함께 합니다.
땅뫼산 황토길 한바퀴 돌고 이제 윤산으로
12:35 윤산 데크 오름 계단, 심장이 쫄깃해 옵니다.
12:50 윤산(318m)
파스텔로 그리린 후 붓으로 쓸어내린 듯
오늘은 해운대 마천루가 흐릿합니다.
여기 윤산은 우리 동네 앞산이라,
해맞이와 달맞이도 아파트창으로 하면서
30년 넘게 오르내렸으니 소개 좀 하렵니다.
1990년대 까지만 해도 '구월산'으로 불렀습니다.
밑에서 보면 수레의 바퀴가 구르는 모습이라
'구르다'의 고어인 '구블다'가 '구을다'로 변해
'구을산'으로 불리웠고 이를 한자로 표기하면서
'구월산(九月山)이 된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지금의 윤산은 아랫쪽에서 보면 수레바퀴처럼
둥굴다해서 바퀴 윤(輪)자를 썼다는 이야기와
구월산의 지명 유래와 관련해서 '구르다'의 의미인
윤(輪)자를 썼다는 이야기가 함께 전해지고 있고요,
동래부의 진산으로 옛적에는
산불이 자주 났다하여 대머리산,
산의 모습이 둥굴다 하여
둥글산으로 불리기도 했다고...
윤산을 일걷는 지명은 모두
윤산의 둥근 모양과 관련이 있습니다.
윤산을 바라 보며 '세상 둥글게 살라'는
나름의 의미도 부여하고 싶고요~~
일제 강점기 역사의 현장 회동수원지의
둘레길을 걷고서 아홉산, 개좌산, 금정산이
한 눈에 다 내려다 보이는 이 윤산이
오늘 도보의 하룡점정입니다.
편백나무숲길 돌아
13:50 부곡암, 오늘은 여기 까지 ....
함께 하신 행(行)님들, 그리고 모든 분들
"꽃길만 걸으시길요~~""
감사합니다.
2022. 1. 19
갈바람이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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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 스 : 회동동 버스정류장 - 회동수원지 서편 둘레길 -
땅뫼산 황토길 - 윤산 - 부곡암 - 장전역 / 약 4시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