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이 먹는 음식 중 외국인들이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들이 꽤 많다. 도토리묵, 삭힌 홍어, 골뱅이 등인데 그 중 하나가 깻잎이다. 보통 깻잎이라고 하면 들깨의 잎을 말한다. 참깨의 잎을 깻잎이라고 하지 않는다.
한국인은 참깨도 좋아하지만 들깨도 좋아한다. 참깨의 잎은 먹지 않지만 들깨의 잎은 김치로, 나물로, 장아찌로, 쌈으로 다양하게 먹는다. 수확한 들깨는 들기름도 짜고, 들깻가루를 만들어 양념으로 쓰고, 불려서 갈은 다음 들깨죽, 들깨탕이나 수제비를 만들어 먹으니 참으로 활용도가 넓은 작물이다.
들깨를 심고 재배하는 나라는 한중일 3개국 정도에 불과하다. 그 중 깻닢을 먹는 민족은 한민족이 유일하다. 굳이 들자면 시소라고 들깨의 사촌격인 자소엽을 가공해 먹는 일본 정도이다.
1994년 홍콩에 근무할 때 한국에서 고추, 상추, 들깨 씨앗을 구해서 집 주변 공원 빈 땅에 심었었다. 고추는 잎만 무성하고 열매를 맺지 못했다. 상추는 잘 자라더니 더위에 녹아 버리더라. 들깨는 잘 자라서 깻잎을 풍족하게 따 먹고 이웃에 사는 한국인 가족들에게도 나누어 주고는 했다. 귀국 발령이 나서 깨밭을 이웃에게 알려 주었다. 이웃이 몇 번 따 먹고, 어느 날 갔더니 깨끗이 베어지고 없더란다. 공원관리자가 잡초로 판단해 제거해 버렸을 것이다.
올 해 들깨를 꽤 많이 심었다. 4월 중순에 심었다. 일부는 심지도 않았는데 작년에 심었던 자리에서 씨가 떨어져 자라고 있기도 하다. 품종 개량 차원에서 농협에서 신품종 씨앗도 구입해 심었다. 농약을 전혀 치지 않았는데 병충해 피해도 적고 잘 자라고 있다. 깻잎을 충분히 따 먹고 있어 친구들이나 친척들이 들르면 많이들 따 간다. 올 가을에는 들깨를 얼마나 수확할 수 있으려나?
민락성 용장군이 날 더워지기 전인 아침 시간 수영강을 달린다. 천변에 분꽃, 황매화, 칸나 꽃이 여름이 깊어가고 있음을 알린다. 장안성 태장군은 군자, 신답, 종로, 청랑리 등 본거지 순찰한다.
도장군은 한강을 달려 암사대교로 페달을 밟는다. 장마로 막혔던 한강변 자전거 도로가 재개통했나 보다. 낙성대 하장군은 야습에 나서 양평교를 돌아 온다.
오늘 고속버스 편으로 거제에 내려 왔다. 며칠 농막을 비웠더니 수박, 참외 등의 넝쿨과 열매들이 폭염에 녹아 버렸다. 워매 아까운 내 새끼들. 오랜 장마 끝에 폭염이 닥치니 과수분인 상태의 열매가 터지고 깨졌다. 어떤 것은 새가 쪼기도 했네. 이제 가을 농사 준비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