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다에서는 검정고시를 역대급으로 많이 응시했다.
인원이 많은 것 만이 아니라
또 수만큼이나 다양한 형편을 가지고 있다.
초졸을 3번이나 낙방한 이력을 가지고 , 그래서 합격의 열망이 그만큼 큰 현서와
수학, 영어는 아직 기초를 다질 때라셔서, 그대로 진도를 나가며 기초를 다지는 수업 빼고
그중 3과목(한국사, 도덕, 사회)만 목표를 잡고 공부한 유준이
대학은 가고 싶지 않은, .... 주문에 의해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현비
내신 등급을 위해 일경험 청년으로 일하면서 수학, 한국사 과목만 준비하는 경석
그리고 이루다님 총 5명이다.
2교시부터 시험을 보는 경석님이
광주공고에 가서 주문했던 도시락을 받아 현비와 유준에게 나눠 주고
전남공고로 이동해 오면
나는 먼저 이루다님을 태우고 전남공고 가서
도시락을 받아, 현서와 이루다님께 도시락을 주고 입실시키고
경석님을 기다려 도시락을 주는 007작전을 펼쳤다.
다행히 현비를 태우고 오셨던 현비어머니께서
경석을 태워다 주셨다. 고맙다. 마음이 안심이 되었다.
경석에게까지 도시락을 건네며, 잘 보라고 격려를 한다.
뒷모습을 바라보고 섰는데, 한참을 걷던 경석이 우물쭈물 돌아선다.
"왜?" 하고 묻자.
"시험 잘 볼게요." 한다.
"그래, 잘 볼거야. 나는 걱정 안해." 하고 말한다.
그 한마디가 가슴에 남는다.
얼마나 망설이다가 냈을 용기의 말인가!
그날 오후
현서가 전화를 했다.
요는 합격했단다.
무려 평균이 75점이 넘는다고 좋아한다.
가족에게는 아직 비밀인데 선생님께는 알려드리면 좋아할 것이라 전화했단다.
"그동안 공부 가르치느라 수고 많으셨는데, 고맙다는 인사를 많이 못했어요. 선생님 고마워요."
"아니야. 현서가 학구열이 높아서 결과가 좋았어. 충분히 합격할 자격, 축하 받을 자격이 있어. 다시 한번 고맙고 축하해!!"
느리고 천.천.히 자기 할말을 충분히 하고, 내 말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현서다.
나는 오랜만에 가슴이 벅찼다. 그리고 뭉클했다.
이런 아이들이 옆에 있는데, 딴 생각을 어떻게하랴. 요량을 어떻게 피우랴.
세상에서 이 아이들 편이 얼마나 되겠는가 그들 편에 나 한명이라도 더 보태야지.
현서는 자신도 이번엔 낙방하지 말아야하지만(스트레스가 어마어마했다)
우리도 현서를 이번엔 낙방시키면 안되었다.
시험 보기 전날에 충분히 합격할 수 있어. 이제 그만 공부해! 하면서
귀에 대고, 만약에 불합격이어도 너랑 나랑만 알고있고, 모두한테는 합격이라고 하자! 하고 약속을 했었다.
그 말이 위로가 되었을까? 하며 마음이 쓰였는데
합격이라니 기쁘고 또 기쁘다.
5명 시험에
현서, 유준, 현비, 경석 합격 했고, 이루다님만 비밀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