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서북단 모로코의 카사블랑카는 영화를 좋아하는 한국의 6070세대에겐 그 이름만으로도 설래는 곳이다.
다분히 1940년대에 제작 상영된 영화 "카사블랑카의 추억"에 대한 향수 때문이다.
의도치 않게 엇갈려버린 사랑의 약속과
어찌할 수 없는 시대적 운명 속에서
진실한 사랑의 결말은 어떤 것이어야 하나를 생각하게 하는
매우 감성적이고 비련과 애수가 교차하는 스토리이다.
ㅡ그러고보면 최근 전세계적인 한류붐에 따라 많은 외국인들이 K-pop K-drama K-movie 관련 장소를 찾는 관광 소비형태를 이해할만 하다.
두바이를 거쳐 모로코로 입국하면서 가장 먼저 찾은 곳이 카사블랑카였다.
여행 정보에는 하산2세 모스크와 왕궁만이 이 도시의 관광테마였으나
실제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영화표지판이 서있는 대서양 바닷가였다.
단체관광객의 구성원이 꽤 나이 지긋한 맴버들이어서 이를 배려한 가이드의 센스였는지 모른다.
모두들 영화를 회상하고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한국인 관광객만이 아니었다. 더많은 백인 유럽인들이 표지판 앞에서 서성이고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렇게 카사블랑카는 나이든 한국인에게 비련의 사랑과 애수의 스토리로 각인된 영화적 낭만의 무대이다.
거의 100여년이 되어가는 영화의 소구력이 이처럼 큰 것은 결국 인간이 전생에 걸친 이미지즘적 존재라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밥먹고 사랑하고 다투며 살아가지만 스스로 설정한 이미지에서 좀체 벗어나지 못하는 나약한. 그러나 매우 인간적인 실존임을 확인해준다.
염화 표지판 옆 해안가 카페에 앉아 카사블랑카 맥주와 오랜지쥬스로 목을 축이며 멀리 대서양 수평선을 바라본다.
꽤 큰 파도가 연속적으로 밀려와 방파제에 부딪히면 파도는 긴 날개를 가진 하얀 익조처럼 빠르게 옆으로 펼쳐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