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혁당의 와중에 내가 살았습니다'.
김동길박사의 박근혜 후보격려사
‘박근혜후보 힘내세요!’
나는80이 넘는 이 나이가 되기까지 국민의 기억에 남을만한 이렇다 할 일도해 보지 못하고, 고려 말의 선비 이색이 탄식한 것처럼, “석양에 홀로서서 갈 곳 몰라 하노라”고 탄식할 수밖에 없는 초라한 노인이 되었습니다.
나의 은사이신 백낙준박사나 최현배박사께서는 내가 미국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연세대학을 맡아 이끌고 나가는 인물이 되기를 바라셨습니다. 그러나 나는 그 어른들의 뜻을 따라 모교인 연세를 지키지도 못했고 이끌고 나가지도 못했습니다.
나의 모든 꿈은 516 군사혁명으로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유신체제는 민주체제가 아니라고 주장하던 나는 군사재판에 회부되었고15년 징역에 자격정지 15년이라는 중형을 언도받고 항소를 포기, 안양교도소에서 복역하다 출소하는 바람에 대학에서는 추방당하고 무직자로10 여년의 외롭고 힘든 세월을 보내야만했습니다.
그러나 나는 한번도 박정희대통령을 비난하지 않았고 원망하지 않습니다.
해마다 춘궁기 ‘보릿고개’에 초근목피로 연명 하느라 얼굴이 누렇게 떠있던 농촌의 참상을 내 눈으로 보고 자란 나는 오히려 그가 우리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한 사실을 높이 평가 합니다.
인혁당사건의 와중에 내가 살았습니다. 피눈물 나는 가슴 아픈 추억입니다.
그러나 그 불상사의 책임을 박근혜에게 묻는다는 것은 언어도단 아닙니까.
박근혜는 목에 칼을 맞으면서도 소신을 굽히지않은 5선의 국회의원이며 소속정당의 대표를 지냈고 곤경에 빠진 한나라당의 비상대책위원회를 이끌고 새누리당을‘창당’하여 19대국회의 152석을 차지하게한 정치의 베테랑입니다.
우리정계의거물입니다.
민주정치를 한다는 자들이 후보의 아버지 시대에 벌어진 모든 잘못을 파헤쳐 그의 딸 더러 책임을 지라고 소리를 지르는 것은 상식에 벗어난 일이 아닙니까?
요새 대통령이 되어 보겠다고 나서는 문씨니 안씨니 하는 사람들이 내눈에는 박근혜보다 정치적능력에 있어 매우 왜소해 보입니다.
김대중만한 인물이 아니고는 박근혜의 대항마가 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박근혜 후보, 힘내세요!
글쓴이: 김동길/ 받음
출처: 영락노인대학 원문보기 글쓴이: 카페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