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생님의 수필( 은퇴이민 2기 89. 영어 연수)

[GRAY_JSUN]

은퇴이민 2기 89. 영어 연수

해마다 방학이면 손자녀석이 친구 한 명을 데리고 이 곳에 오곤 했다.

나는 그 애들을 학원에 입학시키고 공부는 일체 그곳에 맡겨버렸다. 아침 저녁 잘 해 먹이고 주말에만 문화체험을 시키며 돌보았다.

그런데 이 번에는 손자녀석은 한 번 쉬기로 하고 외손녀 클라라가 새 해 첫 날,  친구 제시카와 함께 UM서비스로 이 곳에 왔다.

이 곳 시간,  밤 10시 30분 도착하는 대한항공 비행기를 맞으러 NAIA 1의 Office로 마중을 나갔다.

며칠 전에 이미 내 휴대폰으로 대한항공 직원에게 전화를 받았다. UM 서비스를 확인하고 안내하는 전화다.

공항은 크리스마스와 연말 연시로 장식이 화려하다.

자정이 넘은 시각에 아이들을 만났다. 한 겨울 외투는 인천공항에서 부모에게 돌려보냈다고 해도 여전히 덥다고 한다.

우리 차를 타고 한 시간 반을 밤길을 달려오는 동안 아이들은 어두운 차 안에서 모두 잠이 들었다. 엄청 피곤한가 보다.

그래도 막상 집에 도착하니 새 정신이 들어서 떠들면서 짐을 풀고 밤 늦도록 재재거리며 그걸 정리한다.

이 번에 우리 아이들은 바로 앞 집에서 공부를 할 수 있게 되었다.

한국에서 주로 5~6학년 아이들이 어학연수를 위해 와 있고 중학생과 대학생도 몇 명 있다.

방학을 이용해 3개월 코스로 어학연수가 이루어진다. 한국에서 수학 전담 교사도 두 분을 모셔오고 영어는 모두 현지 영어 튜터들이다.

아침 일찍 모여서 체조를 하고 줄넘기를 한다. 아침 식사를 끝내면 곧 바로 8시부터 먼저 수학을 시작하는데 우리 아이들은 5학년이지만 곧 새 학년을 앞두고 6-1 수학 문제집을 가지고 와서 선수학습을 시작한다.

9시가 되면 튜터들이 모두 출근을 한다. 그 때부터 레벨 별로 그룹스터디를 하고 1:1 수업도 4시간 이상 이루어진다.

우리 아이들은 수업은 물론 점심까지도 그 곳에서 함께 먹도록 하고 우리 집에서는 아침과 저녁, 그리고 잠을 재우며 돌본다.

수업이 끝나면 각자 줄넘기를 500번 이상 하고 들어온다.

참 놀랍다. 집에 돌아온 아이들이 엄청나게 공부를 하는 것이다. 내일 해야 할 1:1 수업에 대하여 단어 찾기는 물론, 읽기 등, 누가 뭐랄 새도 없이 각자 준비를 철저히 하는 것이다.

금요일엔 시험을 본다나? 또 일요일엔 뭔가 발표를 한다나? 몸달아 하며 난리다.

어찌됐든 본인들이 이렇게 스스로 공부를 하고 가면 뭔가 레벨업이 되진 않을까 싶다.

물론 개개인의 성향에 따라 스스로 공부를 더 하거나 덜 하겠지만 분위기 자체가 매우 세니까 휩쓸려 가는 것 같기도 하다.

사실 아이들이 와 있는 동안 내게 심적 부담이 많은 건 당연하다. 잘 먹는지, 잘 자는지, 아프진 않은지, 자나깨나 걱정으로 보살핀다.

우리 아이들은 단지 한 달 코스로 이 곳에 왔는데 그게 좀 아쉬운 모양이다. 어제 제시카가 부모에게 전화하는 걸 들었다.

"엄마, 완전 좋아! 너무 짧게 왔어. 좀 더 길었으면 좋았을텐데"

나는 속으로 말한다. ' 얘들아, 공부는 그 정도면 할머니는 OK야. 물론 큰 돈들여 비행기 타고 왔으니 본전은 뽑아야겠지만...'

지난 주말엔 88온천에서 무척 좋아했는데 이 번 주말엔 이웃과함께 마따붕까이 바다로 간단다.

함께 있어 큰 기쁨이 되는 신통방통 내 아이들!

 외손녀 Clara와 친구 Jeshica

마닐라 대한항공  Office에서 내려다 본 출국장의 모습

 88수영장에서

[GRAY_JSUN]

할머니가 외국에 계셔서
방때 되면 외국에서 방학을 보내니
아이들이 얼마나 좋을까?
주위의 친구들에게 부러움의 대상 이겠네요.

[이종열]

외국에서 손녀를 돌볼수있어 큰 보람이겠지요
그리 노력하는 학부모의 뒷받침도 대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