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교회는 한국감리교회 전체에서 부담금 1위를 수년째 차지하고 있다. 20평 이하의 주택이 대부분인 평범한 서민 동네에 자리한 교회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지 의구심이 든다. 35년간 부평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홍은파 목사는 “정직하게 목회하는 것 당연한 것 아닌가요. 우리 교회는 감리교회를 사랑합니다”라고 아주 간단히 설명한다.
부평교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이 그저 평범해 특별히 자랑할 것이 없다고 난감해하는 홍은파 목사. 하지만 이야기를 듣다보니 모든 것을 잘해 모든 것이 특별한 교회가 부평교회라는 생각이 든다.
세계교회에 한국적 신앙의 열풍을 일으키는 교회, 소외된 지역민들의 든든한 우산이 되어주는 교회, 탁월한 음악성으로 한국기독교음악을 이끌어가는 교회. 하나님의 음성에 절대 순종하는 8천여 명의 성도가 9천 평의 예배당과 선교센터에서 일구어 나가는 아름다운 일들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목회에도 한류(韓流)열풍, ‘목회연수프로그램’
부평교회의 사역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국내.외 목회자와 평신도지도자, 신학대학 교수를 대상으로 한 목회연수프로그램이다.
2박3일(국내), 6박7일 혹은 7박8일(국외)의 일정으로 짜여 진 목회연수프로그램은 부평교회의 목회 전반에 대한 이론과 함께 새벽기도에서부터 예배, 속회 경험 등 현장체험을 바탕으로 진행된다. 특히 일정 가운데 한국의 대표적인 교회 방문, 문화유적지 탐방, 음악회 등을 적절히 배치해, 부평교회는 물론 한국교회 나아가 한국문화를 총체적으로 경험케 해 참석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6년째 실시해온 목회연수프로그램에는 이미 국내에서만 모두 2500여명이 참여했고, 말레이시아, 대만,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태국 등 동남아시아는 물론, 중국, 일본, 호주, 러시아, 나이지리아 심지어는 감리교의 본산인 영국과 미연합감리교회(UMC)등 12개국에서 1500명이 연수를 마치고 자국에 돌아가 목회의 한류(韓流)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
|
|
▲ '목회연수프로그램' 세미나 모습 |
한주간의 짧은 일정이지만 연수프로그램의 힘은 막강해, 인생관과 신앙관이 바뀐 이들이 본국에 돌아가 열정과 헌신으로 교회를 섬기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한 것. 그 변화의 열매가 얼마나 확실했던지 감독과 감리사들이 직접 나서 지역 목회자들을 부평교회로 보내고 있다. 비행기 삯이 이들에겐 2-3달치의 월급에 맞먹지만 끊임없이 이어지는 신청에 올해도 2월 19일 대만교회 교역자를 시작으로 12월까지 일정이 빼곡히 잡혀있는 상태다. 4월에는 미연합감리교회에서 정희수 감독(북일리노이연회)을 비롯한 7명의 감독과 감리사, 평신도 지도자 등 47명이 참석할 계획이라고 하니 목회연수 프로그램의 질이 어떠한지 가늠해 볼 수 있다.
홍은파 목사는 “항공료를 제외한 모든 경비를 교회에서 부담하고 있습니다. 예배당을 새로 건축할 때 선교센터에 40명이 묵을 수 있는 호텔수준의 숙소를 마련했습니다. 30년 전에 하나님이 우리교회에 사명으로 주신 일을 감당하기 위해서였습니다.”라며 목회연수프로그램의 탄생 배경을 설명했다.
모든 프로그램은 참석자들의 본토어로 진행되고 음식 또한 그 나라에 맞추어 서비스하기 때문에 불편함이 전혀 없다. 이 모든 것을 부평교회의 자원봉사자들이 감당하고 있다고 한다. 하나님은 사명뿐만이 아니라 사명을 감당할 능력도 주신다는 것을 보게 한다. “운영경비가 많이 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투입되는 노력에 비해 선교센터를 통해 맺어지는 열매가 너무 크다”는 홍 목사와 교인들은 연수프로그램의 고삐를 더욱 단단히 잡는다.
|
|
|
부평교회는 화교를 대상으로 한 선교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 “곧 중국의 시대가 도래 할 것이 확실합니다. 직접 선교보다 아시아와 세계에 흩어져 있는 중국계 교회와 네트워크를 형성해 중국선교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부평교회는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여러 나라의 교회 대표들과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단위교회로서 그 역량이 대단하다. 선교에 할애하는 예산은 전체예산의 20%이상이라고 한다.
목회의 비밀, 기본 충실. 균형. 성실
“부평교회 교인수는 출석교인을 기준으로 대략, 교회학교 학생을 포함해 7000-8000명이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교회를 교인 수로 평가할 바는 아니지만 거품이 없는 정직한 교인수가 얼마나 될지 궁금해서 물은 질문에 대한 답이다.
홍은파 목사는 어떻게 부평교회를 성장시켜 왔을까. “갑작스럽게 성장한 교회가 아닙니다. 작은 교회에서 조금씩 조금씩 여기까지 성장해 왔습니다. 잘하는 게 무엇이냐고 물어올 때 정말 난감합니다. 특별히 보여드릴 만한 게 없거든요. 그저 감리교회적인 것, 기본에 충실하려 했다는 게 답이 될 수 있을까요.”
홍 목사는 남들이 다하는 알파, 벧엘, 크로스웨이도 모른다. 부평교회에 목회를 배우겠다고 찾아온 부목사들이 당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유행을 휩쓸리지 않고 기본에만 충실해도 성공적인 목회를 할 수 있다는 진리를 배울 수 있으니, 스스로를 평범한 목회자라고 여기는 대다수의 보통 교회의 보통 목회자들에게 희망이 아닐 수 없다.
홍은파 목사가 조심스레 부평교회의 특징이라며 소개한 것은 새벽기도였다. 자칫 형식적이 되기 쉬운 새벽기도시간. 하지만 부평교회 교인들은 기도를 대하는 자세는 다르다. 설교를 마치고도 온 교인이 30-40분 동안 자리를 지키며 제대로 기도한다. 크게 부르짖지 않지만 묵직하게 웅웅거리며 울려오는 기도소리는 마치 큰 기관차를 돌리는 엔진처럼 거역할 수 없는 저력이 느껴진다. 목회연수프로그램에 참석한 이들이 무너지는 것도 대부분 새벽기도에서라고 한다. 부평교회 성장의 원동력은 제대로 하는 새벽기도에 있었다.
500개나 되는 속회에는 매주 2300여명이 참여한다. 다른 교회에 비해 참여율이 상당히 높다. 교회학교, 남.여선교회, 수요예배와 저녁예배에도 늘 교인들이 가득하다.
목회자의 성실과 꾸준함을 교인들도 배워서 일까. 큰 도시로 이사한 교인들도 가까운 교회로 옮기지 않고 억척스레 본 교회에 출석한다. 그래서 일까 부평교회엔 어느 특정계층에 빈공간이 없다. 연령층도 맥이 끊기지 않고 균형적 있다. 교인 역시 목회자를 닮아 기본적인 것을 잘한다. 골고루 그리고 꾸준히, 마치 나무가 밤사이 조금씩 자라나듯이 그렇게 조용히 성장하고 있었다. 부평교회 목회의 특징은 ‘균형 잡힌 목회, 꾸준한 목회’였다.
한국교회 음악계의 보물
모든 것이 그저 평범하기만 할 뿐이라는 홍은파 목사이지만 음악으로 화제가 바뀌자 목소리가 살짝 흔들렸다.
잘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사실 부평교회의 찬양대와 관현악단은 교회음악계에서는 이미 전국적으로 정평이 나있을 만큼 최상의 수준이다. 음역이 커 소화하기 어렵다는 ‘베토벤 교향곡 제9번’도 부평교회 찬양대의 단골 레퍼토리다.
저녁예배시간에 수시로 열리는 소음악회, 목회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들은 이 시간 하나같이 깊은 감동과 은혜에 젖어든다.
“음악이 주는 감동이 특별합니다. 음악은 교인들을 정서를 맑고 깨끗하고 거룩하게 이끌어 신앙의 질을 높여줍니다. 특히 하나님을 찬양하는 바로크음악을 많이 연주하지요. 이상하게 하나님은 우리교회에 음악에 탁월한 성도들을 주셨어요.”
음악 전공자만 100명이 넘고, 세 개의 수준급 찬양대와 80여명 규모의 오케스트라를 갖춘 부평교회. 주변인들은 이런 조건이 음악에 남다른 애정을 갖은 홍은파 목사에게 주신 하나님의 복이라고 평한다. 젊은 시절 어린이합창단을 꾸려 휩쓸었던 홍 목사의 음악 사랑도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이다.
|
|
|
▲ 국내 최고의 수준급 찬양대가 있는 부평교회는 매년 가을 '성가대합창제'를 열어 유수의 다른 교회 찬양대와 함께 찬양을 선보인다. |
매년 가을마다 부평교회에서 열리는 성가대합창제에는 영락교회, 사랑의교회, 지구촌교회, 순복음교회, 소망교회 등 교회음악으로 손가락에 꼽히는 교회 찬양대가 연주하며, 관객도 3500여 명에 이른다. 음악 전문가들은 부평교회가 한국교회의 음악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다고 전한다.
부평구의 숨은 후원자
부평교회는 지역사회에서 인정하는 교회다. “최근에는 대 사회봉사활에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역량을 모아 지역사회를 위한 사회 봉사활동을 전 영역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라는 홍은파 목사의 말처럼 부평교회의 사회선교 영역은 부평구 전역을 아우른다.
형편이 어려워 가스비, 전기세, 수도세를 못내는 주민들을 위해 부평교회는 부평구 안에 있는 22개 동에 1천만 원씩 총 2억2천만 원을 지원하고 하고 있다. 관내 42개 초등학교 210명 어린이의 급식비, 2개 고등학교 20명의 학생에게 전액 장학금, 구정과 추석이 오면 ‘사랑의 쌀’ 구청과 동사무소와 손잡고 3천포를 지원하고 있다. 이외에도 교역자 자녀 장학금, 외국인 거주자, 경로당, 고아원, 재활원, 교도소 등 소외계층 지원은 수시로 이루어진다.
구청이나 동에서 도움을 요청해오면, 즉시 정책에 반영해 시행하다보니 지역사회가 좋아하는 교회가 될 수밖에 없다.
|
|
|
▲ 부평교회는 매년 3000포대의 '사랑의 쌀'을 전하고 있다. |
“지금은 교회 예산의 16%를 사회봉사에 투자하고 있지만, 20% 선으로 끌어 올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교회가 손가락질 받는 상황에서 부평교회가 유독 사회에 사랑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홍은파 목사 - 인터뷰
|
|
|
▲ 부평교회 홍은파 목사 |
가장 영향을 많이 주신 분이 있다면.
아버지(홍창준 목사)는 평생 협동회원으로 사셨습니다. 신학공부도 하신 분인데, 전쟁 통에... 당시 가짜 고등학교 졸업장만 구해오셨어도 정회원으로 목회하셨을 텐데, 거짓말을 통 못하셨죠. 은퇴 5년 전에 교단에서 정회원으로 구제해주기까지 그렇게 지내셨습니다. 정직하고 신령한 은혜가 있는 인생의 스승이셨죠. 만약 아버지가 진실 되게 살지 않으셨으면 찢어지게 가난한 당시 상황에서 목회의 길을 거부했을 게 분명합니다.
부평으로 가라는 하나님 말씀에 순종해, 박대 속에서도 아버지는 이곳을 지키며 목회해 오셨습니다. 감리사 한번 못해보시고, 온갖 하대 속에서도 교회 개척이라면 늘 적극적으로 도와주셔서 이곳에 감리교회가 많이 생기게 됐죠. 아버지는 하나님의 말씀대로 사셨고 감리교회를 사랑하는 마음이 각별하셨습니다.
목회철학이 궁금합니다.
하나님의 뜻에 절대 순종하는 것이 저와 교회를 여기까지 이끌어 왔습니다. 하나님의 뜻대로 살아야 하나님의 종이 아닌가요. 원래의 꿈은 교수였습니다. 하지만 아버지가 박사말고 목사하라고 말리셨죠. 게다가 하나님이 부평으로 가라하셨으니 그 땅을 지키는 것이 주님의 뜻이라 생각했습니다.
저는 특별한 계획을 세우지 않습니다. 하나님이 그때그때 하라하시고 보여주시면 그저 순종하는 것이 목회철학입니다. 성령의 역사를 따라 하라시면 하고, 하지 말라시면 안합니다. 저나 성도나 그래서 하나님께서 교회를 이만큼 성장시키신 거라 믿고 있습니다.
순종으로 얻은 결과 한 가지만 소개한다면.
30년 전 하나님은 교인들과 저에게 사명을 주셨는데, 선교센터를 지으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 세계 교회에 있는 사람들을 보내줄 테니, 너희의 것을 나누고 보여주어 불을 붙이라고 명령하셨습니다. 당시 우리교회가 작았을 때 받은 사명이었지만 교인들과 늘 기도해 오고 있었습니다.
하루는 하나님이 학교를 돌면 교회를 지을 터를 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됐지만 멀쩡하게 운영되고 있는 초등학교를 돌기 시작했습니다. 얼마 후 학교는 폐교돼 2천 평의 부지를 얻게 되었고, 지금의 건물을 짓게 되었습니다. 또 하나님은 크게 지으라고 하셨습니다. 건평만 9천 평, 건축비가 수백억 원에 육박했지만 7-8개월 만에 빚을 청산했습니다. 하나님은 30년이 지나서도 약속을 이루셨습니다.
후배 목회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목회는 판정승이 없습니다. 마라톤처럼 마지막 라운드까지 꾸준히 뛰는 것입니다. 포기하지도, 서두르지도, 낙심하지도 말고 성실히 목회하면 누구나 성공적인 목회를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주위에 목회를 잘하는 분, 좋은 교회가 많이 있습니다. 학연, 지연 다 뛰어 넘어 웨슬리 목사님이 강조하셨던 은혜체험과 열정적 선교, 불쌍한 이웃에 대한 사랑으로 목회한다면 감리교회에 다시 희망의 빛이 비칠 것입니다. 함께 힘을 모아 좋은 감리교회를 세워나가기 바랍니다. |
첫댓글 가입하신 회원 정보확인차 검색중 홍은파목사님 소식 반가워 스크렙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