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무묘(蘇武廟)소무의 사당 - 온정균(溫庭筠)
蘇武魂銷漢使前 (소무혼소한사전) 소무의 혼백 한나라 사신 앞에서 흩어졌는데
古祠高樹兩茫然 (고사고수량망연) 옛 사당과 높은 나무는 모두 무심하기만하네
雲邊雁斷胡天月 (운변안단호천월) 구름 끝의 기러기는 오랑캐 하늘에서 사라지고
隴上羊歸塞草煙 (농상양귀새초연) 언덕 위의 양들은 변방 초지(草地)로 돌아오네
迴日樓臺非甲帳 (회일누대비갑장) 고국으로 돌아오던 날 누대는 갑장(甲帳)이 아니고
去時冠劍是丁年 (거시관검시정년) 떠나던 때 관모와 칼은 청년의 것이었지
茂陵不見封侯印 (무릉불견봉후인) 한(漢) 무제(武帝)는 봉후인(封侯印)을 보지 못했으니
空向秋波哭逝川 (공향추파곡서천) 가을날 부질없이 흐르는 내에 곡하노라
역주1> 蘇武廟(소무조) : 蘇武를 위하여 지은 사당,
역주2> 蘇武魂銷漢使前(소무혼소한사전) : 혼백(魂魄)이 녹아서 흩어진다는 뜻으로, 격동(激動)하여 슬픔에 상심함을 이른다. ‘漢使(한사)’는 漢 昭帝(소제) 때 흉노에 파견되었던 사신
역주3> 古祠高樹兩茫然(고사고수량망연) : ‘古祠(고사)’는 蘇武廟(소무묘)를 지칭한다. ‘茫然(망연)’은 완전히 무심한 모양이다.
역주4> 雲邊雁斷胡天月(운변안단호천월) : ‘雁斷(안단)’은 소무(蘇武)가 억류당하여 소식이 끊어졌음을 의미한다. 한 소제 때 한나라 사신이 흉노에 이르러 소무를 보내줄 것을 요청했는데, 선우는 소무가 이미 죽었다고 거짓말을 하였다. 상혜(常惠)가 한나라 사신을 시켜 선우에게 “한나라 천자께서 上林苑(상림원)에서 사냥을 하시는데 기러기 발에 묶여 있는 소무의 편지를 발견했고, 거기에 그가 어떤 못에 있다고 적혀 있었습니다.”라고 말하게 하자, 선우가 할 수 없이 소무가 아직 살아 있음을 시인하고 그를 풀어 보내주었다. 이것이 훗날 기러기 발에 편지를 묶어 보낸다는 典故(전고)가 되었다. ‘胡天(호천)’은 흉노를 가리킨다.
역주5> 隴上羊歸塞草煙(농상양귀새초연) : ‘隴上(농상)’은 산언덕의 위를 말한다. ‘塞(새)’는 변방이고, ‘煙(연)’은 안개와 노을이다.
역주6> 迴日樓臺非甲帳(회일루대비갑장) : ‘迴日(회일)’은 한나라로 돌아오던 때를 말한다. ‘甲帳(갑장)’은 한 무제가 지은 장막이다.
역주7> 去時冠劍是丁年(거시관검시정년) : ‘去時(거시)’는 소무가 한나라를 떠나 흉노로 사신 갔을 때를 말한다. ‘丁年(정년)’은 壯年(장년)의 뜻이다. 李陵(이릉)의 〈答蘇武書(답소무서)〉에 “丁年에 사신을 갔는데 백발이 되어 돌아왔다.[丁年奉使 皓首而歸]”고 하였다.
역주8> 茂陵不見封侯印(무릉불견봉후인) : ‘武陵(무릉)’은 한 무제의 陵墓(능묘)
역주9> 空向秋波哭逝川(공향추파곡서천) : ‘秋波(추파)’는 가을 물이다. ‘逝川(서천)’은 시간이 강물처럼 흘러가는 것을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