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마음 모르겠어
텃밭의 배춧잎이
모기장이 되었어요.
벌레가
뚫어놓은
배춧잎 문구멍들.
빼꼼히
내다보고픈
그 마음을 알겠어.
약 안치고 정성껏
배추를 길렀더니
애벌레
먼저 와서
냠냠 쩝쩝 식사 중
우리 걸
왜 양보했는지
엄마 마음 모르겠어.
잠의 씨
밤마다
잠의 씨가
베개에 숨었다가
눈 감고 누우면
토도톡 튀어나와
눈꺼풀 스르르 풀려
꿈나라로 갑니다.
매일 밤
날 재우고
동생도 재워 주는,
토도톡 잠의 씨는
얼마나 많을까요?
신기한
꿈의 나라로
날 데리고 가는 너.
도배한 날
내 키 잰
까만 눈금
어디로 갔을까?
한 뼘씩
쑥쑥 자라
기쁨 주던 까만 눈금
오늘은
꼭꼭 숨었다
내 이름도, 낙서도,
내가 그린
사람들이
모두 다 사라진 날
깨끗해진
방안이
엄마는 좋다지만
벽에서
숨 못 쉬겠다
내가 그린 사람은.
자전거 병원
일요일에 찾아오는
자전거 병원에
자전거 환자들이
줄지어 서있어요
자전거
의사선생님
손놀림이 바빠요.
허리 아픈 환자도
다리 아픈 환자도
간단한 수술 받고
쌩쌩쌩 달려가요
내 동생
세발자전거도
빨리 고쳐주세요.
바람꽃
하이얀
꽃잎에다
쉼표를 찍어놓고
내가 올 줄
미리 알고
향기로 마중 나온,
푸르른
바람의 이야기가
느낌표로 피었다.
카페 게시글
♤ 추천하고싶은 동시
그래도 봄 / 박봄심 / 아동문예
박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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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0.26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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