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세 인상과 주택대출 축소 등 정부의 강력한 집값 안정대책이 나올 것이라는 예상으로 강남권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시장은 거래가 꽁꽁 얼어붙는 등 `폭풍전야`와 같은 모습이다.
특히 국민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에서 강남지역 대출을 억제하는 방안을 내놓는 등 압박이 구체화되자 매수세가 더욱 위축되고 있다.
일부 단지에서는 며칠 새 4000만~5000만원 내린 가격에 급히 팔려는 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사려는 사람이 없어 거래는 불가능한 상태다.
이 때문에 일부 지역 중개업소는 주말에 집단 휴업에 들어가기도 했다.
또 노무현 대통령의 재신임 발표는 시장을 더욱 혼란에 빠뜨린 가운데 상반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재신임까지 물어본 마당에 지금까지보다 더욱 강력한 대책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예상과 함께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임으로 부동산정책이 실효성을 잃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급매물 출현, 거래는 실종
잠실 재건축단지에서는 투자차익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 소유자들이 하나둘씩급매물을 내놓고 있다.
지난주 초만해도 거래가 됐지만 싸게 내놓아도 찾는 사람이 없다.
잠실 S부동산 관계자는 "1단지와 2단지 13평형은 5억3000만원에 거래가 됐지만불과 사흘이 지나고 4000만~5000만원 싼 물건이 나와도 사려는 사람이 없다"며"혹시나 폭락할까 동요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고 매수 세력은 대책이 나온 뒤에 움직일 태세"라고 말했다.
특히 아파트를 매수한 지 얼마 안돼 양도차익이 거의 없거나 대출 부담이 많은사람들이 주로 물건을 내놓고 있다.
몇몇 매도자들은 왜 물건이 팔리지 않느냐며 수시로 중개업소에 연락하는 등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반포주공 2단지도 가격을 조금 내린 매물이 나와도 매수자들이 쳐다보지 않고 있다.
대치동도 중개업소마다 팔 시점을 고려하는 사람이 늘었으며 매수세는 쏙 들어갔다.
재건축 투자자들은 다가구 주택 보유자에 대한 중과세와 금리 인상, 분양가 규제가 가장 파괴력이 큰 대책이 될 것이라는 반응이다.
그러나 예상에 미치지 못하면 지금까지 대책과 마찬가지로 `요요현상`만 되풀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거래가 없다보니 일부 중개업소가 집단으로 휴업을 하는 사례가 속출했다.
잠실 신천역 부근 약 16개 중개업소는 9일부터 외국으로 친목여행을 떠났고 5단지 부근 중개업소도 대부분 주말에 영업을 하지 않았다.
■재신임 발표로 더 강력한 정책 나올까 걱정
노 대통령의 재신임 발표로 정책 세기가 더 강해질 것이라는 분위기도 연출되고 있다.
잠실의 에덴공인 김치순 사장은 "대통령이 직위까지 내걸었으니 엄청 센 강도의 정책이 나올 것이라고 걱정하는 소유자들이 발생하는 등 시장 불안감이 더 짙어지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강남 재건축 추진 아파트 전문 투자자인 K씨(54)는 "강남 투자자들은 이번 재신임 발표를 확실한 `투자 사망선고`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노 대통령의 이번발표는 어느 정도 기존시장을 인정했던 입장을 바꾸고 `근본`으로 돌아가려는움직임으로 보는 것"이라고 전했다.
대치동 B공인 관계자는 "시장 자체가 심리적 공황 상태인 가운데 최고급 고객으로 대접하는 투자자들이 어느 정도 지나면 매도가 가능한지 은근히 물어온다"고 말했다.
개포동 J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도 "재신임 발표 직후 국무위원들의 사표가 반려됐다는 소식이 나오자 매수문의가 끊겼다"며 "기다리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수도권 일선 중개업소에서는 노 대통령의 이번 발표가 집값 안정대책의 실효성을 갉아먹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염려를 표시했다.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감만 키워 대통령의 재신임 결과에 따라 부동산 정책 방향이 또 바뀔 수도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수도권 지역은 최근 용인 분당 수원 하남 등지를 중심으로 주택 소유주조차 `값이 너무 오른다`고 말할 정도로 집값이 올랐다.
분당 정자동 삼성부동산 관계자는 "주말 동안 주변 중개업자들과 얘기해보니 대부분 다시 집값이 오르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위기였다"며 "대통령이 국정을 불안하게 하는데 이제 어떤 정책도 일관성을 믿을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용인 죽전 지역은 고강도 부동산 대책이 임박하면서 지난주 말부터 매수세가 다소 주춤하고 있다.
노 대통령이 당분간 국정에 매진하겠다는 말을 부동산 안정정책을 강하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로 일부에서는 받아들이고 있다. 최근 수도권에서 아파트값 최고상승률을 보이고 있는 하남시도 지난주부터 매수세가 주춤하다.
<심시보 기자 / 황종덕 기자 / 서찬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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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재건축단지 급매물 나와
이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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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0.12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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