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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직 현장에서] 메르스의 추억 지난여름 간병인회 회원들은 잊지 못할 추억(?) 하나가 생겼다. 메르스(MERS) 때문이다. 열이 난다는 이유로 병원에서 문전박대를 받아야 했는가 하면, 가족들에게 공포감을 주기도 했다. 간병인들은 큰 홍역을 치렀다. 일을 마치고 집에 가도 혹시 가족들에게 전염되진 않을까 하는 걱정은 물론이고, 열이 나는 것 같기도 하는 등 괜한 걱정에 병에 걸린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고 한다. 2~3일 여유를 두고 일을 마쳤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질병관리본부에 문의했는데 이것이 화근이 됐을 줄이야. 질병관리본부에선 “자가 격리에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병원에 문의했지만, 질병관리본부 지시에 따라야 한다면서 별다른 대책을 마련해주진 않았다. 그 간병인은 2주일을 식료품과 식수를 지원받으며 매일 전화 확인까지 받으며 지냈다. 갑갑하고 불편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고 했다. 뚝 끊겼고 병원을 부분 폐쇄까지 하는 바람에 간병인들은 일을 할 수 없었다. 졸지에 간병인 50여 명이 2개월간 실업자가 된 것이다. 메르스가 발생한 시기에 그 병원에서 일했던 간병인들은 다른 병원에서도 일할 수 없었다. 올해 여름만큼 지루한 적이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임종을 앞둔 96세 어르신을 모신 한 간병인은 15일을 잠을 못 자고 간병했다. 어느 날 그는 “더는 힘들 것 같다”고 보호자에게 말했다. 보호자는 “돈을 더 주겠다”고 말했다. 그는 “돈이 아니라 체력 때문에 그렇다”고 했지만, 가족들은 더 있어주길 원했다. 그래서 할 수 있을 때까지 온 힘을 다하겠다고 말하고 끝까지 모셨다. 사후 처치 후 영안실로 모시기 전 가족 대표가 가족들을 모두 모이게 한 자리에서 “간병인께서 우리 어머니가 가실 때까지 잘 보살펴 주셨기에 편안히 가셨다”면서 감사를 표했다. 그 간병인은 돈과는 비교할 수 없는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박명구 수녀(서울성심간병인회, 한국순교복자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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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메르스 추억이 다시 살아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