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91세의 국내 대그룹 총괄회장이 고관절(골반뼈와 허벅지뼈가 연결되는 부위)에 금이 가는 부상을 입고 수술을 받은 뒤 '건강 이상설'이 나돌기도 했다. 고관절 골절은 65세 이상 노년층이 병원에 입원하게 만드는 원인 질환 중 폐렴에 이어 두번째로 많다. 중앙대병원 정형외과 하용찬 교수는 "우리나라는 고령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관절 골절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관절 골절은 평균 78~79세에 발생하며, 매년 10만 명당 150여 명이 경험한다.
◇수술 안하면 사망 위험 4배
고관절 골절은 뼈가 붙지 않기 때문에 환자의 90% 이상은 72시간 내에 수술을 받아야 한다. 하용찬 교수는 "노인은 골절 후 2~3일만 누워있어도 지병이 악화되고 면역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폐렴·심장병·색전증으로 사망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하용찬 교수팀이 3년 동안(2009년~2011년) 65세 이상의 고관절 골절 환자 451명 중 수술 받은 56명과 수술 받지 않고 진통제 등의 치료만 받은 28명을 비교했다. 그 결과, 수술 환자의 사망률은 14%인 반면, 수술 받지 않은 환자는 64%로 4배를 웃돌았다. 또 수술 받지 않은 환자 중 심장병 등의 지병 때문에 수술 자체가 힘들었던 환자의 1년 사망률은 80%였고, 수술은 할 수 있지만 경제적 사정이 어려워 수술 받지 못한 환자의 1년 사망률은 56%로 상당히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고령의 환자는 지병과 약한 체력, 경제적 사정 때문에 수술을 못받는 경우가 많다.
◇뼈 튼튼하면 금속고정술, 약하면 인공관절
수술은 골절부위, 뼈의 강도, 환자의 상태에 따라 금속고정술과 인공관절수술 중 한 가지를 선택한다. 금속고정술은 부러진 뼈를 나사로 박아 연결하는 방법이다. 주로 뼈의 강도가 강한 젊은 사람에게 행해지며, 대퇴 경부의 밑 부분인 전자부〈그래픽〉가 부러졌을 때 많이 시행한다. 인공관절수술은 부러진 뼈 부위를 제거하고 인공관절로 대체하는 수술이다. 제일정형외과병원 최정근 원장은 "뼈가 약한 노인이나 대퇴 경부〈그래픽〉가 부러졌을 때 시행한다"고 말했다.
-
- ▲ 고관절이 골절되면 72시간 내에 응급 수술을 받고, 수술 2~3일 후부터 걷기운동을 시작해야 합병증을 막고 골절 전의 활동 능력을 유지할 수 있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수술 2~3일 후부터 걷기운동 해야
수술 2~3일 뒤 걷기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하용찬 교수는 "휠체어를 타더라도 빨리 움직일 수 있어야 합병증을 막고 골절 전의 활동 능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고관절 골절 후 31%만 골절 전의 활동 능력을 유지했다. 골절 후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빠른 재활 운동이 관건인 셈이다. 2차 골절을 예방하기 위해 골다공증 약물 치료도 병행해야 한다.
/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