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식료품점 안 가기... 가계 지출 월 400달러 절약
하루 3kg 버려지는 음식물... 가구당 연 1800달러 낭비
한 달 동안 장 보러 가지 않기" 챌린지(No Grocery Challenge)가 캐나다에서 새로운 절약 문화로 떠오르고 있다. 식료품 물가가 치솟고 음식물 쓰레기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집에 있는 식재료부터 먹자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할리팩스의 한 가정은 1월 한 달 동안 냉장고와 냉동실, 저장실에 있는 식재료만으로 생활해 400달러의 식비를 절약했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쌓인 초콜릿과 냉동 간식으로 시작해 점차 창의적인 요리법을 개발하게 됐다는 게 참가자들의 설명이다.
웨스턴 대학교 연구팀이 200가구의 쓰레기를 분석한 결과, 가구당 매주 평균 3kg의 음식물을 버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150kg에 달하며, 금액으로는 700~1,800달러의 손실이 발생한다. 전국적으로는 연간 250억 달러 규모의 식품이 쓰레기통에 버려지고 있다.
유엔 환경계획과 영국 비영리단체 '폐기물자원 행동프로그램'의 2024년 보고서도 심각성을 지적했다. 2022년 전 세계에서 버려진 식품은 10억5천만 톤으로, 1인당 연간 평균 79kg의 음식을 버리는 셈이다.
팜 크레딧 캐나다의 조사에 따르면 2020년 이후 식품 물가는 24% 상승했다. 특히 육류와 제빵류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이러한 물가 상승이 식료품 구매를 줄이는 새로운 생활방식 도입의 배경이 됐다.
챌린지 참가자들은 냉동실 속 잊혀진 요구르트나 1년 된 생일 케이크를 발견하는 등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다. V8주스와 콩으로 수프를 만드는 등 창의적인 요리법도 개발하고 있다. 다만 매일 같은 음식을 먹어야 하는 단점도 있어 가족들의 불만이 제기되기도 한다.
연구진은 식품 낭비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장보기 목록 작성, 소량 구매, 기본적인 요리 실력 향상 등을 제안했다. 특히 남은 음식 활용과 계획적인 식재료 구매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환경 보호와 자원 절약의 의미도 담고 있다. 참가자들은 과거 세대의 검소한 생활방식을 되돌아보며 현대 사회의 과소비 문제를 되짚어보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챌린지를 통해 절약된 비용은 가구당 연간 수백 달러에 달하며, 일부 참가자들은 연중 두 차례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식료품 물가 상승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러한 생활 실험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