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스가 자사의 첫 번째 전기 SUV인 일렉트라(Eletre)를 공개했다. ‘올 뉴 라이프 스타일 카(all-new lifestyle car)’라는 점을 강조한 일렉트라는 로터스의 최신 스포츠카 에미라(Emira)의 영혼과 하이퍼카 이바이아(Evija)의 에어로 다이내믹이 융합됐다.
일렉트라는 로터스의 70년 역사 중 수많은 최초의 기록을 갖고 있다. 최초의 5도어 차량, 최초의 스포츠카 이외의 모델, 최초의 전기차, 최초의 커넥티드 기술이 담겼다. 여기에 로터스만의 기술력과 스포츠 성능을 담아 슈퍼 SUV를 넘어서 하이퍼 SUV(Hyper-SUV)라고 강조하고 있다. 로터스는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럭셔리 고성능 SUV 시장 진입을 통해 비즈니스와 브랜드의 전환점이 될 것임을 자신하고 있다.
일렉트라는 중국, 스웨덴, 독일, 영국 엔지니어들이 협업해 완성됐다. 전체적인 외관과 실내 디자인은 영국 워릭셔(Warwickshire)에 위치한 로터스 테크 크리에이티브 센터(Lotus Tech Creative Centre, LTCC)에서 주도했다. 로터스 본사가 위치한 헤델(Hethel)에서는 일렉트라의 개발과 시스템 통합, 공기역학 성능 등을 담당했다.
2020년 중국에 새롭게 설립된 로터스 R&D 센터에서는 지능형, 디지털 기술을 중점적으로 맡았다. 독일 라운하임(Raunheim)의 로터스 테크 이노베이션 센터(Lotus Tech Innovation Centre, LTIC)에서는 볼보와 폴스타가 자리한 스웨덴 예테보리(Gothenburg) 엔지니어와 함께 부품 통합, 내구성 테스트, EV 관리 시스템 개발을 진행했다. 볼보와 폴스타, 로터스 모두 중국 지리그룹 소속인 덕분이다.
디자인은 SUV지만 매서움을 표현했다. 휠베이스는 길게, 오버행은 짧은 비율을 갖도록 했다. 특히 엔진이 사라지면서 전면부 디자인 자유도가 크게 향상됐다고 강조한다. 덕분에 전면부를 슈퍼카를 연상시킬 정도로 과격하게 표현할 수 있었다. 얇은 형태의 LED 램프는 주간주행등과 방향지시등 역할을 하며, 하단 안쪽에 매트릭스 LED를 갖춘 메인 조명이 숨겨졌다. 주행 상황에 따라 공기 통로를 막거나 열 수 있는 가변식 그릴도 갖췄다.
측면에는 디지털 미러가 장착돼 실내에서 디스플레이를 통해 후면을 볼 수 있다. 실내 리어뷰 미러도 카메라가 촬영한 영상을 디스플레이로 보여주는 방식이다. 휠 크기는 23인치에 이르며 전륜에는 10피스톤 캘리퍼와 카본 세라믹 디스크를 선택할 수 있다.
후면부도 일반적이지 않다. 일자로 연결된 리어램프 양 측면은 커다란 공기 배출구가 자리하고 있다. 상단에는 분할식 루프 윙이 하단에는 거대한 디퓨저 디자인을 갖췄다. 리어램프는 차량이 잠기거나 열릴 때 독특한 표현을 해줄 수 있으며, 배터리 충전 상태일 때는 어느 정도 충전됐는지 보여주는 기능도 한다.
로터스의 공기역학 설계도 일렉트라에 반영됐다. 전면부를 통해 들어온 공기는 후드와 측면을 통해 흐를 수 있도록 만들었다. 또, 전륜 펜더 부위, D-필러 부분에도 공기 흡입과 배출을 위한 통로를 추가해 저항을 줄이면서 공력성능을 높이도록 디자인했다.
공기저항을 감소시키기 위해 일렉트라의 전면 유리와 후면 유리 상단부에는 라이다(LIDAR) 센서가 숨겨져 있다. 필요할 때 모습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일렉트라 디자인과 공기역학 성능을 높이면서 최신 기술까지 갖출 수 있게 만들었다.
로터스 최초로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PA(Electric Premium Architecture)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저 중심 설계를 바탕으로 핸들링 성능을 높였으며, 배터리 용량과 모터 등을 다양한 차급에 맞춰 변화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차체는 모두 탄소섬유로 제작해 무게를 감소시켰다. 여기에 외부 패널은 알루미늄으로 만들어 전기차임에도 최대한 가벼운 무게를 가질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일렉트라의 길이 x 너비 x 높이는 각각 5103 x 2135 x 1630mm이며, 휠베이스는 3019mm의 크기를 갖는다. 참고로 람보르기니 우르스는 5112 x 2016 x 1638mm에 3003mm의 휠베이스를 갖는다.
차량이 운전자를 반기는 기능도 갖췄다. 차키나 스마트폰 앱을 활용해 잠금을 해제하면 조명이 켜지고 액티브 그릴이 작동하며 수납식 도어 핸들이 돌출돼 운전자를 맞이한다. 실내로 들어서면 내부 조명과 각종 사운드 효과를 통해 로터스의 세계로 왔음을 알려준다.
인테리어는 스포츠카보다 럭셔리카를 지향한다. 극세사, 고급 울, 탄소섬유 등 고급 소재로 실내 넓은 부위를 감쌌으며, 뒷좌석 시트 구조에 따라 4인승과 5인승 구조를 선택할 수 있다.
수납공간도 넉넉하다. 스마트폰 무선 충전 패드, 눌러서 사용하는 다양한 크기의 컵홀더, 1리터 병을 수납할 수 있는 도어 수납공간 등을 갖췄다.
센터페시아에는 15.1인치 크기의 OLED 터치스크린이 탑재된다. 새롭게 개발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해 차량 대부분을 컨트롤하는 것이 가능하다. 대신 계기판은 상당 부분 축소됐는데, 높이 30mm에 불과한 띠 형태의 모니터가 운전석부터 조수석까지 연결됐다. 계기판에서 최소한의 정보만 보여주며, 부족한 정보는 증강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AR HUD)를 통해 전달한다.
앰비언트 라이트도 갖췄다. 단순 실내 분위기 변화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닌 전화 송수신, 실내 온도 변화, 차량 배터리 충전 상태 등을 조명 효과로 운전자에게 전달하는 역할도 한다.
뒷좌석은 독립적인 공간을 갖는 것을 목표로 한다. 4인승 모델의 경우 2열 시트는 독립 세미 버킷 시트가 탑재되며, 중앙에는 2개의 컵홀더와 9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무선 충전 트레이 등으로 구성된다.
새로운 사운드 시스템도 탑재했다. 영국 KEF를 통해 공급받은 사운드 시스템은 기본형 15개 스피커와 1380와트의 출력을, 상급형은 23개 스피커와 2160와트 출력을 갖는다. KEF만의 유니-Q(Uni-Q) 기술과 3D 서라운드 사운드 기술을 통해 높은 수준의 음향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금색 스피커가 그대로 노출된 디자인이 특징이다.
라이다 센서까지 활용해 ADAS 성능을 높였다. 차량 전면과 후면 상단, 전륜 휠아치 등에 숨겨져 있는 센서는 필요하면 밖으로 나와 주변 환경을 정확하게 확인해 주는 역할을 한다. 덕분에 현재 레벨 2 수준의 운전자 보조는 물론 향후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부분적인 자율주행까지 가능하다.
일렉트라에는 2개의 모터가 앞바퀴와 뒷바퀴에 각각 탑재된다. 합계 600마력을 발휘해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3초 미만 도달을 목표로 한다.
배터리는 100kWh 용량이다. 800V 시스템을 사용해 350kW 초고속 충전도 가능하다. 완속 충전도 빠른 편인데 22kW까지 지원한다. WLTP 기준 1회 충전 주행거리는 600km 이상이 목표다.
에어 서스펜션이 탑재돼 고급스러운 승차감과 지상고 조절이 가능하다. 여기에 후륜 조향 시스템, 액티브 안티 롤바, 토크 벡터링 등 빠르게 달리기 위한 요소도 갖췄다. 주행모드는 레인지(Range), 투어(Tour), 스포트(Sport), 오프로드(Off-Road), 인디비주얼(Individual)로 구성된다.
로터스의 새로운 시작을 알릴 전기 SUV 일렉트라는 2023년 중국, 영국 및 유럽에서 판매가 이뤄질 계획이다. 가격은 미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