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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판 노르망디 상륙작전’으로 대반격 노릴 듯
유태영입력 2023. 6. 6. 19:03수정 2023. 6. 6. 21:38
노르망디 상륙작전 기념일 이틀 전
동시다발 공격 나서 ‘상징성’ 부여
일정 성과 땐 전투기 지원도 탄력
제2차 세계대전의 판세를 바꾼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재연을 노리는 우크라이나군의 대반격은 이미 시작됐거나 예비 단계에 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반격의 목표는 러시아군에 빼앗긴 영토를 최대한 되찾는 것이다. 일정한 성과를 낸다면 서방의 F-16 전투기 지원 논의에도 탄력이 붙을 수 있다.
손 들어올린 우크라군 장갑차에 탑승한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5일(현지시간)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하르키우의 보브찬스크 마을에서 주먹을 들어 보이며 승리를 기원하는 손짓을 취하고 있다. 보브찬스크=로이터연합뉴스 |
최대 후원국인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와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F-16 지원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8일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의 회담에서도 추가 군사 지원 논의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크라이나군이 F-16 확보로 제공권까지 보강해 러시아군을 한계 상황으로 내몰면, 영토를 전부 수복하지는 못하더라도 추후 진행될 휴전 내지 평화 협상에서 유리한 고치를 차지하게 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여러 차례 러시아군의 완전 철수와 영토 회복을 협상의 조건으로 내세운 바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동시다발적 공격에 나선 지난 4일은 마침 노르망디 상륙작전 디데이(D-Day·1944년 6월6일) 기념일 이틀 전이었다. 뉴욕타임스(NYT)는 “물론 공세 시작 시점은 새로운 부대의 훈련 및 무장 속도에 따라 결정됐겠지만, 2차대전 당시 연합군이 유럽 탈환 작전을 시작한 날에 반격 시기를 맞춘다는 상징성은 많은 국가를 자신의 대의에 동조하게 만든 ‘소통의 달인’(Master Communicator) 젤렌스키가 놓치기 싫었을 것”이라고 짚었다.
미국 관료들은 NYT에 “우크라이나 측이 정확한 반격 시점을 통보하지는 않았지만 특정 기간을 제시했다”며 “이날(4일)은 해당 기간 안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미 관료들은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의 정확한 위치와 전력 파악을 위해 초기 공격을 시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위장, 기만, 주의 분산 등의 요소가 섞였을 가능성이 있어 대반격 착수의 정확한 시점은 판독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와의 회담 도중 우크라이나 대반격이 성공할 것이냐는 언론의 질문에 '행운을 빈다'라는 의미의 손가락 제스처를 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따로 하지 않았다. 워싱턴DC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해 9월에도 남부 헤르손을 공략할 것처럼 한 뒤 동부 헤르손을 치는 성동격서 전략으로 효과를 본 적이 있다.
미국은 대반격과 관련해 공식적으로는 말을 아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반격 성공 가능성을 묻는 언론 질문에 답변 대신 한 손을 들어 손가락 두 개를 교차하는 모양을 만들었다. 행운을 빈다는 의미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브리핑에서 “그것(반격 여부)은 우크라이나군이 말해야 할 사항”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번 공격에 투입된 것으로 확인된 부대가 2개 기계화여단뿐인 점을 들어 아직 대반격이 본격화하지 않았다고 봤다. 우크라이나는 올 초부터 서방으로부터 지원받은 레오파르트2 등 전차를 활용해 기계화여단 9개 등 최소 12개 여단을 편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부대는 모처에서 차후 작전을 준비 중일 수 있다.
일부 서방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군이 동부 전선에 집중하는 듯하다 크름반도와 러시아 본토 간 통로 차단을 위해 남쪽에서 대반격에 나설 수 있다고 관측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4일(현지시각) 한 우크라이나 군인이 장소가 알려지지 않은 곳에서 손가락을 입에 대고 침묵을 강조하는 영상을 공개하며 러시아 대반격에 대한 공식 발표는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AP뉴시스
지난 4일 도네츠크 5개 전선을 따라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 공세에서 우크라이나군은 남서부의 소규모 마을 벨리카 노보실카를 공격했다가 퇴각하는 모습을 연출한 직후 보다 남쪽에 위치한 노보도네츠케 마을을 타격, 진주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보도네츠케는 러시아가 병합한 크름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육상통로의 일부인 베르댠스크 지역과 100㎞ 근거리에 위치해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이 방향으로 공세 작전을 수행해 영토를 수복한다면 러시아군 보급을 차단하는 동시에 지난해 처절한 포위전 끝에 빼앗긴 도네츠크 남부 최대 도시 마리우폴까지 사정권에 넣을 수 있게 된다.
유태영 기자, 워싱턴=박영준 특파원https://v.daum.net/v/202306061903161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