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풀무원 지방사업부장으로 부임하고 보니,가장 큰 문제중 하나가 전조직원들과의
의사소통을 어떻게 하느냐의 문제였다.
첫째로 우선 나의 관할지역은 아주 넓었다.
서울.경기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전지역이었으니,그렇다고 지역이 넓고 크다는 탓만 하고 있을 수는 없고.
중요한 것은 어떻든 실적을 올려야했다.그래야 남승우 사장앞에서 무슨 말을 해도 말발이 서니.
둘째로는 조직원들 70여명은 운전기사와 판촉사원들이었고 관리직은 각지역 팀장과 경리 여직원들뿐이었다.
셋째.직원들의 학력이 그리높지 않았기 때문에 단순하게 정리해서 이해시켜야했다.
그런데다가 풀무원 식품은 창업초기(풀무원은 1984년 창업되었슴)라서
그자체도 시스템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았고,하물며 지방의 시스템은 말할 나위 없었다.
어느것 하나 사업부장의 생각이나 회사 생각이 전달되지 않았다.
그런데 남사장은 매출신장을 최우선으로 회사를 경영해 나갔다.
그렇더라도 매출신장에 뒤따르는 각종경비처리,세무자료,보고등 관리문제는 실질적인 책임자인
사업부장의 몫이었다.
그래서 연구해 낸 것이 이른바 카코스(CACOS)였다.이른바,전자동의사소통시스템
(Complete automatic communication system)이었다.
풀무원에서는 일일보고.주간보고.월간보고.분기별보고.연간보고, 이공장.저공장 방문등
오줌누고 뭣볼 수 없이 바빴다.
이러한 복잡한 상황을 제대로 관리하기 위한 시스템이었다.
지방사업부장으로 부임한 후 6개월쯤 지나서 남사장.부사장 그리고 회사임원등 7-8명이
순회보고를 받으러 왔다.1차로 업무보고를 끝내고,"이제부터 제가 연구한 Cacos를 발표하겠습니다.
혹 카코스가 무엇인지 아십니까?"하자, 무슨 마케팅 전략책에서 나온 것이지 알고
서로 돌아보며 물었지만 알리가 없었다..
그러더니 남사장이 "어디 한번 들어봅시다"이때 발표한 것이 카코스였다.
20여명의 임원과 지방사업부 각지역 팀장앞에서
카코스를 보고 드렸더니,보고가 끝나자,
"아~~역시 고이사야.오는 저녁에는 고이사 술을 싫컷 마시게"하고 웃었다.
이때 나와 같이 호남출신 두명중 한 명인 전남 여수가 고향인 나의 전임자
이 이사는 "오늘 고이사 한건했네.다음번 승진은 따놓은 당상이야"했다.
운동권 출신의 이 이사는 아주 열정적인 성격의 마케팅 전문가로 20여년이 지난 지금
풀무원 계열회사 사장으로 재직중이다.
지방의 모든 팀장들도 그날의 보고에 대해 사장과 임원들의 칭찬이 이어지자,어깨를 으쓱댔다.
그리고 훗날 나는 주피터 국제결혼회사를 경영하면서 풀무원시절 연구했던 Cacos를 경영에
도입했슴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