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는 재물에 대한 탐욕을 경계하시며
‘어리석은 부자의 비유’를 말씀하신다.
그는 많은 소출을 거두어 편안한 삶을 살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였지만,
하느님께서는 그의 삶이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는 것을 지적하신다
욕심 많고 쾌락적인 한 사람이 죽어서 저세상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그곳은 그야말로 그가 살기에는 참으로 안성맞춤이었습니다.
온갖 하인들이 그를 섬기고, 주위에는 무엇이든지 풍부했습니다.
그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지 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주 만족해하며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내가 이렇게 욕심이 많아도 하느님께서는 나를 천국에 보내 주셨구나.’
그런데 이러한 생활도 하루 이틀이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지루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아쉬울 게 없다 보니 처음에는 좋았던 것들도 하나하나 싫어졌습니다.
더 이상 희망할 무언가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하인들에게 이렇게 물어보았습니다.
“나 참! 이상하네.
천국에 왔으면 행복해야 하는데, 지루하고 아무런 희망도 없네.
이 어찌 된 일인가?”
그러자 하인이 대답하였습니다.
“지금 이곳을 천국으로 아셨단 말입니까?
당치도 않은 말입니다. 이곳은 지옥입니다.”
그렇습니다.
아무리 자기가 원하는 것이 풍족하거나 넘친다 해도
희망할 것이 없는 곳은 지옥입니다.
왜 그렇겠습니까?
그곳에는 자기가 원하는 것들만 있지,
하느님께서 계시지 않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원하는 것은 한계가 있을 따름입니다.
그것은 결국 한계를 드러내어 지루함으로 이어지고 맙니다.
그래서 구약 성경의 코헬렛은 이렇게 말합니다.
“허무로다, 허무! 모든 것이 허무로다!”(1,2)
오늘 복음에 나오는 어리석은 부자가 진정 어리석은 이유는
하느님 없이도 행복할 수 있다고 믿는 데 있습니다.
하느님 없이 나오는 행복이란 없습니다.
일시적인 만족이나 안정은 있을지언정
그것은 결국 허무함과 지루함으로 치닫게 될 것입니다.
오직 하느님만이 참된 행복을 보장하십니다.
우리는 그러한 행복을 바라고 있습니까?
“자신을 위해서는 재화를 모으면서
하느님 앞에서는 부유하지 못한 사람이 바로 이러하다.”
(루카 12,21)
하늘나라의 재물은
세상의 재물과는
사뭇 다르다네.
세상의 재물은
우리 눈에 보이지만
하늘의 재물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것.
세상의 재물은
아무리 모아도
우리 것이 될 수 없지만
하늘의 재물은
우리가 쌓는 것보다 더 많이
우리 것이 된다네.
- 김혜선 아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