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능력을 디자인해드립니다." 대화동에 위치한 고양여성인력개발센터의 전화 안내 멘트다. 임신, 출산, 육아로 전업주부 생활을 하다가 다시 직업 전선에 나서려니 경력 부족에 자신감도 없어 망설이는 여성들이 많은 게 현실. 이들을 위해 교육을 해주고 취업까지 연계해주는 곳이 있다. 일하고 싶은 여성들의 도전을 환영하는 곳, 고양여성인력개발센터를 찾아봤다.
▲ ‘영어 연극·뮤지컬 기획자(지도자) 양성 과정’을 수강하는 주부들이 공연 실습중 한자리에 모여 포즈를 취했다.
일하고 싶은 여성들의 터닝포인트가 되는 곳
“고학력 전업주부들이 다시 일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교육이 필요합니다. 직업훈련을 통해 고능력, 고임금, 고부가가치를 갖춘 전문직으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여성들을 배출하는 게 저희 센터의 목표입니다.” 따라서 교육 내용은 단순히 문화, 취미 활동을 넘어 전문과정이 많다는 게 유혜림(50) 관장의 설명이다. 경기도가 지원하고 사단법인 한국여성지도자연합이 운영하는 직업교육 전문 훈련기관인 고양여성인력개발센터. 취업을 원하는 전업주부를 위해 맞춤형 직업교육을 진행한다. “센터에 오면 우선 직업선호도와 성격유형검사(MBTI)를 실시해 적성검사와 진로탐색을 합니다. 이에 맞는 다양한 직업 강좌를 수강하며 실습과 현장교육을 병행하죠. 수료 후에는 직업상담을 통해 유망 직종을 소개하고 일자리를 알선해 줍니다.” 교육으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 취업까지 연계해준다는 게 센터의 특징. 2007년 취업률은 55%에 이른다.
국비 지원으로 저렴하고 수준 높은 프로그램
현재 1만3000명의 회원 가운데 지난 1년 이곳을 거쳐간 수강생만 1500여 명. 남성도 수강할 수 있지만 수강생의 95% 이상은 여성이다. 1년간 센터에서 진행되는 70여 프로그램 가운데 30여 개는 국비 지원 프로그램이다. 저렴하면서도 수준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어 당연히 경쟁률은 치열하다. 관련 분야 시험과 면접 등 까다로운 과정을 거치는데 선발기준은 취업 의지가 강할 것, 하고자 하는 분야에 대한 사전 지식이 있을 것, 제반 여건이 교육에 방해가 되지 않을 것 등이다.
국비로 진행되는 교육 중 인기 프로그램은‘영어 연극·뮤지컬 기획자(지도자) 양성 과정’이다. 현재 어린이 영어 뮤지컬 극단 ‘날으는 자동차’ 단장인 우승주(40)씨의 지도로 수강생들은 막바지 졸업 공연 준비가 한창이다. 수강생 김윤정(33·역촌동)씨는 영어강사였던 전직을 살려 수료 후 학교의 영어 뮤지컬 특기적성 강사가 되는 게, 김지민(38·탄현동)씨는 기획사를 창업하는게 꿈이다. “고학력이지만 임신, 출산으로 취업 기회를 놓쳤는데 실용적인 영어교육을 할 수 있고 수요가 많아 전망이 밝아요. 저 자신이나 아이에게만 쏟던 에너지를 밖으로 표출할 수 있는 기회를 만나게 돼 반가워요.” 김지민씨는 주부라서 아이들을 상대로 하는 직업이 더없이 맞는다고.
이 밖에 유료 프로그램으로는 직업능력개발 과정과 사회문화 과정이 있는데 서로 연계해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취미로 사회문화과정를 수강하다가 지도자 과정과 자격증 취득을 할 수 있는 직업능력개발 과정을 수강할 수 있는 것. 예를 들면 꽃꽂이 강의를 듣다가 화훼장식 기능사 자격증 과정을 이어서 수강하는 식이다.
“생각을 실천으로 옮기세요, 지금 바로!”
센터에서는 앞으로 여성친화적 프로그램뿐 아니라 도전 직종도 개발할 예정. “ 킨텍스와 한류우드, 파주 LCD단지와 출판단지 등 지역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려고 합니다. 여성이 사회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가정과 사회의 간격을 줄이는 프로그램도 필요하고요. 경력 단절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기 위해 기본 소양 과정도 함께 진행할 겁니다. 한 가지 당부하고 싶은 것은 단순히 자기만족을 위한 수강은 자제 해주셨으면 합니다. 경제활동이 절실한 다른 여성이 기회를 잃을 수도 있으니까요.” 재취업을 망설이는 전업주부들에게 유 관장은 말한다. “일하겠다고 생각했으면 바로 실천에 옮기세요. 지금이 가장 적절한 시기니까 놓치지 마세요. 그리고 자투리 시간 2시간만 교육에 투자하세요. 그 2시간이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12~1월에는 방학 특강이 마련돼 있다. 회원과 자녀를 위한 컴퓨터, 마술교실 등이 진행된다. 국비지원 과정 등 모든 프로그램은 3월 개강에 앞서 2월 중순부터 수강생을 모집할 예정. 국비는 온라인 접수만 가능하고 그 외 과정은 전화와 방문접수를 할 수 있다. 수강생 자녀를 위한 놀이방도 운영하고 있어 수강시간 동안 자녀를 맡길 수 있다. 시간당 1000원. 위치 대화동 성저마을 2단지 내. 문의 (031)912-8555 www.kycenter.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