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쯤 일어나 리조트 카페테리아에 가니 뷔페식으로 조식을 준비해놓았습니다. 계란 후라이 둘과 빵. 닭백숙을 조금 먹고 커피 마시니 일단 아침으로 충분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해변을 한바퀴 둘러보는데 현지인이 호객행위 합니다. 호핑투어 하는데 $50한다며 가잡니다. 이런저런 핑계 대다가 왔다 갔다 하니 40불까지 하잡니다. 일단 거절하고 리조트 수영장에 옆방일본친구커플과 풀장에서 수영했습니다. 규모는 작지만 야자수 그늘아래 수영할 수 있는 곳이 있다니 좋았습니다.
12시경 가이드가 와서 의례하는 옵션 선택하랍니다. 사실 오기 전에도 자유여행을 원했고 그게 안되면 이삼일 리턴 연장까지 신청했지만 일단 패키지 상품으로 오고 나니 혼자 움직이긴 그렇더군요. 할 수 없이 다이빙. 어메이징쇼. 호핑투어. 마사지. 기본적인 것들만 옵션에 넣었습니다. 패키지라 저렴하게 온거라 옵션 너무 배면 가이드 수입 및 전체 일정도 맞추기 어려울 거 같아서요. 하지만 호핑투어 하나만 봐도 옵션80불인데 절반에 가능하고 사실 여행지에서 현지인과 흥정하는 것도 여행의 즐거움중 하나라서 아쉬운 마음도 없지 않습니다. 점심 한국인이 운영하는 곳에서 삼겹살 먹고 다이빙하러 갔습니다. 약 40분 정도 간단한 교육 받고 얕은 물에서 잠시 연습하고 바로 다이빙포인트로 이동합니다. 입으로 숨쉬는 게 처음엔 익숙하지 않아서 호흡이 불안했는데 잠시 지나니 편안해 집니다. 눈앞에 펼쳐진 수많은 물고기와 산호초.. 세부 오기 정말 잘했다 싶습니다. 호흡기 떼고 사진 찍고 하니 물 안에서의 시간이 너무나 아쉽게 끝납니다.
숙소로 이동 씻고 저녁노을 보고있으니 호핑투어 하자던 아저씨 또 접근합니다. 지성이면 감천 이라는데 이용하진 않더라도 이야기나 하자 싶어 이름을 물으니 이곳(IGOT)이랍니다. 다시 올지 어떨지 모르지만 한국가면 인터넷을 통해 추천해 주겠노라고 이야기 하니 헨드폰번호까지 적어주면서 $35에 해주겠답니다. 오~ 이곳(I-GOT)에는 정찰가격이 없군요
어메이징쇼(게이쇼)보러 이동합니다. 사실 게이 쇼 별로 일 것 같아 나이트투어하면서 카지노에 베팅도 한번 해보고자 했는데 이건 가이드가 순전히 추천합니다. 물론 인솔이 편한 점도 있을 거구요. 별로 내키진 않았지만 맥주 마시며 쇼를 보는데 우왕~~ 정말 혼란스러울 정도의 미모의 게이들이 공연을 하는데 눈을 떼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야하다거나 하진 않습니다. 어린이들도 보니까요. 정말 연예인 뺨치는 외모에 아무리 봐도 여자인데 자꾸 보고 있으면 정체성의 혼돈을 느끼게 합니다. 물론 몇몇 무희는 여자처럼 꾸몄으나 굵은 목젖과 남자다운 근육도 보입니다. 하지만 주인공 인듯한 두 세 명은 그야말로 탄성을 자아내게 합니다. 혹 정말 여성을 섞어놓은 건 아닌지요???? 신나는 음악과 캐롤송 열정적인 무대에 빠져 한시간이 금방 지나갑니다.
사진이 흔들렸습니다.
숙소로 돌아와 산미겔 맥주 마시며 모자란 잠과 다이빙으로 피곤하여 일찍 잠자리에 듭니다. 다음날 식사 후 호핑투어 하는 곳으로 이동합니다. 작은 쪽배로 투어 하는 배까지 이동하는데 10명이 타니 얕은 모래에 얹혀 배가 잘 나가지 않습니다. 호핑투어 하는 배로 이동 한 20분쯤 신나게 달리니 작은 섬을 앞에 두고 먼저 온 배들에서 내린 분들 스노클링 하고 있습니다. 수경. 오리발. 구명조끼를 간단히 입고 물속을 구경하는 건데요. 바닷물이 열대지방이라 국내처럼 차지 않아서 한시간이고 아늑하게 즐길 수 있어 좋습니다. 또 물고기는 어찌 그리 많은지. 빵조각을 손에서 풀어주면 한 가득 모여듭니다. 물속을 구경하고 있는데 호핑투어를 인솔하는 현지인 아니(ARNIE)란 친구가 벵에돔 처럼 생긴 제법 큰 고기를 쫓고 있습니다. 한 50 CM는 족히 넘어보이는데 배에는 다른 물고기를 하나 붙여서 느릿느릿 헤엄쳐 다니더군요. 어릴 적에 작살로 고기도 잡아본 경험도 있어서 같이 몰아봅니다. 잡힐 들 말 듯 멀리 도망치지도 않다가 손을 뻗으면 저 앞으로 가있고 그렇게 한 30분을 따라다니다 보니 절대 맨손으로 잡을 수도 없거니와 물고기가 우리를 갖고 논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피식 웃음이 납니다. 또한 경비하는 분이 있는데 원칙적으로 물고기 산호초 채취 못합니다. 호핑투어를 마치고 낚시포인트로 이동 한 30분쯤 낚시 하는데 싱싱한 새우미끼만 열심히 준 것 같습니다. 야자수 열매 시원하게 마시고 씨푸트 먹으러 이동합니다. 사실 이섬에는 이 씨푸드 레스토랑 하나 밖에 없군요
. 싱싱한 씨푸드를 먹고 있으니 포토맨 포함 그곳 노래하시는 분이 팝송과 낮에 익은 한국노래를 맛깔 나게 불러 줍니다. 5불의 팁을 드리니 좋아합니다. 호핑투어가 가격대비해서 가장 필리핀을 재미있게 즐길수 있는 상품이라 생각됩니다. 배도 불러 사진 찍으러 나왔는데 정말 천진난만한 아이들이 놀고 있어 사진 찍어준다고 하니 많은 아이들이 몰려와 포즈를 취해 줍니다. 티없이 맑은 모습입니다.
가이드는 아이들 1달러 1달러하면서 접근해 오니까 무시하라고 하지만 정말 여느 어린이들의 모습보다 몇 배는 순수하고 티없이 맑은 모습입니다. 돌아오는 배에서 아니와 일본친구 류와 함께 한 컷 담았습니다. 이렇게 봐서는 누가 현지인인지 구분이 어렵습니다.ㅋㅋ 아니 류 모두 24살 동갑입니다. 아니는 아직 미혼이고 혹시 자기 배냐고 물으니 사촌형 건데 자기는 한달 40불 받는 가난한 사람 이라는군요. 여자친구는 있냐고 하니 돈을 못 벌어서 없다 합니다. 팁이 없으면 생활이 안되겠다 싶어 우리팀 8명이 마련한 팁을 5불 주었습니다. 혹시 필요할까 싶어 전화번호와 이멜을 물으니 전화번호 적고 이메일은 몇 년전에 취득한 스쿠버 자격증을 꺼내서 보고 열심히 적습니다. ㅎㅎ 괜한걸 물었구나 싶은데 더 황당한건 @yahoo.com 앞에 영어 글자수가 24자나 됩니다. 이게 가능한 일인가요 ㅎㅎ.
사는 곳이 묶고 있는 탐블리 리조트에서 멀지 않다고 하여 이야기라도 할까 하여 저녁에 맥주 사겠다고 오라고 하니 그러겠다 하여 7시에 로비에서 만나자고 합니다. 참고로 필리피노 영어실력은 훌륭한 편입니다. 발음이 우리랑 틀린 데가 있긴 하지만 우리네보단 훨씬 영어식 발음에 가깝다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301호로 오라고 하니 현지인들 들어 갈수 없다고 로비에서 기다려 주라고 합니다. 스파를 들러 맛사지를 한 시간쯤 받으니 몸이 풀립니다. 저녁 먹고 로비에서 기다렸으나 오지않아서 전화 해봅니다. 신호는 가는데 받지 않는군요. 7시 40분까지 기다리다가 다시 전화해도 역시 받지는 않습니다. 아니(ARNIE),, 이것이 말로만 듣던 필핀식 거절이란 말인가????!!! 책에서 읽었는데 필리피노는 YES, OR NO라고 잘라 말하지 않는다는 군요. 적당히 응해주면 그게 거절의 의미인지를 알아차려야 하고 그러는 게 상대를 배려하는 거라나. 어쨌든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지프니를 타고 근처 민속공연 하는 곳에서 간단히 맥주 마시고 공연을 봅니다. 어제 어메이징쇼의 강도가 너무 세서 그런지 약간은 시시하다 싶어 빨리 자리에서 일어나 지프니를 타고 숙소를 향하려는데 아이들이 캐롤송을 불러주며 출발하는 우리를 향해 메리 크리스마스~ 합니다. 아참 내일이 크리스마스 이브군요. 한여름에 그것도 처음 와본 낮선 땅에서 아이들의 크리스마스 인사는 묘한 기쁨을 줍니다. 호텔식당에서 맥주를 시켜놓고 마지막 날을 즐기는데 공연하는 분들이 테이블로 와서 팝송과 캐롤을 불러주고 추천곡도 받아줍니다. 그렇게 한여름의 크리스마스는 절정을 향해 갑니다.
첫댓글 좋아보이네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