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제보자>는 2005년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궜던 황우석 박사의 배아줄기세포
논문조작사건을 다루고 있다. 2004년 당시 미국의 과학잡지 <사이언스>에 게재된
이 논문은 배아줄기세포를 난자와 정자의 만남 없이 체세포를 이식하여 배양에 성공했다고 했다.
즉, 수정되지 않은 난자에 복제기술을 통해 체세포를 이식하여 줄기세포배양을 획기적으로
늘렸다는 것이었다. 그는 이미 동물복제에 성공했기 때문에 그의 논문은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런데 후에, 체세포를 이식해 배양한 줄기세포는 없었으며, 이 논문은 조작된 것이라고 판명됐다.
그러나, 사실 이 논란은 지금도 꺼지지 않고 있다. 올해 초 황박사가 미국 특허청에
‘배아줄기세포의 제조방법’을 등록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때 맞춰 ‘추적 60분’은 정부가
황박사의 연구진행을 방해했다는 보도를 냈다. 그러나 현상이 아닌 본질문제에 접근해
보면, 배아줄기세포의 제조방법을 등록했다고 해서, 등록된 절차에 의해 배양된 줄기세포가
진짜로 있는지 아닌지는 별개의 문제다. 미국 특허청에서 특허를 인정해 준 것은 배아줄기세포의
제조방법뿐이기 때문이다.
영화 <제보자>의 ‘제보자’는 이장환박사의 배아줄기세포 연구팀원의 리더였던 심인호팀장이다.
이장환이 매스컴을 통해 노벨상에 가장 유력한 한국의 과학자란 타이틀로 유명세를 탈 즈음,
‘PD 추적’ 윤민철기자는 제보자의 전화를 받는다. 윤민철은 불법적으로 증여 받은 난자가
뉴먼메디컬이라는 불임클리닉에 흘러 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파악하고 있었고,
이 병원이 이장환이 운영하는 한국대학교 줄기세포연구소의 협력병원임을 알고 있었다.
의심하던 차에, 이 줄기세포 연구의 핵심이었던 심인호의 제보가 들어온 것이다.
한강변에 세워둔 차 안에서 심인호는 이렇게 묻는다.
“피디님, 진실과 국익 중에 어느 것이 우선인가요?”
“진실이 우선이죠. 그게 궁극적으로 국익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심인호는 자신은 아무런 증거도 없다고 한다. 그런데도 그의 말을 믿어주겠느냐고 하면서,
“줄기세포는 없다”고 한다. “증거는 없다”라고 말한 이유는, 줄기세포는 “없기”때문에 보일
증거가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이것이 확실한 증거였다. 심인호는 이장환의 연구소에 있으면서,
<사이언스>지에 논문 게제일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자, 없는 줄기세포를 있는 것과 같이
조작해서 논문을 실었다고 밝혔다.
윤민철은 논문조작의 증거를 찾기 위해서 발 빠르게 움직인다. 그런데 취재마다 막아서는
거대한 벽은 이장환의 권력이다. 영화의 중간중간 “이 바닥에서 이장환에게 반기를 들면
어떻게 되는지 아느냐?”라는 말이 반복된다. 제보자 심인호는 이 바닥, 곧 의료계에서 완전히
찍힌 상태다. 진실을 선택 헸을 때, 세상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영화는 진실이 실종된 과학은 일반인은 물론 언론과 종교인까지 무지의 어둠과 맹목적 선동으로
몰아 넣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시골교회의 한 목사는 하나님이 아닌 이장환이 휠체어에 앉아있는 아들을 일어서게 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고, 이장환이 복제한 개를 기르고 있는 불교사찰의 주지는 암이 온 몸에 퍼져
가만이 누워만 있는 개를 ‘얌전하다’고 칭찬하기에 바쁘다.
영화는 거세지는 비난여론에 진실을 지키려는 사람들의 고난을 보여주고 있다.
방송사 이사들과 나중에 청와대측에서도 ‘PD 추적’의 보도를 중지하라고 하지만,
방송은 마침내 보도된다. 영화는 ‘진실과 국익’사이에서 고민하는 것을 골자로 기자들에게,
방송에게, 의학계와 종교계와 시민들에게까지 질문을 던지고 있다. 진실은 불편해도 알아야 하고,
진실에 기초할 때 우리의 삶과 국가는 더 더욱 굳건해 진다는 메세지를 담고 있다.
첫댓글 진실 해야겠어요 ~~~~^^
그렇습니다
따뜻한 글 주셔서 고맙게 읽었습니다
행복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