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에 운동삼아 부부가 도시농장을 한바퀴 돌았다. 지난 3월25일 개장한 도시농장은 11월25일 까지만 운영을 한다. 농사하는 사람들로서는 기간이 좀더 길면 좋겠지만 관리규정상 9개월만 경작을 허용받게 된다. 관리인력들이 농장의 내년농사를 위한 뒷정리를 해야하다보니 불가피한 조치라 생각된다.
농장을 돌다보면 미처 수확을 못한 작물들도 더러 눈에띄게 된다. 바로 이러한 챤스를 기다리는 주민들이 있다. 주로 농장 주변의 아파트에 거주하는 외국인 이주민들이다. 특히 조선족 동포들이 90%. 원래 조선족들은 중국에서부터 이민족들과 경쟁하며 살아온 유전자의 영향으로 삶의 지혜가 뛰어나다. 다만 그 지혜만큼 몸이 부지런하지 못한 것이 단점일 것이다. 그들은 농사를 싫어한다. 하지만 남이 농사짓고 남겨진 이삭을 줍는 일에는 양보가 없다.
아내도 덩달아 함께 돌아보니 의외로 제대로 자라지 못한 쪽파들이 생각외로 많다. 우리는 밭이 있으니 밭에 심으면 봄에 종자로 사용이 가능하다. 그리고 대파는 베란다의 화분에 심으면 겨우내 먹을 수 있으니 이 또한 반가운 일이다.
내가 재배한 작물이 아닌 타인이 재배한 작물을 수확하는 습관은 인간을 나태하게 만들고 더 발전해 남의 작물을 절취하는 도둑이 되게 한다. 매우 안좋은 습관이다. 하지만 울타리가 없는 도시농장은 막을 길도 없을 뿐더러 관라하시는 분들도 자기들의 일이 있다보니 이삭줍기 하는 아낙네들의 발길을 단속하지도 못한다.
하나님은 농부에게 나그네를 위해 이삭을 남겨놓으라고 명령하신다. 약자를 위한 배려이다. 다행히 한국은 복지국가이다. 그러다 보니 전국민중에 먹을 것이 없어서 굶는 사람은 없다. 다만 그러한 경로를 몰라서 이따금 굶어죽었다는 비극적인 뉴스를 접할 때도 있다. 적어도 그들이 교회만 다녔어도 그런 비극은 예방이 가능했을 것이다.
교회마다 찾아다니며 등치는 전문가들도 있다. 하지만 이들을 돕는 것은 옳지 못한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 이미 정부로부터 수급비를 받으면서도 그러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혜로운 방법이 있다. 이들에게 절대로 현금을 주지말고 계좌로 입금해주면 된다. 계좌로 돈이 입금되면 금융자산으로 쌓이게 되면서 1년에 두번 사회복지 전담부서에서 결산을 내게되고 그 결과에 따라 수급자 혜택에서 탈락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경험이 많은 구걸자는 더이상 구걸행위를 못하게 된다.
교회라고 모든 구걸자에게 돈을 줄수는 없다. 정부에서 빈민구제를 하고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노리는 것은 중복혜택이다. 매우 잘못된 사고방식이다. 이삭을 남기되 지혜롭게 남겨야할 필요가 있다. 주님도 무조건적인 보조를 원하시지는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