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그 때를 기억한다.
매스컴에서는 연일 가상화폐로 시끌시끌 했고 포털사이트에도 비트코인 뭐 어쩌구 저쩌구 도배를 해댔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한 마디씩 했다.
"도대체 가상화폐가 뭐야?"
얘길 듣자니 처음 만들었을 때 피자 한 조각하고 바꿔먹던 비트코인이 지금은 2천만원 이라고 했다.
온 나라가 발칵 뒤집혀졌다.
---------------------------------------------------------------------------------
2017년 12월 이었다.
매년 연말이면 연례행사로 우리 고교동창들은 1박2일 송년모임을 갖는다.
이번엔 특별히 부산 해운대에서 라이브카페를 운영하는 친구로부터 초청 톡이 날아 들었다.
"와우, 부산 가즈아!"
우리는 15인승 캠핑카를 마련하고 기념촬영 후 씩씩하게 출발했다.
우리 중 노래방 도우미 알선책이며 입담이 철철 넘치기로 이름난 친구가 있다.
그런데 신명나는 송년여행 분위기에 편승하여 응당 중심에 자리해야 할 그가
어쩐일인지 맨 뒤인 내 옆자리 한쪽 구석으로 와 풀썩 앉더니
코를 쳐박다시피 지나칠정도로 폰에 바짝 몰두하는 것이었다.
(너 모임?)
그는 고개를 휙 돌려 나를 쳐다보고는 묘한 웃음을 짓는다.
그리곤 암행어사 마패라도 보여 주듯이 당당하게 내 얼굴에 폰을 쭉 내미는데
거기에는 무슨 주식거래 현황판 같은 가격이 용트림 널뛰는 모습과
근접하면 다칠것같은 예리한 송곳그래프가 실시간으로 삐죽삐죽 그려지고 있었다.
요즘 하도 주위에서 시끌시끌 하기에 이참에 자기도 한번 사 보았다고 하였다.
그랬다!
그것이 바로 문제의 그 것이었던 것이다.
가상화폐!
우리가 알던 그는 완전 딴사람 같았다.
서울 양재동에서 출발하여 고속도로에 진입하고 달리는 내내 우리들이 주고받는 정감대화엔 거의 무관심했고
그저 자기 폰에만 정신을 팔아
그래프의 상승과 하강에 따라 그의 얼굴은 일희일비에 때로는 킥킥거리거나 끌끌 탄식하기도 하였다.
더욱이 휴게소에서 식사할 때 조차도 폰에서 눈을 떼지 않았는데 ... 쯧쯧
저래서야 어디 음식 맛이나 제대로 느꼈을라나?
"야, 너 차례얀 마!"
(깜짝!)
"어, 어 그래?"
해운대 당구장에서도 그의 그런 행태는 계속 되었다.
폰을 보느라 자기 차례를 까먹었으며
노랑인지 하양인지 자기공 색깔도 구분 못해 버벅대는 둥 친구들의 눈총을 사고 있었다.
사실 그는 우리들 중 당구 최고수였다.
당구공의 위치와 거리를 확인 후 날렵한 자세를 취하고는
당점을 정확히 때리는 그의 예리한 눈매는 흡사 독수리 같이 날카로와
매번 친구들의 "굿샷!" 찬사를 받았다.
그런데!
"으응 벌써 내 차례야?" 하며 오른손에 당구 큐대를 잡기는 했으나 왼손의 폰에서 수월히 눈을 떼지 못하더니
느린동작으로 폰을 당구대 위에 살포시 내려다 놓으면서도
그순간 급격한 가격 변동이 발생했는지 "끄음!" 외마디 신음을 질렀다.
그리고 짧은 큐 재는 시간 폰과의 찰라 이별이 뭐가 그캐 아쉬운지 초크 칠도 생략하였고
독수리 눈은 커녕 뱁새 눈빛도 채 안보여주더니
마침내 ...
"띡!"
(앗!)
충격 삑사리 사단을 유발하고야 말았다.
지금 편먹기 내기 당구다.
이건 완전 어이없는 민폐가 아닐 수 없었다.
그날 저녁 우리의 술자리 화두는 단연 가상화폐 였다.
"세월낚시야, 너는 비트코인 안 사?"
나는 고개를 가로 저으며 껄껄 웃음으로만 화답 했다.
(인생을 사는 목적이 돈은 아니지 않겠느냐!)
그렇게 1박2일 동안 낭만의 국제도시 부산에서 원없이 꽥꽥대다 돌아오는 고속도로 길이었다.
친구들은 모다 골아 떨어지고 나홀로 차창 밖 경치를 감상하고 있을 즈음
이생각저생각 별의별 it 상상력이 스물스물 나를 자극하더니
(내가 너무 it 를 얕보고 무심했었나?).
라는 생각에 이어서 나의 상념은 엉뚱한 곳에까지 이르렀다.
혹, 지금 통용되는 모든 화폐가 싹 다 사라지고 미래에는 참말 it 가상화폐가 전세계 공통으로 사용되는건 아닐까?
만일 그렇다면 냉중엔 가상화폐를 서둘러 마련한 약삭바른 자들은 it귀족이 되어 대대손손 부를 누리고
가상화폐를 생까고 외면한 나 같이 고지식한 부류는 혹 가난을 면치 못하게 되는건 아닐까?
가상화폐, 도대체 넌 정체가 뭐임?
○ 태그
결국은 나 역시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 폰을 열어
포털사이트에 검색어를 톡톡 치기 시작했습니다.
"가.상.화.폐"
첫댓글 비트코인 가상화폐--절대함
안되는거잖아요--다 알면시롱
합법을 가장한 저런 파렴치들이
활개치는 세상을 왜 못 막을까요-??
전 아직도 그게 궁금합니다
혹자는 그럽디다
그 미친(?) 시절에 유행따라
겁나 비싸게 샀다가 폭락할 때
판 인덜이 사기다 뭐다 하지만???
쌀 때 산 진짜 꾼덜은 지금도
더 떨어질 때만 기다린다던가???
10여 년 후엔 상상초월이라나 뭐라나~
그때 가서 후회해도
난 사고 싶지 않소
그래두 짐 쌀 때 산 인덜이
대박 터지시길~~^^
아는분이 돌아가시고 난 뒤 나중 알고보니
가상화폐인가를 자녀들 모르게
몇억을 사놓고는 고민고민고민하다
병이 들어서 돌아가셨네요-!!
아마(골드뱅크 )-라든가
엄청 노심초사한것 같아요
@지 인
몇 억씩이나~???
헐~!!!
그 분 가시고
그 코인은 우찌 됐다여???
@들꽃이야기 제로(0)랍니다
저도 친구가 하도 권유해서 얼마건넸는데
소식이 없어요 얼마전에 세븐이라는 프로에서 파헤치는 방송나왔는데 친구가 말한거하고 똑 같던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