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은
사람의 어디를 보고 평가하나요?
얼굴을 보고요?
얼굴을 본다고 해서
그 얼굴에서 뭔가를 찾아낼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1000공 도사가 아니고
관상을 배우거나 연구한 일도 없으니 그것은 뒤로 하고요.
그 사람의 말씀이나 설명을
직접 들어보고
이해 못 할 말을 늘어놓으면
그 사람을 평가할 수 있을까요?
며칠 전
점심 먹기 전 12시가 좀 못 되는 시간
잠실에서 난곡동 가는 손을 태워
목적지 내려주고
난곡 사거리에서 서울대입구역 방향으로 가는 길에
휴대 전화기 화면에 700m 거리에 있는 사람에게서 안산 콜이 뜹니다.
신림동에서 안산을 가본 일 없기에
잠시 주춤
수락할까 말까 하는 중
손가락은 콜 수락을 눌렀습니다.
700m 거리이기에 곧 도착할 거라는 기대는 무너졌습니다.
골목길 들어서기 전
길을 막고 도로포장 공사를 하니
신호수가 돌아서 가라고.....
염병할 점심이나 먹을걸... 안산 콜 수락을 후회하며
1.5km를 돌고 돌아서 호출 목적지 도착하니
아주머니 한 분이 콜을 했다며 택시에 탑승
늦게 도착해서 미안하다며
인사를 건네며
호출 손님을 태운 택시는
일방통행 골목길이라 앞으로 직진하니 큰길이 나올 때쯤
승차자 아줌씨 한 마디 우회전 하란다
다음부터 네비가 알려 준 길로 가면 된다고 하면서 손님 전화통화 시작.......
택시기사는
사거리가 나오자
휴대전화 화면의 네비 경로를 보고
좌회전했는데
뒤에서 앙칼진 목소리로
아저씨!
왜 그리로 가냐며?
아줌씨 몹시 화난 목소리로 귀에 대고 통화하던
휴대 전화기를 내쪽으로 향해
택시기사인 나에게 막 뭐라고 큰소리를 하기에
택시기사인 나는 손님한테
카카오 네비의 경로를 보고 좌회전했습니다.
뭐라고요?
그리 가면 안 돼요 차를 돌려 사거리에서 좌회전해 주세요.
그때 내가
손님 안산 가시는 것 아닙니까?
아니 내가 왜 안산에 갑니까?
안산은 가본 적 없고 안산에 아는 사람도 없어요.
아차 이 손님이 아닌가?
손님에게 낮은 목소리로 조용하게
손님께서 안산 신풍제약 사거리 가신다고 나옵니다.
콜 호출 맞나요?
뭐라고요?
목소리가 올라갑니다.
내가 언제 안산 신풍제약 사거리 간다고 했냐며
죄 없는 택시기사를 나무란다.
거 참 말이 안 통한다.
꾹 참고 손님 어디 기시죠? 하는말에
신풍역 사거리란다.
그럼 손님께서 신풍역 사거리를
잘 못 실수로 신풍제약 사거리를 찍었다고
말씀드리니
그런 일 한 번도 없었다는 항변
나는 손님에게 신풍역 사거리롤 가면 됩니까?라며
신풍역 사거리로 다시 출발
신풍역 사거리에 도착
택시요금 미터기를 누르고 카드로 결제를 요청
아저씨 얼마 나왔어요?
택시요금 말입니까 8900원 나왔습니다.
그래요, 하면서 지갑에서 1만 원짜리 지폐 두장에 오천원 지폐 한 장을 더 주면서
기사님! 오늘 돈 많이 버십시오.
제가 실수한 것 같습니다.
2만 5천원을 받고서 그 아주머니의 아름다운 마음 씀씀이에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2000이십삼년 9월 30일 콩트작가 김승현
첫댓글 보기 드문 사람을 만났어요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까지~
분명 성공할 분을 만나 행운이십니다
저는 반대 경우인데
신월동 경월초교 사거리에서 같은 산월동 행,
도착하니 반대쪽에 계셔 300m 유턴하여 태우고 네비대로 직진하려고 하니 왜 그리로 가느냐 자기는 우회전해야 한다, 목적지를 잘못 찍었네요? 아니다 네비가 잘못된 것이다 ㅎㅎ
끝까지 우기는 60 돼 보이는 아줌마
거의 불통인 아줌마를 주소 다시 물어 가는데도 우깁니다 ㅎㅎ
노났네노났어?!
택시손님과의 어떤 분쟁으로
언쟁을 하게 되면
승객들 대부분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무조건 택시기사에게 잘못이 있다며 덤터기 씌우기 일쑤입니다.
혹시나 택시에서 내리면 다시는 볼일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지가 하는 말이 다 맞다고.....
아래의 내용을 공감하시나요?
혹시 택시 미터기 버튼 누른 것을 잊고
목적지 다 와서 손님 미터기 누른것을 잊고 왔습니다.
이곳까지 택시비 얼마 나오냐 물으면
열명 중 여덟 아홉 사람은 택시비 요금 액을 적게 말합니다.
이게 택시승객들의 심리죠.
간혹 정직하게 말씀하시는 분은 열 사람 중 한 분 정도 있을까 말까 하지요.
그런데
이야기에 등장하는 손님의 언질을 들으면서
그 사람이 택시에서 내리기 전까지
"앗 차 오늘 똥 밟았구나" 후회를 했는 데
웬걸... 의외로....
그 선입견이 기분 좋게 빗나가 버렸습니다.
어쩌다 한 번 있는 그런 경우이기 때문에 선입견은 계속해서 가져도 됩니다
모든 무슬림이 테러리스트는 아니겠지만 테러리스트는 무슬림인 것과 같은 맥락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