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인감증명을 떼러 동사무소에 갔다(주민센터라고 이름이 바뀐 것을 모르지 않지만 아직 동사무소가 더 익숙하다). 발급신청을 했고 신분확인을 하는데 주민등록증만으로 부족한지 창구에 놓인 지문감식기에 엄지손가락을 대란다. 언젠가 뉴스에서, 훔친 주민등록증과 인감도장으로 형제의 부동산인가를 사취했는데, 인감증명을 발급받을 때 동사무소에서 본인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았고 어쩌고 했던 것이 생각났다. 이의 없이 갖다 댔다.
잠시 시간이 흐른다. 바로 확인이 안되나 보다.
흐흐, 난 이유를 알지.
내가 생긴 것과 달리 지문이 흐리멍텅하다.^^
주민등록증을 갱신할 때에도 여러 차례 지장을 찍어야 했고, 미국 공항에서 입국심사 때에도 거기 공무원이 비슷하게 애먹었다. 동사무소 직원에게 내가 지문이 원래 선명하지 않다고 말을 건네니, 상냥하기도 하지, 겨울에는 항상 그렇단다. 내 손가락을 잡고 이리저리 돌리며 씨름하는데도 여전히 식별이 어려웠던지 돌연 내게 묻는다.
“혹시 군번 기억하세요?”
인제군 소재 1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4주 훈련을 마치고 - 군대용어로 ‘뺑이 치고’ - 받았던, 3으로 시작되는 그 여덟 자리 숫자를, 아득한 옛날 일이긴 하지만 잊을 턱이 있으랴. 그 즉시 좌르륵 나왔다. “네, 확인됐어요. 감사합니다.” 하더니 인감증명서를 내준다. 군번이 신분확인용으로도 쓰이나 보다.
서류를 건네 받으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근데 샥시, 내가 총번도 기억하거든요.’
실없이 쿡쿡 웃었다.
한번 海兵은 영원한 海兵.....귀신 잡는 해병대....나 하곤 땔래야 땔수없는 78년11월 입대 동기 이다(논산 78.11.28일)
난 군생활 내내 ,,영감 따까리 생활,,,,,,,,군번 12887680..ㅎ..ㅎ
841444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