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또 또~~ 또 또~~...”
앞으로 이런 소리에서 뭔가 의미를 찾으려 애쓰지는 마세요.
점(短點:dot)과 선(長點:dash)으로 이뤄진 만국공통의 통신언어, 모스부호가 역사 속으로 사라집니다. 1838년 모스부호의 원형이 개발되어, 1843년 실용화되었으니, 모스부호는 160여년 만에 생을 마감하는 것입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올해 안에 아마추어 무선통신 자격증 부여 조건에서 모스 부호 사용능력을 제외하겠다고 지난달 27일 발표했습니다.햄(Ham)이라 불리는 아마추어 무선사들이 이제 더 이상 모스부호를 사용하지 않고 목소리와 영상으로 통신하는 상황에서, 굳이 모스부호를 익히도록 해야 할 필요가 없다는 게 FCC 결정의 이유였습니다. 한때 ‘SOS'가 필요한 긴급상황이나 군대 작전용 등으로 널리 사용되었던 모스부호가 ‘전혀 필요가 없는 데도 자격증을 위해 배워야하는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었던 게 사실이었습니다.
모스부호 폐지는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닙니다. 일찍이 1991년 FCC는 무선통신 초급 자격시험에서 모스부호를 폐지한 데 이어, 이후 고급 시험에서는 모스부호 입력능력을 분당 20단어에서 5단어로 줄였습니다. 그리고 2003년 국제적으로도 모스부호가 무선사의 필수요건에서 제외되면서, 모스부호의 폐지는 시간문제였습니다.
미 정부의 방침에 모스부호의 퇴장을 몹시 아쉬워하는 사람들과 이를 반기는 사람들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현재 미국에서만 정식 자격증을 소지한 아마추어 무선사가 약 66만 명입니다. 이들 대부분은 모스부호에 아련한 추억을 가지고 있을 것이며, ‘모스부호도 모르는 사람들이 대충 쉽게 공부해서 자격증을 갖게 되는’ 것에 대해 그리 호의적이지가 않다고 합니다. 반대로 유무선 통신기술과 인터넷의 자유로운 통신에 익숙해 있는 많은 사람들은 아직도 모스부호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에 신기해할 따름입니다.
어찌되었든 1984년 워싱턴-볼티모어 사이의 전신을 개통함으로써 무선통신의 국제적인 규약이었던 모스부호는 맡은 바 소임을 충실히 마치고 첨단 통신기술에 바통을 넘기면서 역사속으로 퇴장하는 가 봅니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