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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진화하는 결혼』은 인류의 여명기 때부터 고대, 중세, 근대, 현대에 이르는 긴 시기 동안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의 결혼과 관련된 각종 문헌과 통계 자료, 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취합, 분석하여 결혼의 기원과 결혼을 둘러싼 다양한 해석, 결혼의 발전 방향 등을 이야기한다. 이를 통해 이른바 ‘전통적인’ 의미로서의 결혼에서부터 현대적인 의미로서의 결혼까지를 폭넓게 다루며 결혼이라는 인간만의 독특한 사회 제도가 지닌 위상을 재고하게 만든다.
이 책에는 이와 더불어 중국의 영혼결혼, 나 족의 형제자매 간을 우선시하는 결혼 형태, 중세 유럽의 시버리 풍습 등 결혼을 둘러싼 다양한 문명권의 여러 독특한 제도를 소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결혼을 “가장 폭력적이고, 가장 어리석고, 가장 기만적이며, 가장 덧없는 감정의 영향력 하에서” 이뤄진다고 본 조지 버나드 쇼나 “6세기나 7세기에 왕위를 찬탈”하기 위해서 “왕을 죽인다, 왕이 모아둔 금을 손에 넣는다, 왕의 미망인과 결혼한다”고 수단으로서의 결혼을 이야기한 역사학자 폴리 스태포드 등 결혼에 관한 여러 학자들의 시각과 정의를 만날 수 있다.
이 책은 “결혼한 사람, 결혼한 적이 있는 사람, 결혼하고 싶은 사람, 결혼할 수 없는 사람, 결혼이라면 생각하기도 싫은 사람, 이상적인 결혼이 어떤 것인지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모두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라는 원서의 추천사처럼 개인의 일생에서 가장 큰 행사이자 전환점인 결혼에 대해 폭넓은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
출간 직후 각계각층에서 다양한 논쟁과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워싱턴 포스트》가 ‘올해 최고의 책’ 중의 한 권으로 선정한 책
미래를 좀 더 정확히 예측하기 위해서는 우선 현재의 잘못된 데이터들부터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이 책은 우리에게 결혼이라는 제도에 대해 막연히 가지고 있던 잘못된 시각을 교정하도록 도와준다. 우선 우리가 흔히 결혼하면 떠오르게 되는 것들, 예를 들어 사랑을 기반으로 해서 이뤄지며 가능하면 남자가 주로 생계를 책임지는 지극히 사적인 영역으로서의 결혼상은 사실 빅토리아 시대 이후부터 시작된 것이다. 인류 역사상 오랜 시기 동안 결혼은 그리 낭만적이지도, 애절하거나 가슴 뭉클하지도 않은 정치 행사이자 사회 행사의 일환이었으며, 결혼 생활 역시 새뮤얼 피프스(17세기 영국의 저술가, 그가 남긴 『일기』는 당시의 풍속을 연구하는 좋은 자료가 되고 있다)가 “정말 속이 뒤틀렸다, 예전에 내가 아내와 사랑에 빠졌을 때 그랬던 것처럼”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시니컬해지는 일이었다.
결혼은 개인의 이익은 물론 집안과 가문의 이권과 생존이 걸려 있는 중요한 계약 중 하나였으며, 이 결혼 게임에 결혼 당사자는 물론이고 사촌, 친족, 이웃 나아가 왕과 교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회계층이 참여했다. 사람들은 이를 통해 자신과 집안의 사회․경제․정치적 지위를 획득하거나 강화해 나가는 발판으로 삼았다.
과거 여성들은 결혼에 있어 무조건 약자의 입장에서 수동적으로 행동했으리란 생각도 편견에 불과하다. 중세 시기 여왕들은 자신의 상속권과 기독교 교회가 세운 엄격한 이혼법을 이용해 얼마든지 왕을 괴롭힐 수 있었다. 게다가 여왕이 강력한 통치자의 누이나 딸이었을 경우 왕조차도 함부로 굴 수 없었다. 기원전 18세기에 아시리아의 왕은 아들에게 근심에 찬 편지를 보내 강력한 카트나 왕의 딸인 며느리가 굴욕감을 느끼지 않도록 ‘여자 친구’들을 좀 더 신중하게 사귀라고 훈계했다. 멕시코의 도시국가 틀라테루코의 통치자인 모퀴윅스틀리의 경우, 이 같은 훈계를 듣지 않고 왕비를 소홀히 한 대가로 아스텍의 공격을 받아 멸망당하기도 했다. 평민 여성들에게도 결혼은 남편과 동등한 ‘동반자 관계’이자 ‘동업자 관계’를 맺는 것이었으며 가정경제의 일원으로 부분적으로나마 경제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 프랑스와 잉글랜드에서 법적인 독신녀feme sole, 독일에서는 Marktfrau라고 부르던 여성들은 남편이 없을 때처럼 스스로 일을 처리하는 것이 허용되었다. 그녀는 자신의 빚에 스스로 책임을 졌으며, 도제를 고용할 수도 있었고, 남편의 승인 없이 계약을 맺을 수도 있었다. 아울러 평민 여성들은 이혼 시 재산의 일부를 나눠 받을 수도 있었다.
결혼이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라는 시각 역시 항상 통용되는 것은 아니다. 중국의 나 족의 경우 결혼을 통한 부부간의 관계보다는 같은 형제자매 간의 관계가 더 우선시된다. 이들은 난세세(‘몰래 찾아가다’라는 뜻)라는 형태로 성적인 관계를 맺고 아기를 출산하지만, 아기를 양육하고 책임지는 것은 전적으로 형제자매들이다. 이들에게 있어 부부라는 개념은 거의 불필요하고 거추장스러워 보일 정도다.
『진화하는 결혼』에서는 이 외에도 중동 지역의 임시 결혼 풍습인 ‘무타’의 허용을 비롯해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결혼 풍습을 하나하나 짚어 가고 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결혼에 관해 폭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으며, 더불어 결혼의 미래상을 예측해볼 수 있다.
저자소개
스테파니 쿤츠는 미국 현대가족위원회에서 연구 및 대중교육을 담당하고 있으며 워싱턴 주 올림피아의 에버그린 주립대에서 역사와 가족학을 가르치고 있다. 하와이 마카하와 워싱턴을 오가며 일하고 있는 그녀는 《뉴욕 타임스》 《월스트리트 저널》 《워싱턴 포스트》 《하퍼스》 《시카고 트리뷴》 《보그》 《결혼과 가정 저널》 등 여러 전국적인 매체에 결혼과 가정에 관한 글을 기고했다. 『결코 존재한 적이 없는 우리의 과거: 미국 가정과 향수의 덫The Way We Never Were: American Families and the Nostalgia Trap』을 비롯해 많은 저서들이 일본어, 독일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등으로 번역, 출간되었다.
목차
들어가는 말
1부 전통적인 결혼
1장사랑으로 맺어진 결혼은 급진적인 개념
2장결혼의 수많은 의미
3장결혼의 발명
2부 정략결혼의 드라마
4장고대 세계의 연속극
5장빌려온 것: 고전세계와 초기 기독교세계가 결혼에 관해 남긴 것
6장주교 흉내, 여왕 잡기: 중세 초기 유럽귀족들의 결혼
7장나머지 95%의 결혼: 중세 평민들의 결혼
8장낡은 것과 새로운 것: 현대 여명기 서유럽의 결혼
3부 사랑, 결혼의 돌연변이
9장노동의 짝에서 영혼의 짝으로: 남자가 생계를 책임지는 결혼의 등장
10장한 둥지 안의 새 두 마리: 19세기 유럽과 북아메리카의 감상적인 결혼
11장들썩거리는 화산: 빅토리아 시대 결혼의 이면
12장산이 움직일 때가 왔다: 감상적인 결혼에서 성적인 결혼으로
13장대충 견디다가 아기 만들기: 대공황기와 2차 세계대전 때의 결혼
14장오지와 해리엇의 시대: ‘전통적인’ 결혼의 긴 10년
4부 연애의 재앙과 보편적인 결혼의 붕괴
15장변화의 기운: 1960년대와 1970년대의 결혼
16장초강력 폭풍: 20세기 말 결혼의 변신
17장전인미답의 영역: 결혼의 변화가 우리 삶을 어떻게 바꿔놓고 있나
결론 : 결혼의 미래
출판사 서평
『진화하는 결혼』은 인류의 여명기 때부터 고대, 중세, 근대, 현대에 이르는 긴 시기 동안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의 결혼과 관련된 각종 문헌과 통계 자료, 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취합, 분석하여 결혼의 기원과 결혼을 둘러싼 다양한 해석, 결혼의 발전 방향 등을 이야기한다. 이를 통해 이른바 ‘전통적인’ 의미로서의 결혼에서부터 현대적인 의미로서의 결혼까지를 폭넓게 다루며 결혼이라는 인간만의 독특한 사회 제도가 지닌 위상을 재고하게 만든다.
이 책에는 이와 더불어 중국의 영혼결혼, 나 족의 형제자매 간을 우선시하는 결혼 형태, 중세 유럽의 시버리 풍습 등 결혼을 둘러싼 다양한 문명권의 여러 독특한 제도를 소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결혼을 “가장 폭력적이고, 가장 어리석고, 가장 기만적이며, 가장 덧없는 감정의 영향력 하에서” 이뤄진다고 본 조지 버나드 쇼나 “6세기나 7세기에 왕위를 찬탈”하기 위해서 “왕을 죽인다, 왕이 모아둔 금을 손에 넣는다, 왕의 미망인과 결혼한다”고 수단으로서의 결혼을 이야기한 역사학자 폴리 스태포드 등 결혼에 관한 여러 학자들의 시각과 정의를 만날 수 있다.
이 책은 “결혼한 사람, 결혼한 적이 있는 사람, 결혼하고 싶은 사람, 결혼할 수 없는 사람, 결혼이라면 생각하기도 싫은 사람, 이상적인 결혼이 어떤 것인지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모두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라는 원서의 추천사처럼 개인의 일생에서 가장 큰 행사이자 전환점인 결혼에 대해 폭넓은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
출간 직후 각계각층에서 다양한 논쟁과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워싱턴 포스트》가 ‘올해 최고의 책’ 중의 한 권으로 선정한 책
미래를 좀 더 정확히 예측하기 위해서는 우선 현재의 잘못된 데이터들부터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이 책은 우리에게 결혼이라는 제도에 대해 막연히 가지고 있던 잘못된 시각을 교정하도록 도와준다. 우선 우리가 흔히 결혼하면 떠오르게 되는 것들, 예를 들어 사랑을 기반으로 해서 이뤄지며 가능하면 남자가 주로 생계를 책임지는 지극히 사적인 영역으로서의 결혼상은 사실 빅토리아 시대 이후부터 시작된 것이다. 인류 역사상 오랜 시기 동안 결혼은 그리 낭만적이지도, 애절하거나 가슴 뭉클하지도 않은 정치 행사이자 사회 행사의 일환이었으며, 결혼 생활 역시 새뮤얼 피프스(17세기 영국의 저술가, 그가 남긴 『일기』는 당시의 풍속을 연구하는 좋은 자료가 되고 있다)가 “정말 속이 뒤틀렸다, 예전에 내가 아내와 사랑에 빠졌을 때 그랬던 것처럼”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시니컬해지는 일이었다.
결혼은 개인의 이익은 물론 집안과 가문의 이권과 생존이 걸려 있는 중요한 계약 중 하나였으며, 이 결혼 게임에 결혼 당사자는 물론이고 사촌, 친족, 이웃 나아가 왕과 교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회계층이 참여했다. 사람들은 이를 통해 자신과 집안의 사회․경제․정치적 지위를 획득하거나 강화해 나가는 발판으로 삼았다.
과거 여성들은 결혼에 있어 무조건 약자의 입장에서 수동적으로 행동했으리란 생각도 편견에 불과하다. 중세 시기 여왕들은 자신의 상속권과 기독교 교회가 세운 엄격한 이혼법을 이용해 얼마든지 왕을 괴롭힐 수 있었다. 게다가 여왕이 강력한 통치자의 누이나 딸이었을 경우 왕조차도 함부로 굴 수 없었다. 기원전 18세기에 아시리아의 왕은 아들에게 근심에 찬 편지를 보내 강력한 카트나 왕의 딸인 며느리가 굴욕감을 느끼지 않도록 ‘여자 친구’들을 좀 더 신중하게 사귀라고 훈계했다. 멕시코의 도시국가 틀라테루코의 통치자인 모퀴윅스틀리의 경우, 이 같은 훈계를 듣지 않고 왕비를 소홀히 한 대가로 아스텍의 공격을 받아 멸망당하기도 했다. 평민 여성들에게도 결혼은 남편과 동등한 ‘동반자 관계’이자 ‘동업자 관계’를 맺는 것이었으며 가정경제의 일원으로 부분적으로나마 경제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 프랑스와 잉글랜드에서 법적인 독신녀feme sole, 독일에서는 Marktfrau라고 부르던 여성들은 남편이 없을 때처럼 스스로 일을 처리하는 것이 허용되었다. 그녀는 자신의 빚에 스스로 책임을 졌으며, 도제를 고용할 수도 있었고, 남편의 승인 없이 계약을 맺을 수도 있었다. 아울러 평민 여성들은 이혼 시 재산의 일부를 나눠 받을 수도 있었다.
결혼이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라는 시각 역시 항상 통용되는 것은 아니다. 중국의 나 족의 경우 결혼을 통한 부부간의 관계보다는 같은 형제자매 간의 관계가 더 우선시된다. 이들은 난세세(‘몰래 찾아가다’라는 뜻)라는 형태로 성적인 관계를 맺고 아기를 출산하지만, 아기를 양육하고 책임지는 것은 전적으로 형제자매들이다. 이들에게 있어 부부라는 개념은 거의 불필요하고 거추장스러워 보일 정도다.
『진화하는 결혼』에서는 이 외에도 중동 지역의 임시 결혼 풍습인 ‘무타’의 허용을 비롯해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결혼 풍습을 하나하나 짚어 가고 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결혼에 관해 폭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으며, 더불어 결혼의 미래상을 예측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