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 (How the Mighty Fall)
짐 콜린스는 어떤 기업은 위대한 기업으로 여전히 건재한 반면, 또 어떤 기업은 왜 시장에서 사라지는가 라는 부제와 함께 그의 앞서의 저서와는 정반대 화두를 던진다.
하지만 이는 어찌 보면 역설적으로 그의 전작 역서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Built to Last) 속편으로 이 보다 더 이상 절묘한 접근은 없을 것 같다.
짐 콜린스는 본서에서 “초기 단계에는 질병을 진단하기 어렵지만 대신에 치료가 비교적 수월한 반면, 말기에는 진단은 쉬워도 치료가 어렵다” 라는 표현 속에 성공의 명제보다 실패에 관한 것이 훨씬 더 까다로운 명제임을 고백한다.
2015년 우리나라 패션시장의 모습은 아무리 너그럽게 평가하여도 성장이나 확장과는 사뭇 거리가 먼 풍경이다.
패션산업 기업 경영의 변곡점 고비마다 우리는 늘 “왜?” 라는 물음에 앞서 먼저 “그러면 어떻게?” 를 먼저 찾았다.
그저 내몰아치는 변화의 속도에 떠밀린 급한 마음으로. 하지만 어차피 지금 속도로는 도저히 따라잡지 못할 변화라면 왜? 라는 물음추 위에 잠시 멈추어 어떻게? 를 향한 방향을 먼저 확인해 봄이 필요할 것 같다.
이런 관점에서 짐 콜린스가 일러준 몰락의 5단계는 지금 우리 패션기업에게도 반드시 되짚어 봄 직한 기준으로 추천된다.
◇ 몰락의 1 단계(성공으로부터 자만심이 생겨나는 단계)
성공의 요인 중에는 운과 기회도 중요한 역할을 한 경우가 많은데, 그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성공의 결과를 순전히 자기 능력과 장점 때문으로 과대평가하는 기업은 자만하게 된다.
◇ 몰락의 2 단계(원칙 없이 더 많은 욕심을 내는 단계)
변화를 거부하고 안주하는 것도 위험하다. 하지만 그 보다는 지나친 욕심에 도를 넘는 확장으로 더 큰 화를 자초하는 경우는 더욱 흔하다.
◇ 몰락의 3 단계(위험과 위기 가능성을 부정하는 단계)
주변에 경고 신호가 증가하고 뚜렷해지지만, 당장의 성과는 여전히 견고하니 이들 징후들을 일시적 또는 지나가는 주기설로 치부하고 무시해 버린다.
◇ 몰락의 4 단계(구원을 찾아 헤매는 단계)
흔히 경영 '구원투수'들은 한편으론 비전과 카리스마로 넘쳐나지만 입증되지 않은 청사진이나 또는 드라마틱한 변혁, 합병 등 위기를 한 방에 해결할 묘안의 향연 일색이다. 하지만 이 같은 극단 처방은 대부분 초기의 이슈화 체감도에 비해 실제 변화의 흐름으로 그리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
◇ 몰락의 5 단계(유명무실 해지거나 망하는 단계)
사그라들고 사라지는 것
지금 우리나라 패션시장은 위기라고 한다.
많은 패션 기업들의 첫 번 째 화두가 생존이라고 한다.
지금 우리나라 패션산업의 위기 단계는 어디쯤일까? 지금 우리 패션 기업의 위기 단계는 어느 지점일까?
이런 관점에서 이번 F-MPI 지표 분석을 통해 우리는 보다 분명한 이들 시그널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지속성장 패션기업의 조건 동력, 용기 있는 변화의 실행(critical transaction) 은 올바른 방향으로 이어진 올바른 진단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 No Where or Now Here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을 듯 하지만 (No Where) 지금 여기에 엄존하는 (Now Here) 그런 패션기업이 가능할까?
패션소비 시장 기반이 무너지고 있다는 아우성에도 자기 영역의 수성은 물론 새로운 시장 영역 확장에 거뜬히 성공하고 있는 우리 패션기업들의 면면에서 이 같은 명제를 확인하게 된다.
전통적인 준거 유통의 전반적인 퇴조 속에서도 TOP 4 패션대기업의 역량을 더욱 업그레이드하고 있는 F-MPI 전체평가 1위 이랜드월드, 전체 평가 3위 LF(관계사포함), 한국 패션시장의 저가 시장 규모경제의 한계 우려 속에서도 거뜬히 조 단위 경영시대로 진입하며 F-MPI 전체 평가에서 2위를 차지한 에프알엘코리아(유니크로).
애슬레저 열풍의 기회를 단지 구호로서가 아니라 현실의 성과로 구현해낸 전체평가 6위에 기록된 데상트코리아.
글로벌SPA의 광폭확장에 당당히 맞서 새로운 한국형 패션SCM 인프라로 전체평가 8위에 오른 신성통상(에이션포함).
한국 여성복 시장은 죽었다라는 거듭된 종언에도 불구하고 패션산업의 본질 가치만으로 새로운 전성기로 나아가고 있는 전체평가 10위에 오른 한섬.
이처럼 그 동안 무풍지대로 여겨졌던 F-MPI 지속성장 가능 TOP 10 패션기업의 최상위 영역에서조차도 No Where Now Here 패션기업의 역동적 선전은 여전히 확인된다.
지난 몇 년간 다소 침체의 과정을 겪었던 F&F는 2015년 F-MPI 전체평가 12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며 완벽한 귀환을 선포하고 있다. F&F의 금의환향을 이끈 디스커버리는 고꾸라지는 아웃도어 시장에서 최고의 아웃도어 기린아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며 전문 패션기업의 브랜드 포트폴리오 전략의 성공 사례로 손색이 없다.
스타일난다 등 패션시장을 휘감은 엄청난 화제성에서 이상하리만치 다소 비껴선 듯 보였지만 그 성과만큼은 단연 독보적인 F-MPI 전체평가 20위에 오른 브이엘앤코의 꾸준한 약진은 New Normal 패션소비 시장에서의 지속성장 전략 bench marker로 손색이 없다. 프리미엄골프 브랜드 펄리케이츠 효과로 전체평가 22위를 기록한 크리스패션(팬텀아이엔씨포함) slow but steady의 모범전형으로 전체평가 30위에 오른 한성에프아이도 빼놓을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유통과 브랜드의 절묘한 결합이 더 이상 모델이 아님을 결과를 입증한 편집스토어 진화를 선도해온 에이랜드의 2015년 F-MPI 평가에서의 결과 또한 미래 패션소비 시장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구현 역량이라는 측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왜냐하면 흔히 패션산업 일선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혁신을 성과 없는 실험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아직도 농후하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패션산업 생태계는 혁신이 곧 성과라는 패션기업의 새로운 지속성장 패러다임을 성과로서 입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 TOP 4 패션대기업의 四色行路
언제나 하나의 스쿼드 마냥 거의 유사한 흐름을 견지하던 우리나라 대표 패션기업 불변의 기둥 TOP 4 의 궤적이 드디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대마불사라는 정언이 무색하게도 굳건하게 우리나라 패션시장의 유일무이 리더역을 자임했던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위축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그것의 이유가 패션산업의 고유 속성을 잘 아우르지 못한 경영기조의 일방적 변화, 초일류 품질 구성원의 역량이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는 절대지배 기업문화 구조 등 조직, 경영 공간의 제한성으로 먼저 거론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표면적인 연유보다는 최상위의 위치에너지를 변화하는 다양한 패션시장 생태계에 적합한 운동에너지로의 변환하지 못했던 것이 더욱 근본적인 원인으로 판단된다.
소수 브랜드 차원의 변화나 일부 세분 시장에서의 브랜드 포트폴리오 변화 등 당장의 순위 다툼 차원에 머무른 아쉬움이 있다. 삼성의 진전한 경쟁력이라고 할 혁신의 DNA가 보다 짙게 활성모드로 작용되지 못한 결과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2015년 성과지표는 아웃도어 시장의 퇴조와 함께 근간 브랜드 코오롱스포츠의 위축과 더불어 약 1000억원의 규모 축소를 피할 수 없었다. 하지만 최근 수 년 간 꾸준히 일관되게 실행해 온 특화브랜드 전문 패션기업의 인수전략 등 미리 코오롱스포츠에 대한 지나친 의존 위험에 대한 선제적 Hedging이 2015년 상당한 기여가 되었음은 이러한 결과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높이 평가될 만하다.
이는 앞으로도 코오롱인더스트리 패션 비즈니스 모델의 중요한 최적화 전략으로 지속 견지될 것으로 예견된다.
F-MPI 전체평가 1위 이랜드월드. 사실 이랜드의 한국 패션산업에 대한 성과평가는 중국시장에서의 혁혁한 성과에 가려 상대적으로 평가절하 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M P I 전 부문에서 최상위 성과를 보여주듯, 패션 비즈니스 부문에서 이랜드월드의 경영역량은 최고의 수준임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다.
LF(관계사포함)는 우리가 흔히 인정과 의리로 요약되던 예전의 LG경영 문화의 연장선으로 알고 있는 바와 달리 TOP4 패션 대기업 중 가장 진취적이고 실험적인 패션기업이다.
그래서 지난 수 년의 과정을 살펴 보면 가장 많은 비즈니스 모델의 실행과 더불어 철수 또한 예상외로 상당하다.
자사몰 온라인 매출 패션 1위기업이 다름아닌 LF라는 점은 적어도 검토만 잔뜩 있고 실행은 전무한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대기업형 경영 문화가 지금 LF에는 해당되지 않음을 웅변한다.
이러한 LF의 창조적인 패션 비즈니스 경영 문화가 2015년 모두가 저성장을 논하는 이 시점에 차별적 성과로 발현되고 있다.
바로 이 점이 향후 LF의 미래 성과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크게 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