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 혈당 관리 잘 해두면, 20년 뒤 예후 달라진다
당뇨병을 처음 진단 받으면 막연한 두려운 마음이 생깁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초기부터 생활습관을 잘 관리하면 예후가 아주 좋습니다. 관련 연구 소개합니다.
오늘의 당뇨레터 두 줄 요약
1. 초기에 집중적으로 관리하면 효과 20년 넘게 지속됩니다.
2. 가급적 진단 직후부터 운동 시작하세요!
초기 혈당 관리 효과 ‘최대 24년’ 지속
영국 옥스퍼드대·에든버러대 연구팀이 20년간 진행된 당뇨병 임상시험인 UKPDS와 영국국립보건원(NHS) 데이터를 통합해 당뇨병 초기 관리의 효과를 분석했습니다. 1977~1997년까지 새로 진단된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데이터인데요. 진단 초기부터 설포닐우레아, 인슐린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혈당을 조절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사망 위험 10% ▲심근경색 위험 17% ▲신부전 및 시력 상실 등 기타 합병증 위험 26%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메트포르민으로 초기 관리를 한 사람 역시 ▲사망 위험 20% ▲심근경색 위험 31% 낮았습니다.
연구팀은 UKPDS 임상 시험이 끝난 뒤에도 참여자들을 모니터링 했습니다. 그 결과, 초기에 약물을 비롯해 생활습관을 개선해 집중적으로 혈당을 관리한 사람은 그 건강 효과가 최대 24년 동안 지속됐습니다.
‘유산(遺産) 효과’ 작용
진단 초기의 집중적인 관리가 장기적으로 불러오는 변화를 전문 용어로 ‘유산 효과’라 일컫습니다. 당뇨병을 진단 받은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혈당을 관리하면 몸이 이를 기억해 관리 효과가 유지되며, 반대로 관리를 소홀히 해 초기 혈당이 잘 조절되니 않으면 예후가 좋지 않다는 개념입니다.
위 연구에서 초기 진단 때부터 20년간 혈당 관리를 철저히 한 사람은 10년 이후에도 당화혈색소가 1% 감소했으며 사망 위험은 12% 낮아졌습니다. 연구팀은 “초기에 혈당을 잘 잡아두지 않으면 돌이킬 수 없는 신체적 변화를 야기해 당뇨병 합병증 및 사망 위험을 높인다”고 말했습니다. 고혈당 상태가 지속되면 몸속에 최종당화산물, 염증, 산화 스트레스 등이 증가하는데 이는 혈관 벽을 손상시키고 노화를 촉진하는 등 여러 합병증의 원인이 됩니다.
진단 5년 내에 정상 수치 가깝도록
진단 받은 직후부터 관리를 시작해야 하는 건 알겠는데, 어느 정도로 열심히 혈당을 조절해야 할까요? 당화혈색소 6.5% 이하, 즉 정상 수치에 가깝도록 혈당을 조절하라고 전문가들은 권고합니다. 내분비대사내과 최 교수는 “저혈당 위험을 고려해 최대한 정상 값에 가까운 혈당 조절 목표를 잡으면 유산 효과가 극대화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고혈압이나 고지혈증 등 기저질환이 있거나 가족력이 있거나 심혈관계 위험인자를 갖고 있다면 그에 맞는 목표치를 주치의와 상의해 결정해야 합니다. 최 교수는 “진단 초기여도 상황에 따라 혈당 강하제를 처방하기도 한다”며 “막연한 거부감으로 약을 안 먹기보다는 초기에 적극적으로 관리해 장기적으로 좋은 예후를 거둔다는 생각으로 치료에 임하라”고 말했습니다. 이후 3~6개월마다 주치의와 함께 혈당 수치 변동을 확인하며 혈당 관리를 이어가면 됩니다.
만약 이미 당뇨병을 진단 받은 지 시간이 흐른 분이어도 걱정하지 마세요. 최 교수는 “조기 당뇨로 분류되는 ‘진단 5년 이내’라면 지금이라도 적극적으로 혈당을 관리하면 예후를 크게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