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고 AI(Argo AI)가 폭스바겐과 함께 자율주행 미니밴 상용화에 나선다. 2025년부터 독일 함부르크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라이드 풀링(Ride Pooling)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올해 초부터 폭스바겐의 순수 전기 미니밴 ID. 버즈를 개조해 연구를 진행했으며,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전용 시험장까지 마련했다.
라이드 풀링은 탑승객의 이동과 도심 정체를 한 번에 해결할 모빌리티 서비스. 경로가 비슷한 사람들을 모아 목적지에 내려준 뒤, 다음 손님을 향해 떠난다. 차를 떠나보낸 승객은 도심 속에서 주차 공간을 찾아 헤맬 필요가 없다. 이런 식으로 점차 많은 사람이 승용차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면 시내 교통 흐름을 더 원활하게 바꿀 수 있다. 당연히 매연과 소음도 줄어든다.
폭스바겐이 만든 라이드 풀링 서비스 회사 MOIA는 전기 미니밴을 셔틀로 이용해왔다. 다만 운전대는 직접 고용한 드라이버가 잡았다. 이제는 레벨 4 자율주행 기술을 얹는다. 차체 곳곳에 자리한 카메라와 레이더, 라이다가 운전자의 눈을 대신한다. 참고로 아르고 AI는 지난 5월, 기존 제품보다 약 91m 멀리 내다볼 수 있는 라이다를 개발했다. 벽에 그린 낙서와 작은 동물의 움직임도 감지할 만큼 정밀하다.
자율주행 시험장은 독일 뮌헨 공항 근처에 마련했다. 교차로와 횡단보도, 직선·곡선 구간 등 수많은 변수에 대응할 수 있는 공간이다. 주차장과 원형 교차로, 폭이 서로 다른 골목길 등 특별한 조건도 학습한다. 이곳에서 충분한 개발을 마치고 나면 공공도로에서 실전 연습을 시작한다. 아르고 AI의 본사가 있는 미국에서도 프로토타입을 통해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프로토타입을 통해 양산형 ID. 버즈의 디자인도 엿볼 수 있다. 원 박스 스타일 차체와 커다란 엠블럼, 부드러운 V자를 그리는 얼굴, 가로로 길쭉한 헤드램프가 콘셉트카를 쏙 빼닮았다. 내년에 유럽 시장에 6인승 모델을 먼저 출시할 예정. 이후 2023년에 벤치 시트를 얹은 모델과 카고 밴을 북미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