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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입구로 들어서면서 정체가 시작됐다. 한적하기만 하던 시골이었는데 무슨 일인지 차량들이 쉽사리 빠지지 않고 있었다.
"뭐지? 사고 났나?"
"글쎄.......사고로 사람이 모인것 같지는 않는데......."
한참을 두리번거리던 찬혁이 결국 차에서 내려 지나가는 이를 잡고선 물어본 후에야 오늘이 오일마다 한번씩 장이 열리는 날이라는 걸 알았다. 그러고 보니 바로 도로 옆 길가까지 잡다한 난전이 펼쳐져 있다. 트럭으로 배추며 무를 실고 온 아저씨들의 걸쭉한 목소리가 확성기를 통해 쩌렁쩌렁하게 울리고 있었고, 그 옆에선 머리에 수건을 동여맨 할머니들이 집에서 직접 기른듯한 나물들을 두어 무더기씩 쌓아놓고 오가는 행인들을 부르고 있었다. 조금 더 안쪽으로는 김이 무럭무럭 나는 찐 고구마와 찐 옥수수도 보인다. 호떡과 번데기, 붕어빵에 떡볶이, 순대까지 분식집 하나가 그대로 길거리로 나온듯 그렇게 간이 리어카엔 오가는 이의 눈길을 사로잡는 먹거리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다. TV에서만 보던 오일장을 실제로 본것은 도현이나 찬혁 모두 처음이었기에 정체되어있는 차 속에서 마냥 신기한 눈으로 오일장을 가득 메운 사람들을 구경하고 있었다. 그런 찬혁의 눈에 낯 익은 뒷모습이 들어왔다.
"어?"
"왜?"
"저기 하연이랑 혜진씨 같은데......"
도현은 찬혁이 가르키는 손가락 끝에서 정말 하연과 혜진의 모습을 찾아냈다. 이 많은 사람들 중에서 용케도 그녀들을 찾아낸 찬혁이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두툼한 스웨터에 물빠진 청바지를 입고는 검은 비닐 봉투를 하나씩 들은 두 사람은 한가롭게 핫도그 하나씩을 입에 물고는 그리 바쁠거 없다는 듯 낭창낭창 걸어가고 있는 모습이 시골 장터와는 사뭇 어울리지않는듯 하다. 서둘러 공터 한켠에 차를 세운 도현과 찬혁은 여전히 느릿느릿한 걸음으로 시장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는 두 사람의 뒤를 조용히 따라갔다. 둘을 부르려던 도현을 가로막은 찬혁이 조용히 손가락을 입술에 갖다대 보이고는 말없이 그녀들의 뒤를 따라갔다. 뒤에 누가 따라오는지 생각조차 하지 못한 채 하연과 혜진은 천천히 장터를 돌며 이것저것 구경을 하고 돌아다니고 있었다.
요란한 음악소리와 함께 튀겨져 나온 여러모양의 도넛들이 하얀 설탕 가루를 뒤집어 쓴채 나란히 머리를 맞추고 누워있는 모습도 보인다. 낫이며 호미같은 농기구가 잔뜩 늘어져 있고 칼 가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리는 곳에선 몇몇 중년의 아저씨들이 쭉 둘러싸곤 시퍼렇게 칼날이 갈리는 모습들을 지켜보고 있다. 그 옆으로 태어난지 며칠 안 되보이는 강아지 새끼와 고양이 새끼는 물론이고 토끼와 오리새끼들까지 보인다. 두 사람의 걸음이 멈춘곳은 모종과 씨앗을 펼쳐놓은 곳이었다. 두 사람은 쪼그리고 앉아서 상추모종을 살까, 고추모종을 살까 한참을 고민하고 토론했지만 그녀들이 자리에서 일어섰을땐 둘의 손엔 여전히 검은 비닐봉투 하나뿐이다.
"배 안고파?"
"아직, 배 고파?"
"아직은 안 고픈데.........우리 저녁 여기서 해결하고 갈까? 아까 보니깐 장터 국밥 맛있겠던데."
"그럴까? 야, 번데기다."
"번데기 먹을래?"
"그래. 번데기 사 먹자."
둘의 손엔 이제 핫도그가 아닌 번데기가 가득 든 종이컵이 들려졌다. 바쁠것 없다는듯 오후의 햇살을 받으며 이쑤씨개로 번데기를 하나씩 콕콕 찍어먹으며 걸어가는 모습이 한가롭기 그지없다. 그 모습을 지켜보며 그들의 뒤를 따라 천천히 걸음을 옮기는 찬혁과 도현에게도 왠지모를 여유로움이 찾아온 듯하다. 둘의 뒷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전염병처럼 그들의 한가로움이 그대로 전해져오는것만 같다.
"도현아. 참 이상하지? 난 여기만 오면 바쁜게 없어져. 저 두 사람을 보고 있으면 꼭 이상한 나라에 온 앨리스 같단말야."
"마찬가지다. 뭐랄까, 시간이 멈춰진 느낌! 꼭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는 그런 느낌?"
"제자리 걸음......시간이 멈춰진 세상에서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다? 너 답잖게 꽤 시적인데."
"근데 우리 언제까지 뒤만 따라 갈거야? 저 아가씨들 저렇게 놔두면 시장보는데 천년은 더 걸릴것 같은데."
"아무래도 그렇지?"
어슬렁거리며 둘을 따라가던 찬혁이 핸드폰을 꺼내 단축번호 0을 꼭 누른다. 한참을 전화벨이 울렸지만 주위의 소란스러움때문에 듣지 못했는지 받을 생각을 안한다. 전화벨이 울리는 걸 먼저 눈치 챈 건 혜진이다.
"하연아, 너 전화온거 아냐?"
혜진의 말에 그제서야 하연은 열심히 울려대는 폰을 꺼내들었다.
"여보세요?"
<왜 이렇게 전화를 늦게 받아?>
"아~ 벨소리를 못 들었어."
<어디있어?>
"혜진이랑 장에 나왔어. 오늘 오일장이거든."
<뭐 샀어?>
"그냥, 이것저것........."
<핫도그도 사 먹고 번데기도 사 먹고?>
"응? 번데기?"
하연은 자신의 손에 쥐어진 번데기를 보고는 휙 고개를 돌려 주위를 둘러보았다. 조금 떨어진 뒤에서 자신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휴대폰을 들고있는 찬혁을 발견한 하연은 뜻밖의 등장이 반가운지 환하게 웃어보였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했던 그들의 등장이 무척이나 반가워 환하게 웃는 하연과는 달리 찬혁의 옆에 서 있는 도현을 본 혜진의 표정은 굳어졌다.
"어떻게 여기서 봐? 우리 여기 있는 거 어떻게 알았어?"
"지나가는데 왠 다 큰 처자들이 핫도그를 먹고 있더라구. 누가 저리 철이 없나 하고 봤더니 그대들이던데."
하연의 곁으로 가 자연스럽게 혜진과 인사를 하는 찬혁과는 달리, 도현은 어색한 미소를 띄고는 어정쩡한 자세로 혜진의 눈치를 살피며 하연에게 인사를 건넨다. 찬혁은 이내 하연의 옆에서 앞장서 걷기 시작했고, 그런 찬혁과 하연의 뒤를 따라 어색하게 사이를 띄운 도현이 혜진과 함께 따라가고 있었다. 그렇게 몇발자국 걸어가던 찬혁은 이리저리 사람들과 부딪히는 하연의 팔을 잡아 자신의 곁으로 바짝 끌어당기며 뒤를 돌아봤다. 멈칫멈칫 사람들 사이에서 어색하게 사이를 띄운 채 걸어오는 두 사람을 본 찬혁이 냉큼 검은 비닐을 뺏어들고는 하연의 손을 잡고 성큼 성큼 앞장서서 걸어가기 시작했다.
"어? 어디가? 혜진이랑........"
"도현이 자식 있는데 뭐가 걱정이야? 이런 곳에서 넷이서 몰려다니는 것보단 둘씩 다니는게 편하잖아. 나중에 전화하고 만나면 되지."
"그래도 혜진이한테 말은 하고......."
말이 끝나기도 전, 찬혁은 둘을 향해 손을 흔들어 보이고는 하연의 손을 잡고는 바쁘게 걸어가 버렸다. 앞서 걸어가던 찬혁과 하연이 손 한번 흔들고는 사람들 틈으로 바쁘게 사라져버리자 어색하게 남은 두 사람이 그저 멍하니 서로의 얼굴만 쳐다보고 있다. 찬혁과 하연이 사라져버린 뒤, 시장 한가운데서 어색하게 서 있던 두 사람은 오가는 행인들에게 몸이 부딪히자 그제서야 천천히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역시 많은 사람들로 인해 이리저리 부딪히는 혜진을 본 도현은 먼저 앞서가는 혜진의 손에서 검은 비닐봉투를 낚아채듯 빼앗아버리곤 혜진의 팔을 잡아 끌었다. 도현의 행동에 잠깐 망설이던 혜진은 굳이 도현의 손을 뿌리치진 않았다. 다만 최대한 그와의 사이를 유지하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
"잘 지냈어?"
"응? 으~응. 잘 지냈어?"
"왜 전화 안 받아?"
"전화는.....그냥 일하다보면 바쁘니깐........근데 그 핸드폰 왜 준거야?"
"왜 주다니? 너랑 통화하고 싶으니깐 준거지."
통화를 하고 싶다고? 휙하니 고개를 돌린 혜진이 대답도 없이 묵묵히 땅을 보며 걷기 시작했다. 통화를 하고 싶었다니 무슨 뜻일까? 역시 그도 그날 일에 대해 뭔가 해명 할 말이 필요 했었던 걸까? 총총히 걸어가는 혜진을 보자 도현은 서둘러 그 뒤를 따라갔다. 그렇게 한참을 말없이 땅만 보고 걸어가는 혜진의 옆에서 묵묵히 따라가던 도현이 답답한듯 먼저 입을 열었다.
"너 내가 계속 모른척 하기를 바라는거야?"
"뭘 모른척 해?"
"그날, 우리 술 마신 날........모른척 할거야?"
혜진은 얼굴이 확 달아오르는것 같은 느낌에 얼른 고개를 돌렸다. 도현은 그런 혜진을 보며 어떤 말을 해야할지 잠시 망설이고 있었다. 하지만 다시 고개를 들어 정면으로 자신을 보는 혜진의 눈과 마주쳤다. 잠깐 사이, 아니 그동안 줄곧 생각하고 있었던듯 혜진은 빠르게 말을 해 나갔다.
"나......난 괜찮아. 잠깐의 실수로 남자 발목 잡는 그런 여자 아니야. 우린 그날 둘 다 술을 너무 많이 마셨고......."
"뭐? 술?"
"그래. 괜한 책임감 그런거 느끼지 않아도 돼. 요즘 세상에 누가 하루밤 같이 잔 걸로 책임지라 그러겠어?"
빠르게 말을 이어가는 혜진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애써 도현의 시선을 피하며 일주일동안을 생각하고 또 생각했었던 말들을 쉴새없이 쏟아내고 있었다. 그 동안 울리던 핸드폰도 전화도 모두 피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얼굴을 맞닥드리게 될때를 대비해 최대한 비참하지 않게, 최대한 초라하지않게, 요새 말로 쿨하게 그렇게 웃어 넘기기 위해 몇날 몇일 밤잠을 설쳐가며 고민했었다. 쌍팔년도 심파도 아니고 요즘같은 세상에 누가 하룻밤 같이 보낸 걸로 책임을 지라는 둥 그런 촌스러운 생각을 할까. 그냥 쿨하게 웃으며 넘긴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도현의 얼굴을 마주 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었다. 물론 예고도 없이 이렇게 맞닥뜨리게 될 줄은 몰랐지만, 그래서 이렇게 화끈 얼굴이 달아오를 줄 몰랐지만, 어쨌든 혜진은 그 주 내내 몇번이고 머리속에서 정리하고 또 정리했었던 말들을 한꺼번에 쏟아냈다. 하지만 혜진의 예상과는 달리 '그렇지! 나도 그쪽이 쿨한 사람일줄 알았다.'라며 사람좋은 웃음을 지어보일줄 알았던 도현의 표정은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 차갑게 굳어져갔다.
"그래? 그 날 일은 둘 다 술에 취해 실수를 한거다. 그러니 서로 쿨하게 덮고 없었던 일로 하자는 거야?"
"사실이잖아. 그쪽도 나도 둘 다 술에 취해서......"
"그 날 일이 그냥 단순히 실수라는거야? 단 1%의 호감도 없는데 그냥 술 때문에 그렇게 됐다는 거야?"
"그런건 문제가 되지 않아. 그냥.......난....... 다른 사람을 맘에 품고 있는 남자 받아줄만큼 마음이 너그러운 여자 아니라는거야."
"다른 사람을 맘에 품고 있다는게 무슨 말이야? 그러니깐 넌 .........."
"도현씨 맘에 하연이가 있는거 알아. 물론 하연이가 찬혁씨랑 잘되는 바람에..........."
도현은 순간 화가 치밀어 오르는걸 느꼈다. 그 날도 그러더니 왜 자꾸 자신을 하연과 연관시키는건지 알수가 없다. 그렇게도 스스로에게 자신이 없는것일까? 아니면 자신을 밀어내기 위한 핑계거리를 찾은 것일까? 그런 핑계거리를 찾은거라면 참으로 치졸한 변명이 아닐수 없다.
"넌 항상 그러니? 상대편의 생각이나 마음따위는 상관없이 항상 니 마음 편한대로만 생각하니?"
"그런거 아니야. 난 단지....."
"무슨 이유로 내가 하연씨에게 마음이 있다고 생각하는거지? 난 단 한번도 그런 말을 한 기억이 없는데."
혜진은 갑자기 정색을 하는 도현을 보며 흠짓했다. 도현의 말처럼 그는 단 한번도 하연에 대해 말을 한적이 없다. 그냥 하연의 안부를 물었을뿐이었다. 헌데 왜 자신은 도현이 하연에게 관심이 있다고 생각을 했었던 것일까?
"니 맘은 뭐야? 왜 그 날 일을 모른척하고 날 하연씨랑 연관짖는거지? 넌 전혀 아니란 거야?"
"그건..........."
얼른 대답을 못하고 말을 얼버무리는 혜진을 보고 있던 도현이 화가 난듯 획 돌아선 빠르게 걸어갔다. 혜진은 그런 도현을 멍하니 서서 보고만 있었다. 한참을 씩씩대며 걷던 도현은 혜진이 저만치에서 그냥 서 있는 걸 보곤 멈춰섰다.
"으~ 젠장!!!!!"
도현은 다시 발걸음을 돌려 혜진에게로 돌아와 혜진의 손을 낚아채듯 잡고선 빠르게 걷기 시작했다. 얼떨결에 끌려가듯 걷기 시작한 혜진이 이내 버티고 서선 도현의 손을 뿌리치려하였다.
"이거 놔."
"잔말 말고 가. 이런 곳에 서서 계속 그런 얘길 할 수는 없잖아!"
"시장은.......봐서 가야지. 집에 먹을거도 없는데........."
"뭐? 시장?"
"그래........우리도 먹고 살아야지."
혜진의 말에 그제서야 화를 누른 도현이 그녀 옆에 섰다. 하지만 여전히 못마땅한 기색이 역력한 도현은 이런 길바닥에서 뭘 사겠다는 건지 이곳에는 마트도 없는건지 괜히 투정을 부리듯 틱틱거리게 된다. 그의 틱틱거리는 말투가 마치 투정부리는 아이같이 느껴진 혜진이 피식 웃음을 터트린다. 팽팽했던 긴장의 끈이 한순간에 탁 끊어진듯 그렇게 웃음이 나왔다. 조금 전 도현에게선 하연이 아닌 자신을 향한 마음을 느낄수가 있었다. 비록 화를 내고 있기는 하지만 그런 도현의 마음속에 자신이 자리잡고 있다는 생각에 행복감이 밀려드는 혜진이었다.
"이런 시골 장터에서 마트를 찾다니, 마트보다는 여기가 훨씬 싸고 싱싱해."
"뭐?"
"여기 채소들 할머니들이 밭에서 직접 캐오는거라 싱싱하기도 하구 덤이라는 이름으로 넉넉한 인심도 함께 받을수 있단 말이지."
못마땅한듯 툴툴대던 도현은 그제서야 혜진의 얼굴에 보일듯 말듯 피어오르는 미소를 보았다. 몇가지 되지도 않는 야채를 두어 무더기씩 놓고 팔고 계시는 할머니 앞에 쪼그리고 앉은 혜진의 뒷 모습에서 좀 전의 냉랭함은 사라지고 오후 햇살처럼 포근함이 전해져 왔다. 혜진은 할머니의 야채를 구겨진 검은 비닐봉지에 담아넣으며 쳔원짜리 지폐 두장을 내밀었다. 많이 파시라는 인사말까지 남기며 일어서는 그녀를 보며 도현은 성큼 비닐 봉지를 받아들었다. 그 후로도 도현은 이리저리 장터를 돌아다니며 천원, 이천원씩 장을 보는 혜진을 따라다니며 그녀의 짐꾼을 자처하고 있었다.
"이제 다 산거야?"
"아직......정육점에 들러서 고기 좀 사야돼."
"뭐가 이렇게 많아. 왜 너 혼자 이걸 다 사는 거야. 하연씨는 시장 안 봐?"
"돈이랑 살거 적은거랑 다 내가 가지고 있단 말야. 갑자기 나타나서는 짜증이야."
"짜증 부리는거 아니야. 그냥........빨리 시장이나 봐."
도현은 이내 기가 죽은 얼굴로 혜진의 뒤를 쫓아 정육점으로 들어갔다.
"아저씨. 삼겹살 좀 주세요."
"맨날 삼겹살이야. 지겹지도 않아?"
"우리같이 흙먼지를 많이 마시는 사람들은 삼겹살을 많이 먹어야 돼."
"그래? 난 광부들만 그러줄 알았더니..........더 사. 우리도 좀 먹게."
투덜대면서도 짐을 잔뜩들어주는 도현을 보고 혜진은 피식 웃음이 났다. 그렇게 성질부려대더니 그래도 밥은 먹고 갈려나보다. 여기까지 와서 이렇게 사모님 모시고 짐꾼 노릇까지 하는데 밥도 안 줄려고 그랬냐며 이맛살을 찌푸리는 도현이 귀엽다. 장터 국밥으로 적당히 저녁을 대신하려 했는데, 안되겠네. 찬혁씨도 왔는데 딱히 솜씨는 없지만 저녁은 먹여서 보내야겠지. 찬혁만 살피는 혜진이 슬그머니 짜증 난다. 그 자식은 그냥 주고 나는 뭐 떨거지냐? 왜 만날 나만 오나가나 찬밥 신세인지 알수가 없다.
"밥 준다니깐. 그만 좀 투덜대라."
도현은 혜진의 타박에 못마땅한 표정으로 푸푸 거렸지만 그녀의 타박이 영 싫지않은 눈치다.
첫댓글 드디어 도현과혜진의 마음이 서로에게 있음을 알게해주는 대목으로 들어섯네요 이제부터 하연과찬혁 도현과혜진의 달달한사랑 이야기가 막이오르려는가 봅니다 ^^~~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9.06.04 0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