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최초의 주군은...]
"큭큭...준후야 물 떠와라"
"예에..."
우리의 불쌍한 준후...
나의 말 실수(?) 때문에 꼼짝없이 수령의 수족이 되고 말았다.
"오늘 밤 재미있게 놀아 줄까? 키킥.."
내가 어제부터 수령과 준후의 주종관계(?)를 봐 왔는데...수령 녀석은 약간 게이의 끼가 엿
보이고 있다.
물론 준후가 얼굴을 붉히는 것을 즐기는 거지만...
"그...그만해!"
준후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히힛 귀여워라아~"
"징그러운 놈들"
내가 흑주를 인형처럼 꼬옥 안고 머리카락에 얼굴을 부비부비 하다가 그들을 보며 말했다.
아무래도 날이 갈 수록 내 취미는 점점 더 괴상하게(?) 변해가고 있었다.
처음에는 연애 편지 보고...(아직도 수부룩하게 오지만 이제는 선물 빼고는 보지도 않고 버
려 버린다)두 번째에는 나무 밑에서 전유 먹고...이제는 나만의 취미지만 흑주를 안고서 향
을 맡는 게 버릇이 되어 버렸다.
누가 보면 게이(난 여자야..)라고 생각할 지도 모르지만 어쩌나?
흑주의 몸에서는 그 누구한테서도 나지 않는 좋~고 좋은 향이 물씬 풍기는 것을...
물론 그것도 착 달라붙어 맡아야지 맡을 수 있는 희미한 향이다.
아무래도 살수이다 보니까 여러 가지 신경을 쓰나 보다.
"너는 안 징그러운 줄 알어?"
옆에서 조용하게 차를 마시고 있던 미연이 인상을 찌푸리며 핀잔을 주었다.
사실 미연이 전생에 남자였다는 사실이 잘 믿어지지는 않았지만 그의 전생 이름은 현 아연
이라고 한다.
아연 아연...(어째 철의 성분? 을 생각나게 한다)
이래도 여자같다...
허헛...
"흥 난 그래도 낯 뜨거운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고!"
"남의 기숙사에서 이러는 것이 잘 하는 짓이라고 생각 되는 것은 아니겠지?"
미연이 인상을 팍팍 쓰며 말했다.
여기는 수청각.
즉 남자들의 기숙사 이다.
그런데 여자인 미연이 어떻게 여기에 있냐고?
남장했지 뭐...
그래도 이름은 계속 미연이라고 쓰고 있기에 종종 놀림을 받는 다고 한다.
게다가 여기는 준후와 미연과 수령의 기숙사 였다.(남궁환이 난리 치는 바람에 쫒겨 났
다...)
어떻게 2학년이 1학년과 같은 방을 쓰고 있는 지는 묻지마라...방 정한 사람한테 물어 볼
것!
게다가 나머지 한 명...
그건 놀랍게도 강이 오빠였다.
오빠라고 부르기가 어색하군...흠흠
준후는 오랜만에 만난 강이 오빠가 좋은지 실실 쪼개며 둘이 밖으로 쪼르르 사라졌다.
지랄맞은 것들...
나도 흑주를 안으며 이 짓을 하고 있으니 할 말은 없지만...
생각은 되겠지?
"흑주냐아~ 차 마실레?"
내가 흑주의 머리에서 부비부비 하다 말고 물었다.
-주신다면 마시겠습니다-
"너 또 내가 타 줘야 먹지?"
-다른 사람은 믿을 수 없습니다-
"독한 것"
-칭찬 감사합니다-
몰랐지만 킬러에게 독한 것은 일종의 칭찬이었다.
그 만큼 기개와 용기가 대단하다는 뜻 이니까...
"대체 무슨 대화야?"
준후를 가지고 장난을 치고 있던 수령이 물었다.
"우리 만의 대화"
"이잉...흑주랬지? 미안하지만 주작은 내 꺼란 말이야아~"
그러자 흑주가 놀란 눈으로 나를 보았다.
내 일에는 민감한 흑주고 또 이런 일은 더더욱 민감하지...
"너 설마 믿는 것은 아니지? 나 믿지?"
-주인님 말고 또 누구를 믿겠습니까?-
"푸하하 역시 흑주야!!"
"난 무슨 대화인지 잘 모르겠어. 어쨌거나 주작은 내꺼라고"
"지라알~ 난 죽어도 니 꺼 안 한다"
"히잉...준후! 빨리 주작의 기억 좀 깨워봐아~"
"그래도 별 효과 없을껄? 주작은 전생에도 너한테 무관심 했잖아. 물론 전생에 흑주 같은 아
이는 없었지만..."
"어쭈? 주인에게 대드냐아!!!"
"알겠습니다"
준후가 투덜거리며 말했다.
"흥흥!! 다가오기만 해봐아! 흑주가 단칼에 목을 베어 줄꺼야"
그 말에 흑주가(또 어디서 꺼냈는 지는 잘 모르겠지만...)날카로운 단검 두 개를 꺼내 손목
에 쥐었다.
"흥. 덤비는 거냐?"
그걸 본 수령이 도를 들며 말했다.
"수령. 죽고 싶냐?"
내가 청명검을 스르릉 꺼내며 말했다.
"흥이다! 내가 나서면 수족인 준후는 자동적으로 나가는 거라고!"
"나...평생 너 저주 할꺼다! 흑주! 가자"
내가 수령에게 혀를 빼꼼 내밀며 흑주를 데리고 문을 쾅 소리 나게 닫고 나가 버렸다.
아니나 다를까...
나가자 마자 문 뒤에서는 피 맺힌 절규가 들려왔다.
"히힛...재밌지?"
-유하님이 좋으시다면...-
"흑주는 자아가 있는데...자신의 생각도 가끔은 표현해봐"
-저는 킬러입니다. 주인의 명령에만 따를 뿐이죠-
"흐흥...그러시겠다? 그럼 명령이다! 말해봐!"
-그...그건...-
"왜?"
-말을 못 하기에 수화를 하는 것 아닙니까?-
이제는 흑주도 조그만한 농담(진짜 농담은 아니지만 비슷한 것)을 할 수 있었다.
나는 속으로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알았어. 차 타온다. 뒤 수련 공터에 가 있어"
-존명-
뒤를 잠깐 돌아보니 흑주는 또 사라졌다.
정말...어떻게 된 일인지 원...
* * *
유하의 말 대로 정원 공터 뒤 쪽에 온 흑주는 자리에 앉아서 하늘을 보았다.
그 날과 같이 맑고 높고 푸르렀다.
흑주는 조용히 눈을 감으며 자신의 과거를 회상했다.
흑주는 어느 깊은 산골마을에서 태어났다.
집도 몇 채 되지 않는 가난한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사는 작은 마을이었다.
왕래가 없고 가난했지만 서로가 서로를 도우며 살아가기에 별로 불편한 점도 없었고 세금도
없기에 그들은 가슴 쭉 펴고 살 수 있는 그런 곳 이었다.
흑주(黑姝)....남자 아이였지만 가히 초절정 미소년 이라고 불릴만한 흑주의 얼굴은 어렸을
때부터 소문이 자자(작은 마을에 소문이 퍼지면 얼마나 퍼진다고...)했다.
게다가 흑주는 똑똑하기 까지 하였다.
거의 불가능한 일 이었지만 흑주는 1년 6개월 만에 말과 글을 전부 쓸 줄 알았다.
그리고 2살 되던 해 에는 13~14살 되는 아이들과 어울려 놀며 귀여움을 한 몸에 받았다.
이들이 하는 놀이는 거의 숨바꼭질 같은 건데 흑주는 놀랍게도 무공에도 천부적인 재능이 있
어서 숨기를 정말정말 잘했다.
기척없이 나타나 "차자따!(찾았다...아직 어려서 혀가 짧다)" 하고서 귀엽게 외칠 때에는 모
두들 깜짝 놀라곤 한다...
그리고 형들과 칼싸움을 하면서 형들이 봐주면서 했다가는 작은 나뭇가지에 쉽게 급소를 찔
리곤 했다.
그래서 아무리 어린 아이라도 흑주는 진지하게 싸워 주었다.
하지만 어린 흑주에게 딸리는 것이 하나 있었으니...바로 힘이다
아직 그때의 흑주는 2살 남짓 되었으니 힘이 너~무나 딸리는 것은 당연한 일 일지도 모른다.
물론 머리 좋았던 흑주는 스피드나 주변 환경을 이용해 눈속임을 이용해 공격하기도 하였으
니...거의 천년 만에 한 번 나온다는 천재의 주인공(?)일 지도 모른다.
모두 그렇게 흑주를 부러워 하고 귀여워 하였지만 흑주의 아버지 많은 늘 근심 어린 얼굴을
하고 있었다.
"후후...아 여보? 무슨 걱정이에요? 흑주는 잘 크고 있는데..."
"후...당신은 아무 것도 모르는 군...우리 흑주는 천재란 말이오..."
"예? 아 그건 저도 그렇게 생각...."
"천재는 일찍 요절한다는 말 들어 본 적 없소?"
"아...그럼 우리 흑주는..."
"아니 아니...손금을 보니 생명선은 길어..."
"후...그럼 다행이네요..."
"하지만...인과응보...주어진 만큼 대가를 받기 마련이지...흑주 앞에 놓인 미래가 심히 걱
정되는 구려..."
"당신도 참...우리는 여기서 나갈 일도 없잖아요. 게다가 흑주가 크려면 아직 멀었다고요!"
"아 그렇군..."
"다여와뜹니다(다녀왔습니다)"
"아이구 우리 귀여운 흑주 왔구나?"
"헤헤헤"
흑주는 귀엽게 웃으며 자기 엄마에게 쪼르르 달려갔다.
* * *
"청아야!! 차 마시셔"
어느새 유하가 다가와서 차를 건냈다.
-존명...감사합니다-
"아니 뭐..."
그렇게 흑주가 차를 입에 갖다 대었을 때...
"으아아아악!!!! 수령! 너 그만 두지 못해!!! 게이냐! 무슨 짓이야!!! 아악 미연아아!!! 도
와 줘어!!!"
준후의 절규가 생생하게 들려왔다.
그 뒤를 이어 수령의 큰 목소리도 들려왔다.
"닥쳐어!!! 내 사랑(?) 주작이 나 저주한대 잖아아아!!! 니 놈 탓이야!!! 당해 봐라!!!"
-저기...이 상황은...-
흑주가 대략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어보았다.
"아 그래...맞아...제길슨...차 마시고 있어라...게이 놈들...미연은 대체 뭐 하는 거야?"
유하가 투덜거리며 올라가자 흑주는 다시 차의 따뜻한 물을 음미하면서 다시 옛 기억을 떠
올린다.
* * *
그건 아마 내가 갓 2살을 넘겼을 때의 일이었다.
나에게는 상인이었던 외삼촌이 있었다.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마을 사람들과 특히 부모님은 외삼촌을 증오하셨던 거 같았다.
들리는 바에 의하면 나의 외삼촌은 돈을 무척이나 잘 버는 상인이었다.
그런데...그런 외삼촌이...나에게 찾아왔다.
나는 그 날은 마을에서 꽤 멀리 떨어진 산 속에서 은행을 줍고 있었다.
마을 사람들과 같이 맛있게 구워 먹기 위해서 였다.
"어휴...날씨가 참 덥군.."
그 날은 여름이었다.
해가 쨍쨍 비치는 여름...
보랏빛 장포에 약간 살이 오른 얼굴의 남자였다.
척 보기에도 아주 부유해 보였다.
"니가 흑주니?"
나는 무심결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흑주야! 내가 너의 외삼촌이란다! 반갑구나!"
"예..아녕하혔어요?(안녕하셨어요?)"
"귀여운 것...나이가 몇 이지?"
"두 살이요"
내가 손가락 2개를 펴 보며 말했다.
"후후 귀엽구나..."
외삼촌은 나의 머리를 슥슥 쓰다듬어 주었다.
"예쁘네...남자 인 줄 알았는데..."
그 때 외삼촌에 눈에서 비쳤던 빛은 잘못 본 것이 아니었던 것을 나는 기억해야만 했다.
"흑주. 남자에여"
"호오 그러니?"
"에(예)"
"후후 귀여운 것...외삼촌이랑 같이 가지 않으련?"
"에? 하지만 어머이 하고 아버이는...(예? 하지만 어머니하고 아버지는<--해석 힘들다)"
"외삼촌이 허락 다 맡고 왔단다...흑주에게 더 좋은 거 가르쳐 주려고 말이다"
"더 죠은거?(좋은거?)"
"그래! 맛있는 것도 많이 사 주고 말이야!"
이 때 내가 만약 부모님께 외삼촌에 대한 경고나 충고를 들었다면 이런 사태가 발생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우웅...그럼 인사라도오..."
"아니야 괜찮으니까 가자"
"음...응! 외삼촌!"
"후후후후...."
하지만 부모님은 내가 아직 어리기 때문에 방심하셨던 거 같다...
나는...그대로 따라갔다.
기쁜 웃음을 지은 체 말이다.
그 시각 부모님께서 마을 사람을 동원하여 나를 찾고 계시는 줄도 모른 체 말이다...
내가 봤던 외삼촌은 나의 인생에 있어서 최악의 오점을 남긴 사람이다.
저것이 사람인지 짐승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난 불행했다.
나는...외삼촌에게...물건에...지나지 않았다.
"흑주야! 흑주야!"
"예에!!"
처음에는 마을에 와서 즐거웠다.
"이리 좀 오련?"
외삼촌은 나를 데리고 어느 여관에 자리를 잡고 우리는 방에 들어갔다.
외삼촌은 침대에 앉아서 나를 불렀다.
나는 쪼르르 달려가 외삼촌에게 안겼다.
"예 삼촌. 불렀쪄요?"
"그래그래...후후 귀여워라"
외삼촌이 나의 머리를 뒤로 쓸어 넘기며 자신의 입술을 나의 입에 갖다 대었다.
"흡...."
기분 나쁘고 칙칙한 기분이 온 몸에 들었다.
오한이 들 정도로 몸이 떨려왔다.
도망가야 한다...이 방 밖으로 나가야 한다...
하지만 두 살 밖에 되지 않았던 어린 나에게는 터무니 없는 일이었다.
비명이라도 지르려고 했다.
누군가 보면 마지막 발악이라고만 생각되겠지만 나는 그래도 좋았다.
누군가 도와주었으면 좋겠다.
"크...흑....읍..."
나는 곧 알았다.
나의 착각이라는 것을...
단순히 비명을 지르려고 입을 벌렸지만 누군가의 미끈하고 불쾌한 것 만이 나에게 들어올 뿐
이었다.
눈에 눈물이 나올 정도로 무섭고 기분이 불쾌했다.
"흑흑...."
계집애 같다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
그래도...그래도...
"흐읍..."
많이 해 본 듯한 능숙한 손이 순식간에 나의 옷을 하나 하나 걷어냈다.
난 증오스러웠다.
외삼촌의 얼굴은 철판이라도 깔아 놓은 듯 뻔뻔스럽게도 능글맞은 얼굴이었다.
마치 내가 울고 있는 것을 즐기듯이 말이다.
얼굴은 장난스러웠다.
"흑...흐..흐읍"
하지만 나에게 오는 손길은 장난이 아니었다.
나는 그 날밤 아주 더럽고 추악한 것에 의해 '순결' 이라는 것을 잃은 거 같았다.
그 이후에도 나는 밤마다 외삼촌에게 나의 순결을 내 주어야만 했다.
나는 외삼촌의 집 중 외각에 있는 조그만한 집에 갇혔다.
외삼촌의 집은 아주 넓었다.
이 집은 그 중 10분에 1도 되지 않는 크기였다.
탈출도 시도했다.
하지만 경비가 워낙 살벌해서 어림도 없었다.
"후...보고 싶은데...마을 사람들 전부..흑...흡"
낮에는 나 혼자서 놀아야만 했다.
정확히는 매일 울었다고 해야지 정상일 것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눈물이 마르기 시작했다.
그 때의 생각으로는 내가 고통스러워 할 수록 외삼촌이 기뻐한다는 생각을 가진 거 같았다.
따라서 나는 말을 끊었고 표정조차 짓지 않았다.
어느 날 밤 외삼촌이 나에게 물었다.
"말과 표정이 없어졌구나 나의 귀여운 흑주야..."
"흡..."
"하아...이제는 아무 표정이 없군...후후...내일은 재미있는데 데려다 주마...아주 재미있
을 꺼야..."
"흐읍..."
다음날 외삼촌이 데려다 준 곳은 엄청나게 커다란 집...아니 황궁이라고 불리는 곳 이었다.
어여쁜 누나들이(나보다 나이가 많았지만 우리 엄마보다 젊어보였기에...)같은 옷과 같은 머
리(옷과 머리는 약간씩 차이가 있던 거 같았다)를 하고 나를 보며 재잘거렸다.
"어머 귀여워라..."
"누구지? 저 능구렁이가 왜 저런 귀여운 아이를..."
"어머 입 조심해!"
"아 미안...근데 정말 귀엽다...황제의 노리개 감 인가...불쌍하다...이미 당했나 봐...봐,
표정이 날카롭잖아..."
"이런...2살 남짓 밖에 되어 보이질 않는데..."
하지만 외삼촌은 누나들이 하는 말을 듣지 못했는지 아니면 무시하는지 그대로 그 궁에 들어
섰다.
그 안은 밖에서 보았던 거 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크고 호화로웠다.
"......폐하....신 현 유무 인사드리옵니다"
외삼촌은 큰 금박의자에 앉아 있는 용의 그림이 그려진 옷의 사람에게 인사를 하였다.
"호오...어서오시오"
큰 신임을 얻고 있는 듯 기쁜 얼굴을 지으며 나를 힐끔힐끔 처다 보았다.
나는 눈치를 보아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폐하...이번에는 이 아이옵니다...어떻습니까?"
"흠...너무 어리구려..."
"하지만 꽤 괜찮은 아이 이옵니다"
그렇다...외삼촌은 나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려고 하고 있었다.
나는 그 때 사람을 절대로 믿지 않기로 결심했다.
그 누구도 말이다.
"아니...너무 어리지 않소? 총리...그대의 생각은 어찌한가?"
그러자 그 사람 옆에 있던 푸른 옷의 남자가 입을 열었다.
"폐하...아뢰 옵기 송구하오나...저 아이를 저에게 주심이 어떠한지요..."
"응?"
"저 아이를 보아하니 눈빛이 총명하고 무인의 기골을 타고 났습니다...저 아이를 폐하의 호
위로 삼고 싶습니다"
그러자 황제가 껄껄 웃었다.
"하하!!! 과연 총리요! 그리합시다!"
"앞으론 나를 사부님이라고 부르거라"
나는 결국 그 총리라는 사람의 집으로 왔다.
그 역시 나의 순결을 앗아가고 더럽히겠지...
"예"
"몇 살이지?"
"한 달 뒤면 3살입니다"
나의 발음은 지난 몇 달간 놀랄 만큼 뚜렷해져 있었다.
"어린 아이가? 후후...천재 중의 천재 로군..."
"칭찬 감사합니다"
"........이리 가까이 오너라"
그 역시 그럴 꺼야...
나의 순결을 앗아가고...
더럽히고...
상처만 안겨 줄꺼야...
그는 나를 안았다.
"울거라...귀여운 것아..."
"예?"
"아직 3살 남짓 되는 아이가 그 능구렁이 같은 탐관오리에게 순결을 빼앗기고 부모로부터 억
지로 헤어졌는데 울고 싶지 않겠느냐? 어서 울거라...어서..."
정말 울고 싶었다.
마음이 찌릿하고 울고 싶었다.
하지만 눈은 내 소원을 들어주지 않았다.
개운하게 울 기회를 주지 않았다.
마음만 아프게 하였다.
결국 메마른 내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나는 2년간 무술만을 수련하였다.
킬러로서 말이다.
좁은 시야에서도 적을 정확하게 패야되는(?) 능력도 갖추었다(....비유가 좀...)
나는 큰 장족을 보였다.
힘은 약하지만 어두운 곳 에서는 망설임 없이 살인도 가능했다.
그런 총리는 나를 슬프게 보더니 어느 날 말했다.
"내가 너를 안타깝게 여겨 데려와서 무술을 훈련하게 했으나....내일은 너를 황제에게 받혀
야 겠구나...후우...나를 용서하렴..."
그는 나의 볼을 쓰다듬었다.
부드러웠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감촉이 나를 감쌌다.
나는 그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고개를 푹 숙였다.
그는 다시 내가 말했다.
"괜찮다면...내가 오늘 하루만 너의 아버지가 될 수 있을까?"
"흑...흑흑...흡흡.."
그제서야 나의 눈에 기별이 갔는지(?) 눈물이 나왔다.
"흐어엉...."
나의 울음에 그는 나의 등을 토닥토닥 두드려 주었다.
"어린 것이 얼마나 힘들었을꼬..."
"흑...아버지...아버지..."
"그래 그래...더 이상 힘들어 하지 말렴...아...이거 아니?"
"예?"
요 몇 년간 한 번도 말을 해 보지 않았던 나의 목소리는 걸걸했다.
하지만 새 아버지는 나의 목소리에 신경 쓰지 않고 나의 울음을 오히려 달래기 위해 말했다.
"세상에는 말이다....자신의 운명의 상대가 있는 법이야. 자신이 꼭 지켜야 될 사람일 수도
있고 자신이 보호를 받는 사람일 수도 있지. 흑주라고 했지? 우리 흑주에게도 반드시 그런
사람이 있을 꺼야..."
"그걸 어떻게..."
"후후...나중에 확인해 보렴...아버지는 거짓말을 안 하는 법이거든..."
그는 그렇게 웃으며 말했다.
나는 그 다음날 아쉽게도 황제의 보호 역할로 항상 곁에 있어야 했다.
황제는 총리 아버지(?)와는 달랐다.
2년간 이었지만 나는 나의 새 아버지 에게 편안함을 느꼈고 외삼촌의 집에서는 다른 자유를
느꼈다.
비록 집 안에만 있었지만 나는 진정한 자유를 얻은 것 같았다.
하지만...운명을 그렇게 허락하지 않는지...나는 전보다 더 힘들어야만 했다.
하루 종일 그를 위협하는 자로부터 지켜야 했고 밤이면 몸과 입술을 내어 주어야만 했다.
그렇게 지옥같은 하루하루가 지나가고 11개월이 지났다.
"정말 안 되겠는가?"
"무림인이 어찌 반란군 진압에 개입한단 말 입니까?"
천장에서 듣기를 황제는 화산파의 화 천랑 이란 자에게 애원하고 있었다.
반란이 일어났다...
도저히 진압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래서 무림인의 손을 빌리려고 했던 것이다.
"무엇이든 주겠네...그러니..."
"필요없습니다"
무례한 듯한 말투였다.
"아 그렇지! 흑주! 흑주! 당장 내려오지 못하겠느냐!"
황제의 말에 나는 천장에서 내려왔다.
온통 새카만 복장의 나였다.
"이 아이라도 주겠네...그러니..."
"......저 아이의 나이가 몇 이지요?"
"올해 4살이라네"
그 말에 화 천랑의 얼굴이 한 없이 구겨졌다.
그러더니 다시 펴지더니 말했다.
"저 아이를 주십시오. 그럼 받아들이겠습니다"
"아...고맙네!!! 고마워!"
그렇게 나는 다시 화산파로 가야했다.
반란군 진압은 쉬웠다.
들리는 바에 의하면 단 2주만에 싹쓸 당했다고 한다.
무림인 이란 대단한 것이다.
나는 화산파에 와서 또 다시 나의 순결을 빼앗길까 두려웠고 마음에 상처를 입을 까 봐 두려
워했지만...
나는 일주일 동안 화산파에 있으면서 지켜야 할 것들만을 배웠을 뿐 이었다.
그리고 킬러로서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도록 목의 혈도를 비틀어 두었다.
내가 풀 수도 있었지만 난 킬러다.
풀면 되지 않는다.
그 뒤부터는 정말 말을 하지 않았다.
나는 거의 그림자 같은 존재였다.
단지 시키는 것 만을 하는 존재였다.
나 역시 누군가의 눈에 띄기를 바라지 않았다.
하지만 그 다음 해....
내가 5살이 되던 해에...
나와 같은 또래의 지저분한 여자아이 하나가 들어왔다.
'마' 가 낀 아이라고 모두들 멀리하는 아이였다.
그런 아이를 화 천랑...이 데려왔다.
나는 그 아이를 주군으로 섬기라는 명을 받았다.
주군으로 섬기기는 하겠다만...이제는 두렵지 않다...
무엇을 빼앗겨도...너무 익숙하니까...
하지만 그녀는 그렇지 않았다.
"헤헤 안녀엉? 내 이름은 은 유하야. 니 이름은 뭐니? 아 맞다...말을 못 한 다고 했지? 아
깝다. 척 보기에도 예뻐보이는데...복면이라도 벗어 보겠니?"
그녀가 바로 내가 평생 섬겨야 하고 마음을 준 내가 인정한 최초의 주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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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판타지소설
○●주작의 서(朱雀 書)●○-제 14장 [나의 최초의 주군은...]
루루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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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12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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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순결을 빼앗기다뇨... 불쌍한 흑주군...ㅠ_ㅠ
나쁜놈들 몸을 토막토막 내서 미친곰들과 함께 63빌딩에 대가리 걸어놓고 쑈하다가 믹서기에 갈구 아스팔트에 갈아서 이런 스래기 매립장에 매립할녀석..
그떄는 청각만 무서운 줄 알았는데.. 님 이젠 두렵네요 ㅠ_ ㅠ(삐질..)
이걸 쓴 자의 정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