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부터 큰 딸애가(83년생) 남자친구라면서 몇차례 집으로 데려 오더니
지난 연말쯤 그 친구와 결혼하겠 답니다.
그래서 광주(전라도)에 사는 남자친구 부모와 지난 구정무렵 난생 처음 상견례란 것도
해보았습니다.
결혼하자면 집구하기는 전세든 월세든 남자측에서 하는게 일반적인 걸로 알고 있지만,
요즘 집값은 내리고 전세금은 하늘 높은줄 모르고 올라버려 신혼부부 집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려워졌다는 언론의 보도도 여러번 들은 터라 어떻게든
단칸 셋방이라도 저희들 알아서 가겠지 짐작만 하고 있었습니다.
지난 2월 딸아이가 제게 이런 제안을 합니다.
아빠 내가 그동안 모아논 돈이 1.2억 쯤 되는데 결혼하면서 아예 집을 사고 싶으니
경매로 적당한 집 하나 골라줘 봐, 금액은 2,3억 수준에서.모자란 금액은 대출 받아 충당할테니.
그런데 남자친구는 모아논 돈없고 지방에 조그만 아파트 하나 있는 부모님도 집얻어 줄
형편이 못되나봐. 하지만 대출금은 같이 열심히 벌어 갚을 수 있겠어.
기특한 녀석입니다.어느새 1억이 넘는 돈을 모았다니. 직장 다닌다지만
명품이나 좋아하고 그러면 돈이 모일 수 없을텐데 쓸건 쓰는 모양이던데
나름 알뜰한 구석이 있었나 봅니다.
그래서 딸아이 특명을 받아 아파트나 빌라 경매건 3억이내 짜리 물색에 들어갑니다.
직장이 삼성동이니 송파나 마포지역을 대상으로 한 10건 정도 후보 물건을 골랐습니다.
그동안 시골에 내려갈 땅구하느라 몇차례 경매를 해본 경험을 밑천으로 한번 해보는 거지요.
첫 번째로 지난 2.17 동부지법에서 2건을 동시에 응찰하였습니다.
하나는 송파구 문정동의 1동 짜리 아파트 전용면적 18평(25평형.9층중6층)으로 감정가 3억에서
한차례 유찰되어 2.4억이 최저가입니다.
또 하나는 강동구 성내동 전용면적 23.5평 빌라(4층중4층)입니다. 이건 역시 감정가 3억에
한차례 유찰로 최저가 2.4억입니다.
문정동 아파트는 2.83억을 적고 성내동 빌라는 2.67억을 적어냅니다.
통상 아파트의 낙찰가율이 빌라나 주택보다 훨씬 높으니 같은 가격이라도 응찰은 다르게 합니다.
요사이 주택경기가 회복세다,경매로 싸게 살 수 있다하고 매스컴에서 연신 떠들어 대더니
법원 경매장은 그야말로 발디딜 틈없는 북새통입니다.과연 경매의 대중화시대가 도래한 모양입니다.
11시에 입찰시작해서 12시 입찰마감이지만 12시10분경에 남은 입찰 대기자 10여 명이 줄서있는데도
시간지났다며 내 뒤로 두사람지나서 잘라버립니다. 겨우 턱걸이로 접수합니다.
곧 이어 개찰을 하는데 사람이 하도 많으니 1등 낙찰자의 이름과 금액만 불러주고 2등 이하는
아예 얼마를 적었는지 부르지도 않고 넘어갑니다.
문정동 아파트 입찰자 15명. 낙찰가 2.94억이랍니다.낙방이네요.
성내동 빌라 4명 입찰. 낙찰가 2.67억 딸아이 이름을 호명합니다.
이런! 여러번 떨어질 각오였는데 첫번 시도에 낙찰입니다.얼핏 이거 금액을 너무 과하게 질렀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빌라의 경우 평균 낙찰가는 감정가의 85% 정도인데 89%를 썻으니.
둔촌역 3번 출구에서 올림픽공원방향 600미터 떨어진 성내동444-18번지 소재 빌라입니다.
주위환경도 무난하고 빌라의 관리상태도 깨끗합니다.무엇보다 올림픽공원이 지척에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기에 경쟁이 심하겠다 짐작했는데.
엘리베이터없는 빌라 4층은 비선호층이긴 하지만 옥상을 사용한다는 이점도 있다 합니다.
지난 3월 24일 경매대금 납부와 등기신청까지 마쳤으나 그 집에 사는 세입자가 5월20일 집을 비우겠다네요.
전세금 전액을 배당받는 세입자라 경매에서 가장 골치 아픈 부분인 명도에는 어려움이 없으나
아이들 결혼일이 5월10일인데 날짜가 너무 지연됩니다.
약속한 5월20일 나간다 해도 이것저것 수리도 좀 해야하니 6월초에나 입주가능 하겠습니다.
그러니 당분간 우리집에 있을 수 밖에 없게 생겼습니다.
바로 인근 150 미터쯤 떨어진 곳에 이슬산방 운영자인 낡은모자님도 살고있네요.
첫댓글 잘 됐네요. ㅎㅎ 경매도 달인이시네...^^ 야무진 따님의 결혼을 미리 축하 드립니다.
형님 축하드립니다.
형님 덕에 오랫만에 송천동 성당 갈것 같습니다
역쉬~경매의 달인이시네여~
상층이라 층간소음 걱정할 일도 없고...4층이니 운동 삼아 걸어 다니는게 더 좋지요. 하여튼 잘됐네요. 언제 술 한잔 사세요.^^
신혼부터 자기집을 장만하게 큰 도움을 주셨네요.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기를 기원드립니다.
빌라를 경매로 산다는게 쉬운 결정이 아닌데 대단한 선택임다..
요즘 부모 자금 도움없이 신혼집 얻는 자식들이 부럽더군요..
은행 직원은 평균 1억 8천, 코트라는 4억까지도 회사에서 지원 해 주는데...
사위될분은 노~났네요^^*
경매달인은 무슨...ㅎㅎ
학원이나 경매책 전연 보지않았지요.
요즘 인터넷 조회해보면 어려운 경매용어나 권리분석하는 방법 잘나와 있습니다.
그리고 어떤 케이스별로 예를 들면 선순위세입자,유치권 이런 것도
많은 사례들이 나오니 알아볼 수 있습니다.
핵심은 물건을 알아보는 안목 이게 중요한데 여기서 고수와 하수의 차이가 나는거지요.
결국, 히든피크님이 고수이시니, 나중에 경매 참여할 때 그 안목을 빌려야겠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