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정의 음악 정류장]
내일은 늦으리
2024년 1월 넷플릭스에 공개된
‘팝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밤’
이라는 기록영화는 기근으로 어려움을
겪던 에티오피아를 돕기 위해 만든
‘위 아 더 월드(We Are the World)’라는
노래의 제작 과정을 담았다.
---- 마이클 잭슨 ‘위 아 더 월드’----
마이클 잭슨과 라이어널 리치가
공동으로 작사·작곡하여 1985년에
발표한 이 노래는 내로라하는
당대의 여러 팝 스타가 참여해
큰 화제가 되었다.
영화에는 서로 경쟁하면서도 화합을
이뤄 함께 녹음하는 그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이 영화를 보며 그때 감동이 떠올라
추억에 젖기도 하고, 음악사에
큰 획을 그은 노래 탄생 배경에 새삼
경탄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인기 가수들이 모여
의미 있는 작업을 한 적이 있다.
1992년부터 1996년까지 매년 개최한
환경보호 콘서트
‘내일은 늦으리’
가 그것이다.
1992년 조선일보사가 주도한
‘쓰레기 줄이기 운동’에서 촉발된
이 콘서트는 넥스트, 서태지와아이들,
윤종신, H.O.T 등 당대 톱스타들이
참가하여 대중의 큰 호응을 얻었다.
제1회 콘서트는 무료로 배포한
입장권이 20분 만에 동이 날
정도였다.
태양, 산, 호수를 각각 상징하는
빨간 원, 녹색 선, 파란 타원으로
구성된 마크는 제1회 ‘내일은 늦으리’
음반의 표지로도 활용되었다.
환경보호라는 취지가 돋보인
이 콘서트는 당대 최고 인기 가수들이
의기투합하였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해마다 이 콘서트에 참여한 가수들은
발라드, 록, 댄스음악 등 다양하게
창작한 노래를 공연에서 선보이고
음반에도 수록하였다.
가사를 곱씹으며 들으면 오늘날
상황을 예견한 듯한 노래가 꽤 있다.
신승훈의 ‘잃어버린 하늘’에서
“파란 하늘은 왜 어두운 회색빛으로
어두운 밤하늘엔 별빛이 왜 보이지 않나”
라며 환경 훼손의 심각성을 경고한
것이나, 도입부의 한숨 소리와
무반주가 인상적인 015B의
‘철이를 위한 영가’에서
“결국 남겨진 건 희뿌연 하늘과
수북이 쌓인 쓰레기 무덤”
이라며 암울한 미래상을 그린 것이
그러하다.
특히 많은 이가 기억하는 노래는
신해철이 작사하고 작곡
‘내일은 늦으리’의 주제 합창
곡 ‘더 늦기 전에’다.
----내일은늦으리 (신해철 ) - 더 늦기 전에----
5분 40초 동안 펼쳐지는 장중한
록발라드인데, 콘서트에 참가한
톱스타들이 함께 녹음하여 의미를
더했다.
콘서트의 대단원을 장식한 이 노래를
연주하고 합창하는 그들 모습은
지금 봐도 가슴이 벅차다.
그때부터 20여 년이 흘렀다.
올봄도 어김없이 들려오는 황사 소식으로
시작하였다.
우리가 사는 이 땅은 후손에게서
빌려온 것이 아니겠는가.
그러니 ‘더 늦기 전에’
“그 언젠가 아이들이 자라서 밤하늘을
바라볼 때에 하늘 가득 반짝이는 별들을
두 눈 속에 담게 해주오.”
장유정 단국대 정책경영대학원 원장
[출처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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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19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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