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불황 속 투자' 빛난다… 반도체 매출 28조원 사상 최대 / 8/1(목) / 중앙일보 일본어판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이 지난 4분기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 2년간 극심한 불황에도 지속된 설비투자가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매출 74조700억원(약 8조 1123억엔)에 영업이익 10조 4400억원을 올렸다고 지난달 31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3%, 영업이익은 1462% 증가했다. 메모리 수요가 회복된 DS부문이 매출 28조 5600억원과 영업이익 6조 4500억원을 기록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메모리 최고 호황기였던 2018년이나 반도체 부문이 최대 연매출을 기록했던 2022년 각 분기보다 높은 매출액이다.
매출액으로는 대만 반도체업체 TSMC의 6735억1000만 달러(약 3조 942억엔)도 넘어섰다. 삼성전자의 분기 반도체 매출이 TSMC를 앞지른 것은 2022년 4~6월 분기 이후 처음이다.
인공지능(AI) 서버용 메모리를 비롯한 고부가가치 메모리 매출 증대가 호실적을 견인했다. 삼성전자는 "AI 서버용 제품 수요 급증으로 메모리 업황이 회복되면서 기업 자체 서버용 메모리 수요도 늘었다"며 고용량 D램인 DDR5, 서버용 저장장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광대역메모리(HBM)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가 늘어난 덕분이라고 밝혔다. 메모리 평균단가(ASP)가 전분기 대비 D램은 10%대 후반, 낸드 메모리는 20%대 상승한 것도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HBM3E(5세대)의 엔비디아 납품에 대해 김 실장은 고객 관련 정보는 언급할 수 없다면서도 HBM3E의 8층 제품은 주요 고객에게 샘플을 공급해 평가가 진행 중이고, 7~9월 분기에 본격 양산할 예정이며, 업계 최초로 개발한 HBM3E의 12층 제품도 다양한 고객 요청에 맞춰 하반기에 공급을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HBM 매출이 상반기의 3.5배로 늘고, 그중에서도 HBM3E 매출이 급증해 10~12월 분기에는 전체 HBM 매출의 60%를 차지할 것으로 봤다.
호실적은 불황에도 멈추지 않았던 설비투자가 반도체의 봄을 맞아 본격적으로 꽃핀 셈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시설 투자를 2021년 43조 5670억원, 2022년 47조 8717억원, 2023년 48조 4000억원으로 계속 늘렸다. 반도체 업황이 최악이었던 지난해에도 필수 클린룸을 확보해 중장기 수요에 대응하겠다며 평택의 HBM과 DDR5 생산능력을 늘렸다. 메모리 한파가 끝나고 D램 등의 재고가 빠르게 소비되면서 삼성은 늘려놓은 생산능력으로 수요가 늘어나는 타이밍에 매끄럽게 대응할 수 있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내년 HBM 공급량은 올해보다 2배 이상 늘릴 계획이지만 그럼에도 고객 요청이 늘고 있어 고객과 협의 하에 추가 증산 규모도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4분기 모바일(MX) 부문 실적은 매출 27조 3800억원에 영업이익 2조 2300억원으로 스마트폰 시장 비수기의 영향으로 전 분기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줄었다. 다만 '갤럭시S24 시리즈' 매출 호조로 스마트폰 매출과 출하량이 모두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성장했다. 디스플레이 사업은 4분기에 매출 7조 6500억원으로 18% 증가, 영업이익 1조 100억원으로 17%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