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민주당 울산시당 이상헌 위원장 ▲ 자유한국당 울산시당 정갑윤 위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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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간 이어진 추석연휴를 전후해 전개된 울산 정치 풍향계는 한 마디로 `혼돈 세`다. 현 정부의 경제실정과 문 대통령의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강행으로 인해 집권여당에 대한 비판 수위가 이전보다 높아졌다. 정부 경제정책의 실상, 대통령의 인사 경직성이 주요 원인이라는 지적이 많다.
자유 한국당에 대한 거부감도 여전했다. 추석 대목 명절 인사차 전통시장을 찾은 정치권 인사들이 상인들로부터 무안을 당하기 일쑤였다. 상인들이 "뭣 하러 여기 왔느냐"며 대 놓고 핀잔을 주는 바람에 일부인사는 얼굴이 벌개 지기도 했다.
울산 민주당의 경우 문 대통령의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강행으로 지역 민심이 여권에서 이탈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더불어 민주당을 지지했던 개혁 보수층이 민주당에 등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골수 민주당` 관계자는 "이런 분위기가 내년 총선까지 이어질 경우 여당이 울산에서 고전할 가능성이 있다"며 크게 우려했다. 그는 또 "울산 민주당이 어렵사리 `공든 탑`을 쌓아 놓으면 중앙에서 한방에 이를 무너트린다"고 하소연했다.
울산 한국당에 대한 비판 수위는 주로 정치권 물갈이에 맞춰졌다. 현 집권당에 대한 대안 세력으로 시민들의 지지를 받으려면 기존 조직과 인물을 혁신해야 하는데 오히려 철옹성벽이 강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기존 중진 정치인들의 용퇴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울산 민주당에서 새로운 인물들이 부상되고 있는 만큼 한국당도 새 피를 수혈해야 하는데 오히려 현 정치상황의 불투명을 배경으로 기존 정치인들이 회귀를 도모하고 있다고 했다.
울산 정의당에 대한 비판은 선거법 개정을 염두에 둔 `친 여권` 변모에 맞춰졌다. 중구 성안동 김 모씨(60)씨는 "현 집권당의 당리당략 자세와 한국당의 구태의연한 태도를 대신할 세력으로 `심상정 당`을 꼽았는데 정의당도 역시 그 나물에 그 밥"이라며 혹평했다.
진보의 또 다른 가지로 인식돼 오던 정의당이 내년 총선에서 얼마나 실질적인 결실을 얻을 수 있을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한편 각 정당 중앙부는 추석 연휴기간 민심을 제 각각 해석하며 갑론을박을 이어갔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15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심은 소모적인 정쟁을 멈추고 민생에 올인하라고 명령하셨다"며 "수사는 검찰이 하고, 검찰 개혁은 장관이, 정치와 민생은 국회가 제자리로 돌아가 할 일을 해 `조국 블랙홀`을 넘어서라는 게 민심"이라고 전했다.
조정식 정책위의장도 "조 장관 청문 정국을 한 달 가까이 끌어오면서 경제와 민생을 챙기지 못한 측면이 크다"며 "청문회가 끝난 만큼 검찰 수사를 지켜보고 정치권과 국회는 이제 자기 할 일을 했으면 좋겠다는 게 여론"이라고 말했다.반면 자유한국당 등 야권은 조 장관 임명 강행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컸다며 문 대통령의 책임론을 계속해서 주장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추석민심 국민보고대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검찰 수사를 방해하지 말라. 당신들 말대로 공정하게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황 대표는 "문재인 정권이 권력형 게이트를 덮기 위해 조국을 법무부 장관에 세운 것 아닌가 한다"며 "문재인 정권의 퇴진을 외치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다. 나라가 무너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경원 원내대표 역시 "조국을 통해 이 정권이 가고자 하는 독재국가를 완성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며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조국 해임 건의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킬 것이다. 또 조국 국정조사를 통해 진실을 파헤치고 조국 특검은 윤석열 검찰의 수사가 더 잘되기 위해서라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도 추석연휴 기간 촛불집회를 열고 조 장관 사퇴를 촉구했다. 손학규 대표는 전날 광화문 세종대왕상 앞에서 `2차 촛불집회를`를 열고 "추석 밥상에 앉은 분들 모두 조국 사태로 우리나라를 걱정했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조국이라는 시한폭탄을 껴안고 있다. 시한폭탄이 터지면 대통령이 무너진다"고 경고했다. 정종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