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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갑상그릴라 가족 여러분^^
그간 이곳을 통해 많은 유용한 정보 얻었기에 저도 제 경험담 올립니다. 사실 수술은 지난 8월초에 했구요 게으름 피우다 이렇게 늦었습니다..^^;
2010년 5월 회사 정기건강검진을 통해서 갑상선 좌엽에 0.3센티미터 결절있다고 해서 8월에 대구 분홍빛으로병원에서 세침검사를 했고 갑상선 유두암 판정(당시 0.4센티)을 받았습니다.처음엔 놀라고 당황하긴 했는데 다행히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해서 그때부터 관련 자료를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넷도 뒤지고 갑상그릴라 카페도 가입하고 헬스조선에서 나오는 갑상선관련 잡지(일목요연하게 잘 정리되어 있음)도 구매하고 책도사서 읽고...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일단 많이 알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처음엔 수술을 망설였습니다. 크기가 워낙 작기도 하고 가끔 관리 잘하면 작아지거나 소멸되는 경우도 있다고 해서요.
그래도 큰 대학병원의 경우 많이 기다려야 한다고 해서 일단 병원과 의사선생님을 알아봤습니다.
여러자료와 지인들을 통하여 알아본 결과 다음과 같이 범위가 압축되더군요.
1) 대구 경북대병원에서 김ㅇㅇ교수님께 다빈치수술 받을 경우 9월초에 수술가능. 장점 : 집에서 가까워 편하다. 단점 : 선생님이 친절하나 너무 광범위한 수술을 주장하신다.
2) 서울대병원 윤여규교수님 : 회사지정병원이라서 3개월후쯤에 수술가능. 장점 : 손꼽히는 명의시고 비교적 빨리 수술 가능. 단점 : 수술건수가 매우 많다고 들었고 비교적 넓은 부위를 수술한다고 들었음(그냥 제가 지인과 미디어 등을 통해 제가 내린 지극히 개인적 생각입니다.) 병원이 멀다.
3) 아산병원 홍석준 교수님 : 대기인원이 매우 많아서 외래진료예약 11월, 수술은 다음해 8월에 가능. 장점 : 수술실력은 국내최고라고 들었고 재발률이 낮고 수술부위는 최소화하고 기능을 보전해야 한다는 지론을 가지고 계시다고 들었음. 단점 : 수술할때까지 대기기간이 너무 길어 암세포 증식이나 전이가 걱정됨
이렇게 3순위까지 후보에 올려놓고 아산병원에 11월에 외래진료를 예약한 상태에서 경북대병원에서 8월에 진료를 받았습니다. 선생님은 너무 친절하고 좋으신데 당장 수술하지 않으면 큰일 날 것 처럼 얘기하시고 광범위한 부위의 수술을 암시하시더군요. 전절제를 권유하셨구요...사실 집에서 가깝기도 하고 흉터걱정땜에 다빈치 수술이 가능한 경북대에서 수술할까 했었는데 전절제는 정말 내키지 않았습니다. 빈대잡으려고 초가삼간 태우는 건 아닐까..그리고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니 정말 마음이 편치 않아 수술전 검사까지 했었는데 수술을 취소했습니다.
그후 11월에 아산병원에 처음으로 내원하여 홍교수님을 만났고 조직슬라이드 재판독 및 초음파검사(검사결과 이때 0.6센티로 또 커져 있었어요ㅠㅠ)를 다시 했습니다. 홍교수님은 소문대로 말씀은 별로 없으셨구요(워낙 환자가 많으니 충분히 이해는 가더군요..) 반절제쪽으로 얘기가 되었습니다. 참 홍교수님은 로봇수술은 안하신다고 합니다. 처음엔 그게 아쉬웠는데 워낙 수술후 흉터도 별로 안남도록 깔끔하게 하시는데다 수술효과 측면에서 보았을 때 직접절제술이 더 뛰어나다는 지론을 가지고 계신다더군요..
암튼 만나뵌 결과 교수님의 자신감과 카리스마, 반절제가 가능하다는 것에 만족하며 아산병원에서 수술을 받기로 결심을 하였습니다. 다만 걱정되었던 것은 최초 진단부터 6개월간 0.3센티에서 0.6센티로 2개월에 약 0.1센티가 자란것 같아 내년 8월까지 괜찮을까 하는 점이었습니다. 초음파 검사결과 피막을 뚫은 상태는 아니지만 피막과 비교적 가까운 위치였거든요. 그래도 제가 내린 결론은 왠지 몰라도 더 마음 편한 선생님께 수술을 받는게 좋겠다는 것이었습니다.홍교수님께서도 그때까지 기다려도 아무문제 없다고 하셨기때문에 선생님께서 괜찮다면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사실 한여름에 수술하면 상처관리에 나쁘지 않을까 하는 생각부터 부재중에 회사업무는 어떻게 하나까지 오만가지 생각이 다들었지만 고민은 stop! 이런 성격이 병을 키웠다...이제 수술전까지 몸을 만들자. 그리고 혹 운좋으면 수술전에 암세포를 소멸시켜 버리자 하는 각오로 생활하였습니다.
수술전까지는 섭생과 운동, 마인드컨트롤에 노력을 했어요.. 진단받기 전에도 사실 음식은 잘 먹었던 것 같고(인스턴트, 술, 커피 멀리하고 고기는 무항생제, 과일 채도 왠만하면 유기농 먹었었죠..회식과 점심식사는 어쩔 수 없었지만..) 운동도 규칙적으로 하는 편이었는데 진단후에는 주말마다 등산을 추가하고 잠자기전에 마인드컨트롤겸 기도를 다시 시작했습니다..(다분히 구복적이었지만서도요..ㅎㅎ) 그리고 비타민C와 호두 홍삼(홍삼도 요즘 농약홍삼이 많다고 해서 ICOOP생협 제품 이용)은 과하지 않게 꾸준히 먹었습니다.
다만 안받쳐 주는 것은 업무 스트레스(가능하면 안받으려고 노력했지만 쉽지 않더군요..그래도 예전보다 나아짐..^^;) 그리고 회사가 위치한 곳이 공업지역이라 공기가 안좋은 것이 흠이었죠...
이후 수술기다리는 동안 2011년 2월에 가까운 대구 효성병원 이ㅇㅇ교수한테 초음파 했는데 0.8센티였구(참고로 병원시설 등등 매우 불만족스러웠음..), 2011년 건강검진 초음파했을 때는 1센티였습니다. 빨리 수술했어야 했나 살짝 후회가 되기도 하였지만 갑상선암은 전이된 경우에도 치료성공률이 높다고 했으니 모든 것은 하늘에 맡기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8월초 D-1일
(수술전 회사업무 정리하느라 수술전검사도 깜빡해서 수술 10일전에야 사전검사를 받았답니다..--;)
제가 미혼이라 보호자로 연로하신 어머니를 모시고(?) 입원수속을 밟았습니다.
아픈 것도 서러운데 편하게 있고 싶어 그리고 엄마가 지내시기 불편할 것 같아 과감히 1인실을 요청했는데 다행히 자리가 있더군요. 지금부터는 병원이용후기로 들어갑니다~
<<8월 D-1일 일요일>>
일요일 오후 2시쯤 입원수속 밟고 병실에 여장을 품
병실은 그닥 새건물이 아니라 평범했지만 전망만은 굿이었음. 남산타워, 올림픽대교랑 서울야경을 밤마다 실컷 구경함. 환자침대외에 보호자침대는 따로 있는데 좀 짧아서 키큰 보호자는 불편할 듯. 그외 응접테이블과 락커, TV 있음. 샤워실 깨끗하고 온수 잘나옴. (청소 자주해줘서 깨끗하긴 한데 블라인드나 에어컨환기구 구석진 곳에 먼지는...어쩔 수 없겠죠..)
자정부터 금식해야 해서 저녁 맛나게 먹고 내일 수술할 5명 교육실에서 사전 교육 받음.수술예정자 5명중 내가 2번째라 함. 저녁은 먹을 수 있겠다 싶어 좋아함.
레지던트 선생님 설명듣고 동의서 작성하고 샤워하고 잠자리에 듬
(* 여자분들 참고로...전 생리가 매우 규칙적인 편이고 당초 예정일이 8월초였는데 긴장해서인지 수술끝나고도 한참뒤인 8월중순경에 했답니다. 그냥 몸이 위기상황으로 인식하고 알아서 반응했던 것 같아요. 별 이상은 없었어요.)
<<8월 Dday 월요일>>
월요일 새벽 태풍이 올라온다더니 밖엔 바람이 많이 부는 것 같음. 교수님 출근길 편해야 할텐데 생각하며 수술용 정맥주사 맞고 7시에 홍교수님 회진. 목한번 보자하시고 별말씀 없으셨음.
(참 레지던트 선생님외에는 인턴이 두분...유명하신 분이라 엄청 긴행렬을 대동할거라 생각했는데 의외였음...그 순간 외과의사가 너무 격무라 인기가 없는건가 아니면 교수님이 연구에 전념하려고 제자를 많이 안받으시나...등등의 생각이 스침^^;;)
9시 30분경 엄마의 응원받으며 이동용침대에 실려감. 엘리베이터에서 다른 사람들이 쳐다봐서 조금 서글펐음.
수술대기실에서 환자확인 마친후 마스크 대며 호흡하라기에 이제 마취되는구나...제발 반절제이길 빌며(지인말로는 반절제 한다고 했다가 막상 열어보면 침윤범위가 커서 전절제 하는 경우도 많다기에 마음의 준비를 했답니다..) 심호흡함.
그리고 한참후 눈떠 보니 회복실. 이때 구토가 나오려고 해서 구역질을 크게 함. 회복실에 있던 간호사(?)분께서 '금식해서 나올 건 없을 텐데...'라고 하며 그릇같은 것을 턱밑에 대주기에 목을 돌려 몇번 더 헛구역질을 함.
그리고 인내의 시간..옆에서 신음소리 들리고...아프고 춥고...목이 너무 말랐음. 그래도 깨어나서 다행이라 생각함(오기전에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재산목록까지 만들어서 아버지께 전달했었죠..ㅠㅠ)
1시쯤엔가 병실로 되돌아 옴. 엄마보니 너무 반갑고 죄송하고 미안하고...목이 너무 말랐는데 수액맞으니 참을만해짐. 수술전에 뒷목이 아파 걱정했었는데 다행히 아무렇지도 않음. 반절제했다고 해서 무척 좋아함.
계속 얼음주머니로 찜질 하라기에 정말 열심히 찜질함.
간호사가 주기적으로 와서 혈압, 체온, 붓기 등을 체크함. 4시쯤엔가 간호사가 목을 보더니 부어있다며 레지던트 선생님을 부름. 레지던트 선생님이 이리저리 보더니 홍석준교수님과 통화함. 5시쯤엔가 레지던트 선생님이 무슨 서류를 가지고 와서 엄마한테 설명해주고 나는 이동침대에 다시 실려감. 엄마께선 막 당황해하시고 사색이 되심. 나도 이때부터 하늘이 노래짐...뭔가 잘못되었나 수술을 다시하는거냐고 레지던트 선생님께 물으니 이상있는지 홍교수님이 다시 보시는 거라고 해서 설마하며 내려감. 다시 이동침대로 이동할 때의 심정은 정말 참담함.
수술대기실에서 6시쯤엔가 홍교수님이 목부위 보고 뭐라고 하니까 레지던트 선생님이 알았다고 하고 그다음엔 다시 상의 탈의하고 침대에 벨트채우고...수술 또 하는거냐고 안하면 안되냐고 하니 레지던트 선생님 측은하다는 듯이 쳐다보는데 정말 참담하면서도 홍석준교수님을 믿는다 난 다 이겨낼 만큼 강인하다라고 되내이며 다시 마스크쓰고 심호흡함...그 안좋다는 전신마취를 하루에 두번을 하는구나 하는 생각도 함
얼마나 지났을까 다시 회복실에서 눈뜨고 주변에 아프다고 난동부리는 분 계시고 암튼 이번엔 구역질은 안났는데 춥고(춥다고 할 때마다 친절하게 보온모포를 덮어줘서 좋았음) 아프고 정말 수술은 사람이 할 게 못되는 일이구나 하는 생각들며 병원오기 싫어서라도 다시는 아프지 말아야지 결심함
7시반쯤엔가 병실로 다시 올라가니 엄마모습이 말이 아니심. 나중에 얘기 들어보니 수술동의서 다시 쓰고 정신이 아득하셨다고 함, 너무 놀라고 뭐 잘못되는거 아닌가 싶어 손발이 마구 떨리고 아빠, 언니네 가족들 모두 조바심하며 기다렸다고 함. 정말 큰 불효를 저질렀구나 하는 생각이 듬 ㅠㅠ. 그래도 엄마께선 이렇게 무사히 돌아와서 너무 다행이라며 그제야 화색이 도심.
처음 수술때 반절제라 배액주머니(피주머니) 안달았었는데 목이 부으면 기도가 막힐 수도 있어 위험하다고 함. 통상 붓는 것보다 많이 부어 레지던트 선생님이 홍교수님께 이상을 알렸고 홍교수님이 보시고 재수술을 결정하신 것 같음.
두번째 수술후엔 배액주머니를 달고 나옴. 목부위가 많이 부어 위험하니까 수술을 두번했는데 왜 그렇게 된건지는 아직 물어보지 못했음. 먼저 설명해주길 바랬지만...내 생각엔 첫번째 수술후 회복실에서 구토할 때 혈관이 터졌던 것 같음. 항구토제도 있다는데 그때 회복실에 있던 간호사분은 왜 주사를 놔주는 대신 구토받이 그릇을 턱에 대줘서 목을 돌리게 했을까..병실로 인계할 때 이 환자는 구토를 크게 했으니 목붓기를 잘 관찰하라고 말해주지 않았을까 하는 원망이 듬. 한편으론 홍교수님이 퇴근하기전에 발견해서 그나마 당일 재수술하고 금식이 24시간으로 끝났다는 생각이 듬
병실에 와서는 아파서 진통제 놔달라고 해서 맞으니 살것 같음. 목마르고 배고프고 아프고 그래도 계속 얼음찜질 열심히 함. 수평하게 눕는거 보다 몸을 기울여 누우라기에 그렇게 계속 같은 자세로 누워있자니 편하지도 않고 엉덩이도 아프고 몸도 뒤틀리고 미칠 것 같음. 30분정도 찜질하고 1시간 정도 자고 반복하기를 다음날 새벽까지 함. 시간이 자꾸 가야 괜찮아 진다고 하는데 병실로 돌아와서 처음 30분, 1시간, 2시간....처음 1시간은 마치 5시간 처럼 느껴짐. 평생 그렇게 긴 1시간은 없었던 것 같음.
<<8월 D+1일 화요일 >>
자연배뇨도 하고 아침도 먹을 수 있게 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좋아지는 것이 느껴짐. 목소리도 멀쩡하고 손발저림도 없고 수술부위는 겁나서 보지도 못하지만 큰 이상없이 수술은 잘된 것 같음.
새벽에도 계속 간호사분들 와서 체크해 주고 아침에 레지던트 선생님이 와서 먼저 보고 7시에 홍교수님 와서 봐주심. 간호사들도 레지던트 선생님도 홍석준교수님도 수술 두번한 경력때문인지 좀 더 친절하게 해주시는 것 같음(좀 과묵하신 홍교수님 외에는 원래 다들 친절하긴 하시더군요..) 직접 체온까지 체크해주고 그리고 반절제는 2박3일이 홍교수님 원칙이라는데 난 두번수술해서인지 하루 더 머물 수 있게 됨
아이스크림 먹으면 회복에 도움이 되고 수술후 허파꽈리가 쪼그라들 수 있어서 심호흡을 크게 해야 된다는 사실을 오늘에야 알고 열심히 아이스크림 먹고 심호흡도 수시로 하고 얼음찜질도 열심히 함. 진작 갑상그릴라에 좀 더 열심히 들렀더라면 알 수 있었을 것을...수술전 교육자료에 이내용도 추가해야 할 것 같음.
어제밤엔 1시간 간격으로 쪽잠을 잤는데 좀 길게 잘 수 있게 됨
<<8월D+2일 수요일>>
아침 회진때 홍교수님이 퇴원하라고 했는데 집이 대구라 내려가기 힘들고 내려갔다가 또 잘못될까 걱정되니 하루 더있겠다 했더니 그러라고 하심. 간호사분들이 홍교수님께서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막 그럼. 물론 수술 두번해서 특별히 이틀 유예를 인정받은 거긴 하지만 지방환자들한테는 하루정도 더 입원을 허용해 주셨으면 함. 의료진의 특별한 처치가 없더라도 이동하는 거 자체가 환자한테는 고역일 수 있으니 배려가 절실함.
이제 좀 살만해짐. 목운동도 살살하고 걷기도 하라고 해서 병원내도 엄마랑 산책다님. 지인들한테는 아산병원은 평일 면회금지라고 못오게 함. 괜히 민폐기도 하고 아픈거 자랑도 아니고 오면 편히 못쉬기도 하고...그런데 회사 동기들이 떼(?)로 몰려옴. 막상오니 너무 반갑고 고맙긴 한데 좀 살만하다고 말을 너무 했더니 가고나서 목이 아픔. 당분간 말도 많이 하면 안되겠다고 생각함.
입원전에 준비해온 보험관련 요청서류는 퇴원전 신청만 하면 된다더니 접수 받는 곳도 여러군데고 얘기해도 환자가 너무 많아서인지 접수가 제대로 안되는 것 같음. 똑 같은 말을 여러번 반복했음. 이러기 싫어 일목요연하게 서면으로까지 정리해 왔건만...큰병원이고 다들 바쁜거 알기에 이해는 하나 다른 시스템이 무척 잘되어 있는 것에 비해 좀 아쉬운 부분이었음.
<<8월D+3일 목요일>>
샤워도 못하고 머리도 못감아 찜찜하지만 몸은 날이 갈수록 나아짐.
아침식사후 짐을 꾸리고 수납하고 보험관련 증명서류를 받으러 로비로 내려감. 수납기다리는데 2시간 보험서류 받고 기다리는데 1시간 반정도 소요...아직 환자인데 이게 더 힘에 부침. 확실히 좀만 뭘해도 힘이 빨리 딸림..엄마는 갑상선때문이 아니라 수술후니 당연하다고 하심.
1인실이라 인사나눌 환우도 없고 간호사분들 다들 바쁜지 인사대충하고 레지던트선생님이나 홍교수님한테는 물론 인사 못하고 진통제(마약류라고 써있더군요..)만 받아 전망좋은 병실과 작별을 고함. 점심먹고 택시로 2시반경 서울역에 도착해서 KTX차편 알아보니 금요일도 아닌데 표가 없어 가까스로 5시반차 타고 대구로 돌아옴. 어제 퇴원했음 정말 힘들었겠다 입원 하루연장하길 정말 잘했었다 생각함.
집에 도착하니 지난 일이 꿈만 같게 느껴짐.
이로써 1년을 넘게 끌었던 큰 숙제 한가지를 해치움.
에고...쓰다보니 너무 길게 써버렸네요..생생하게 당시 상황을 전하고 싶어서 쓴다는게^^;;
그럼 이제 최종 정리입니다.
아산병원은 전반적으로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는 것 같았고 몇가지 아쉬운 부분(입원환자에 한해 보험관련 서류를 원스톱으로 처리하는 서비스가 있으면 참 좋을 듯, 그 외 몇가지 더..)이 있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습니다.
수술비는 4박5일 입원에 1인실 비용 한130만원 정도 합해서 전체 230만원 나왔어요. 수술 내역서 나중에 보니 마취2번 한 것, 재료대 등등은 이중으로 계산되어 있었고 수술비는 1회인듯 한데 잘 모르겠네요. 메피폼은 2장에 20여만원 비보험으로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방사선 요오드 치료는 안받아도 된다고 했고 신지로이드 같은 약도 처방해주지 않으셨어요. 약도 없이 힘들면 어쩌나 싶긴 한데 약 없이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게 훨씬 좋겠다는 생각은 들더라구요.
참 홍교수님은 심지어 항생제도 일체 처방해 주지 않으십니다. 여름이라 괜찮을까 싶어 여쭤 봤더니 항생제 남용땜에 슈퍼박테리아 같은 내성균이 자꾸 발생한다구...교수님의 원칙과 소신에 저는 더욱 신뢰가 가더군요.
참 제가 한 수술의 정확한 명칭은 갑상선 부분 절제술 및 중앙부 경부 임파선 절제술입니다.
나중에 조직검사 결과지 보니 유두상암 1.2센티*1.0센티*0.8센티였고 피막까지 인접했으나 전이는 없었다고 하더라구요.
1년 3개월만에 처음 0.3센티에서 1.2센티까지 자랐으니 아무리 갑상선암이 거북이암이라지만 비교적 빨리 자란편인지...그래서 드는 생각이 저도 처음에 수술 할까 말까 많이 망설였는데 수술은 당연히 해야 하는 것 같구요, 다만 크기가 작고 위치가 괜찮은 경우라면 진단후 3개월에서 6개월정도 추이를 지켜본후 커지고 있다면 되도록이면 작을 때 절제하는 게 맞는 거 같아요. 하지만 너무 성급하게 광범위하게 조직을 절제하는 건 반대예요...물론 신뢰할 수 있는 선생님을 선택해서 잘 상의해서 결정하시는 게 맞는 거 같아요. 외과교수님들이 너무 바쁜게 좀 걸림돌이긴 하지만요..그래도 저 같은 경우엔 제 선택에 정말 만족했습니다.
암튼 정답은 없구요 제생각도 그냥 제 경험과 의견일 뿐이니 참고만 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혹 다른 분들은 어떤지 궁금한데...제가 우측 갑상선에도 낭종같은게 있다는데 조직검사 할 때 이부분은 따로 검사 안한 건지 궁금해요...교수님께 물어봤어야 했는데 외래때나 회진때는 어찌나 휘리릭 사라지시는지 여쭤보겠다고 생각하다가도 때를 놓치곤 했죠..교수님께서 알아서 하셨겠지 싶기도 하지만 물어볼 걸 싶네요. 3개월후 피검사 결과 들으러 갈 때 한번 여쭤 봐야 겠어요...일엽절제 하면서 조직검사 할 때 당연히 다른쪽도 해주는 건지 아니면 개인적으로 반대편 세침검사도 해야하는지 아시는 분있으면 알려주세요..
또...이번에 병원 이용하면서 느낀 점은 의료진들이 참 고생하는구나 싶더군요. 간호사분들이나 레지던트선생님들 야간근무, 꼭두새벽부터 회진 등... 정말 격무겠더라구요...그래서 외과교수님들 좀 무뚝뚝해도 이해를 하자 싶네요...하루에도 똑같은 질문을 수도 없이 받으니 얼마나 힘들까요...외과의사분들 격려하고 응원해야 아플 때 실력있는 선생님께 수술 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
전 이번에 제대로 불효해서 보험금 타면 부모님께 큰 거 하나씩 해드리려구요..그래도 그 불효를 씼을 순 없겠지만요. 그리고 100만원 뚝 떼서 기부하기로 했어요^^두군데 단체에 에 50만원은 했구 나머지 50만원은 불우환우한테 보텔까 합니다.
이번에 아프면서 혼란스러운 나날도 많았지만 내 삶에 대해 돌아볼 수 있게 된 점은 감사한답니다.
만약 아프지 않았다면 지금과 같은 깨달음은 결코 얻지 못했을 거니까요. 물론 아직도 그 깨달음이 완벽하진 않지만 이제 그 물꼬를 텄으니 더욱 지혜롭고 현명한 사람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아프면서 발병원인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했습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 누구탓도 아닌 이런 결과의 원인은 대부분 제 자신이더라구요. 평소 웰빙으로 살고 있다고 자부해왔지만 항상 조급해하고 일처리는 완벽해야 하고 세상만사 온갖 오지랍에...피곤할 때마다 제대로 제 몸을 쉬게 해주지 못했던 거 같구...
수술이라는 고비 그것두 두번이나 수술하는 큰 고비를 넘겼지만 앞으로 3개월 1년 5년 10년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초심이 흐트러지려 할 때마다 갑상그릴라 들러 제글도 다시 읽고 다른 분들 글도 읽으려구요.
갑상선암이 재앙이 아니라 선물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아 졌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갑상선암때문에 힘들어 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부디 난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자세로 어려움 헤쳐 나가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다들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화이팅! *^^*
P.S. 후기 다쓰니 이제 마음의 짐을 좀 던 거 같네요. 아무쪼록 다른 분들한테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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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 투병기를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많은 도움됩니다.... 내내 건강하세요.. 제목을 잘 뽑아서 검색에 도움되어요....감사...
저도 올해 12월이면 아산 병원 윤종호교수님께 수술을 받습니다. 자세히 설명해 주셔서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그리고 암을 얻고 보니 예전에 삶과는 또 다른 삶이 될 것 같구요. 나중에 저도 수술후기 올릴게요.
에구 그 힘든 수술을 두번씩이나 받으셧군요..얼마나 놀라셧어요
암튼 수술 잘되시고 동위도 안받아도 되시고 축하드립니다...건강 잘 챙기세요..후기글 잘 읽엇습니다^^
한번도 힘든데 두번씩이나.....
저도 수술당시 감기가 심하게 걸려 기침을 많이 했는데 김침 심하게 하다가 혈관이 터지면 다시 재수술 해야 한다라고
겁을 주더라구요 그래서 나오는 기침 조심 스럽게 했던 기억이 나네요
저도 아산병원 김성철 교수님께 수술 했는데 대체적으로 만족 합니다
간호사 분들도 너무 친절 하셨어요
빠른 회복 기원 할께요 ^^
반절제하신 것 축하드리고, 젊은 분이신데 정말 배울 점이 많은 것 같네요. 아이디처럼 이제는 좋은 일만 있으실 거에요.^^
참 마음이 따뜻한 분이시네요.. 내 아픔을 감사로 알고 베푸시는것 ..그저 내몸 추스리기 바뻤는데 반성했어요..
이제도 안 늦었겠죠.나누고 살아야겠네요
자세한 투병기 감사합니다~~ 많은 도움이 되네요
자세한 투병기 감사합니다~~ 많은 도움이 되네요
저도 아산 홍샘께 8월 24일 반절제 수술 받았어요. 저도 시작이 0,3cm였기에 할까 말까 고민 많이 했었는데 님의 투병기보니 역시 하길 잘했구나 싶네요. 수술 2번이나 하시고 정말 고생하셨겠어요. 전 생각하기도 싫네요. 어쨌든 그래도 반절제에 약도 안드시니 다행이네요. 빨리 회복하자구요. 화이팅!!!
모카님도 홍샘께 반절제 하셨군요. 전 약처방도 안받고 3개월후 피검사하라던데 모카님도 그랬는지요? 제가 아는 분은 삼성병원서 반절제 했는데 피검사 일주일후엔가 받고 약도 처방받았다 하시더라구요..물론 선생님들마다 조금씩 다르다구 하시던데 같은 홍샘께 수술 받았다니 궁금하네요..
새옹지마님! 저도 홍교수님께 수술 받았어요 대구에 사신다니 반갑네요. 경상북도 대구 모임에 가입하세요 서로 정보 교환해요
반갑습니다.. 대구모임이 있었군요..가입할께요^^
하루에 수술을 두번이나 하고도 회복이 잘되고 있는것 같네요 앞으로도 건강관리 잘하시고 건강하세요
아이고 정말 고생하셨네요 평생에 수술은 이제 끝이라 생각하시고 몸관리 잘하세요
글을 맛깔나게 친절하게 잘쓰시네요..감사합니다. 저도 5월말 수술하고 갑자기 갑상선암(4센티미터 암크기)이라고해서 6월초에 또 수술 ㅎ 조금은 화가나요 저는 삼성의료원에서 했는데 낼모레 9월 21일 동위원소 방사선치료 ....조금 어색한 단어 처음 접하니 마음이 그러네요
잘 회복중인지 궁금하네요..방사선 치료까지 잘 이겨내시기 바랍니다~힘내세요~
투병기 도움이 많이되요 감사합니다^-^
지금 회복하고있는데 많이힘드네요 속이 메스꺼워서 강북 번동에 있는 예은암 병원에 있는데 답답하네요 감사해요
자세한 설명 잘 봤습니다~수고하셨네요..힘내세요~
아..잘봤어요^^많이 도움되네요~ 저도 홍쌤 진료 예약해놓고 기다리고있는데 아득하네요~힘내세용^^
잘 보았습니다.
갑상선 유두암, 2개월에 0.1mm씩 자라는군요.
2010년 5월에 3mm발견이면 6개월쯤 전인 2009년 겨울에 발생한 것으로 추측되어집니다.
그때 무척 힘든 여건 이었거나
머리나 목 부분에 방사선검사를 받았거나, 치과진료시 엑스레이에 과다하게 노출되지나 않았습니까?
만약 님께서 후자의 경우라면
반 절제된 나머지 부분도 문제가 될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관찰과 관리가 필요할 것같습니다.
2개월에 1mm(0.1cm) 정도 자랐다는 것은 저의 경우에 그랬다는 겁니다...일반화 시키기엔 무리가 있는 것 같아요..주변에 보면 다들 다르시더라구요. 그리고 치과엑스레이와의 연관성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과다하게 노출되었다 할 만한 기억은 없어요..치과 엑스레이는 2007년말에 몇차례, 2008년말에 한번, 그다음엔 건강검진때 흉부엑스레이 1번씩...암튼 조심해야 겠네요^^
힘든 여정이였을텐데 ... 후기 잘읽었습니다. 힘내세요
많은 정보 얻어가요 감사합니다...이레저래 심난한데 글을 보니 두려움이 좀 덜해지네여
네^_^
저두 수술후 토하고 너무 힘들었거든요.. 근데 의사들이랑 간호사들은 왜그러지 하며 특별한 처방이 없더라구요.. 정말 힘든 첫날을 보냈었는데 목에 특별한 이상은 없는 것 같았는데 3일째부터 목에 조금 혈관이 부은듯한데 괜찮다고만 .하네요. 정말 괜찮은지.. 살짝 걱정이 되네요.
잘 봤어여~ 한번도 힘드셨을텐데 두번이나 힘내셔여!!
두번이나 하시구 힘드셨겠네요
아무리 거북이 암이라도 세옹지마님이 워낙 젊으셔서 빨리 자랐나봅니다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