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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여름방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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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7. 25.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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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천지 전경
꿈꾸는 여름방학
여름 방학이다. 무더운 여름에 학업의 능률이 오르지 않은 하절기에 쉬는 가간을 말한다. 타임머신을 타고 초등학교 시절의 여름방학을 생각해 보았다. 우선 방학숙제도 없었다고 기억된다. 방학이 되면 무조건 노는 것을 생각하며 들로 산으로 야생 망아지처럼 놀지 않았나 생각된다. 때는 어려운 6. 25전쟁 중 휴전협정 전후의 시기라 생각된다. 시골이라서 장난감도 없었으니 제일로 좋아하는 놀이터는 낙동강 상류의 큰 지류의 하나인 반변천에 나가 노는 것이다. 아침을 먹고 나면 바로 강으로 달려간다. 얕은 여울에는 아이들 주먹돌들이 바닥을 깔고 있다. 그 위에는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면서 철철 흘러가는 노래 소리에 장단 맞추어 수중 생물들과 친구 되어 놀았다. 이 돌멩이 저 돌멩이 뒤져 가며서 고기 잡는 흉내를 하다보면 언제 점심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친구들과 꿈 놀이를 하였다. 어쩌다가 퉁가리란 놈을 잡았는데 주둥이 침에 찔려 몹시도 아파했던 기억이 살아나는 구나. 피리종류가 많았다. 개 피리니, 얼 피리니, 참 피리니 하면서 종류도 여러 가지가 있었다. 친구하나는 고기 잡는 귀신이란 말을 들을 정도로 잘 잡는 친구가 있었다. 그는 막대기 하나를 들고 고기를 몰아서 잡는데 좌충우돌 하면서도 고기가 보인다고 하였다. 오전 시간은 물결처럼 흘러갔다. 점심을 먹고 오후에는 목동이 되어 이산저산을 누비고 다녔다. 규모가 있는 농가에서는 농우를 사육하면서 일 철이 돌아오면 밭 갈고, 논갈이 등 농사일에 큰 역할을 하였다. 그런 농우를 사육하는 일이 또한 보통일은 아니었다.
방학 철에는 농사일이 주로 논에 사람들이 직접 김 메기를 하는 철이라 농우가 할 일이 없어 소먹이는 일은 어린 우리들이 담당하였다. 점심을 먹고 나서 소 꼴피를 잡고 이 골짜기 저 골짜기로 길게 줄을 지어 목부노릇 하로 떠난다. 산은, 산 나름의 또한 즐거움이 넘쳐났다. 사실 소 먹이는 일은 뒷전이고 노는 데에 즐거움이 있기 때문이다. 소는 산에 풀어 놓으면 저절로 풀을 뜯기 때문이다. 간혹 소가 도망쳐서 잃어버리고 집에 돌아와 걱정을 듣기도 하였지만 말이다. 산에는 산머루며, 산 다래랑, 보리수며, 딸기 등등 입을 즐겁게 하는 것들이 많이 있어 좋았다. 또한 친구들과 기차 놀이도하고 씨름도 하면서 날로 달로 성장하였다고 생각된다.
저녁 때가되면 새벽에 별보고 일 나갔던 어른들이 별보고 돌아오면 마당에 모깃불을 피워 자욱한 연기가 집안을 감돌았지만 개의치 않고 저녁 식사와 겸하여 감자며 옥수수 등을 후식으로 즐겼다. 대낮 같이 밝은 보름달이 뜰 때면 계수나무가 어디에 있는지 방아 찧는 토기는 또 무엇을 하는지 관찰하였지만 어디에도 볼 수도 답변을 들을 수 는 없었다. 다만 논에 벼들이 물을 머금고 잘 자라는 논에는 개구리들의 합창소리를 자장가로 삼아 짧은 여름밤을 지냈다고 기억된다.
새로운 날이 밝았다. 엄하셨던 아버님은 날마다 직장에 나가시고 나면 모두가 내 세상이었다. 오늘도 반변천에서 친구들과 꿈같은 물놀이를 하였다. 여울이 끝나는 곳에서부터 깊은 소가 있는데 수심이 2m 넘는 곳도 있어 항상 위험이 존재한다. 그래서 주의를 게을리 하면 안 된다고 어른들에게서 배웠다. 오늘도 그곳에서 헤엄치는 연습을 하였는데 빠른 여울물이 소로 합류하는 곳에서 연습을 하였는데 그곳에서 개헤엄에 성공하였던 것이다. 마치 하늘을 나는 기분이었으며 개선장군이나 된 것처럼 기뻐하였다. 이후에는 항산 깊다고 하는 소에서 헤엄치면서 강을 건너고 돌아오고를 반복하면서 즐겼다.
어느 날 방학이 끝나갈 무렵 방전 하류 합수머리에서 참외농사를 짖는 할아버지네 참외밭에 간일이 있었다. 반갑게 맞이한 할아버지께서는 참외를 한 자루 따서 원두막에서 배부르게 먹고 남는 것은 집으로 가져가게 하신일이 생각난다. 마침 방학 철이고 손자 대경이 와 우경이의 방학이 생각나서 할아버지 방학을 단편이나마 기록해 남겨두고자 희미한 기억을 되살려 보았다.
2015년 07월 25일.
할아버지 김광수 씀
#일상·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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