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선 효순 양이 사망한지 1년이 됐습니다. 그리고 월드컵을 치룬지 1년인 됐습니다.
우리 국민은 작년 이 맘 때 이 2개 사건을 두고 무척 흥분하고 열광했었습니다.
미선 효순 양 사망! 은 참 억울하죠… 월드컵! 참 신나죠… 저도 열광했었습니다.
그렇지만 다시 1년이 지난 뒤에 촛불시위와 월드컵 1주년 기념행사를 하는 것을 보고, 한마디 하고 싶어서 몇 자 적습니다
미선, 효순양 사망사건, 월드컵 그리고 서해교전은 비슷한 시기에 일어났습니다.
그런데 미선 효순양 사망사건과 월드컵에 대해서 그리 흥분하고 열광하던 우리 국민과 언론은 서해교전에 대해선 참으로 냉담했었고 지금도 냉담합니다.
미선 효순양 분명 불쌍합니다. 억울하게 죽었구요. 월드컵? 좋죠...
그런데 국가를 지키다가 죽은 사람들에게는 언론이나 국민이나 왜 이리 냉담한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물론 군인이니 나라를 지키다가 죽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군인의 죽음이라고 해서 가볍게 여겨도 좋은 것은 결코 아닙니다.
그리고 우리의 안보를 최일선에서 담당하는 분들이 전투에서(특히나 우리의 主敵인 북한과의 교전에서, 아직까지도 한국군의 작전개념에서 주적은 북한입니다. 너무나 당연하지만) 죽는 것이 미군의 훈련 도중 과실치사로 죽은 여중생 보다 덜 억울하다고 할 수도 없습니다.
서해교전이 있은지 얼마 후에 제 중학교 및 고등학교 선배였던 분이 하셨던 말씀이 생각나서 그 분의 말씀을 적어 봅니다. 그 사건을 바라보는 군인들의 마음을 상당 부분 담아내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대략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나라를 지키다가 군인들이 죽었는데,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온 국민이 축구에 미쳤다. 축구 잘 한다고 나라를 지켜주는 것도 아니다. 장례식 때에는 대통령도 국무총리도 국방부장관도 안 왔다. 그 와중에 김대중 대통령은 일본에 가서 축구를 봤다. 아주 밝은 표정으로… 그 모습을 TV에서 바라보는 군인의 심정은 … (침묵)…”
이 분은 육사를 졸업하신 직업 군인이며, 지금은 소령 진급을 앞두고 있는 분입니다(부끄럽지만 저도 육사를 다닌 적이 있습니다. 몸[무릎 연골] 상태도 안 좋고, 군인이라는 직업이 잘 맞는 것 같지도 않고 해서 수도통합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후 적응을 하지 못하고 중퇴했습니다만… 자랑스럽지 못한 과거지만, 밝혀야 할 것 같아서 밝힙니다).
군인은 명예를 먹고 사는 직업입니다.
그런데 군인이 자신의 명예를 다했음에도 그 명예를 인정받지 못할 때, 군인은 어떤 마음이 들까요? 군인을 계속해야 할까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까요?
전투에서 군인의 죽음, 사람을 구하다가 죽은 소방관의 죽음, 범죄자를 잡다가 잃은 경찰관의 생명 어느 것 하나 우리 사회에서 귀하고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들의 죽음은 왜 아무도 촛불시위를 하지 않을까요?
저는 미선 효순양의 죽음이 억울하지 않고 불쌍하지 않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사람의 목숨은 다 중요하죠…
그러나, 국가와 사회를 지켜주는 버팀목 같은 사람들의 죽음이 우리사회에서는 대접받는 정도는 대단히 문제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유족들은 자신들의 가족이 죽은 경위조차 잘 알지 못 합니다.
6명이 죽고, 20명이 다쳤습니다. 그런데 정부에서는 이들 모두가 유탄과 파편에 맞았다고 합니다. 서해교전은 우발적인 사건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26명 모두가 유탄과 파편에 맞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유족들 대부분이 이 말을 믿지 않습니다.
무엇이 진실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제가 유족이라도 그 말을 믿지는 못 할 것 같습니다……
아래 글은 함영준 주간조건 편집장이 쓴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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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칼럼] 누가 나라 위해 목숨 바치겠나?
(전문게재)
콘돌리자 라이스 미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얼마 전 단 두 개의 질문을 통해 한국 사회의 약점과 위선적 측면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그녀는 지난 4월 말 한국측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작년 의정부에서 미군 차량에 치여 숨진 여중생들, 그리고 서해교전 때 사망한 국군의 이름을 차례로 물었다. 여중생 이름을 자신있게 대던 한국측 인사는 “사망한 군인 이름을 아느냐”는 질문에 “아차”하고 부끄러워했다고 한다.
(이 글을 올린 저도 사실은 외우지 못 했습니다. 아래를 참조하십시오.
故윤영하 소령
-1992년 해군사관학교 50기
-참수리357호 정장
故조천형 중사
-1996년 해군병 제402기 입대
-참수리357호 병기사
故황도현 중사
-해군부사관 183기로 입대
-참수리357호 병기사
故서후원 중사
-01년 해군 입대
-참수리357호 내연사
故한상국 중사
-참수리 조타장
-서해교전 중 실종돼 8월 9일 시신 발견.
故박동혁 병장
-해군병 456기
-서해교전 중 중상을 입고 9월 20일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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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의 과실로 숨진 효순•미선양에 대해선 1년 내내 추모 열기가 계속된 반면, 북한의 고의적 도발로 전사한 우리 젊은 군인에 대해선 장례식 이후 추모는 고사하고 이름조차 기억 못하는 ‘한국적’ 현실…. 그녀의 짧은 질문에는 한국 사회의 가치관, 사회적 분위기, 국가관에 대한 문제 제기가 함축돼 있다.
사망 1주기를 취재하러 찾아간 기자를 미선•효순양의 부모들은 예로 대했지만 고 윤영하 소령 등 산화한 군인 6명의 부모들은 마음의 빗장을 걸어 잠그고 외면했다. 그만큼 이 사회에 맺힌 그들의 한(恨)은 대단했다. 미선•효순양의 부모들도 지나친 사회적 관심이 부담되는 듯 “잊혀져선 안 되겠지만… 잊고 싶다”고 말했다. 나아가 “추모한다면서 선거에 이용하는 것은 아닌가… 반미로 몰고 가는 것은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현충일과 6•25를 맞이하는 올 6월 감회가 특히 새로운 것은 작년 월드컵 기간 중 숨진 젊은이들 때문이다.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사회와 나라를 위해 애쓰다 숨진 사람들의 노력을 오히려 폄하하거나 쉽게 잊어버리는 ‘전통’을 만들지 않았는가 싶다.
평소 미국에 대해 느끼는 부러운 점 중 하나는 바로 투철한 자국민 보호정신이다. 특히 국가를 위해 싸우다 숨진 국가유공자들에게 쏟는 헌신적 노력과 배려는 단연 1등이다. 군인이나 공무원이 외국 근무 중 전투나 테러로 사망할 경우 CNN 등 미 방송은 운구 이송 행사를 생중계한다. 한국전•베트남전에 사망•실종한 미군 유해 추적이 지금도 이뤄지고 있으며 단 몇 개의 유골 조각 회수를 위해 수백만달러를 아끼지 않는다.
이같은 정신이 미국을 초강대국으로 만들었고 그 자유분방한 미국인들이 조국에 대해 껌뻑 죽는 애국심을 보일 정도의 권위를 갖게 한 것이다. 이번 이라크전에 종군기자로 참석했던 본사 강인선 특파원은 “개전 초기 숨막힐 듯한 죽음의 공포 속에서도 미군 병사들이 의연했던 것은 ‘설령 내가 죽더라도 국가가 내 가족과 후손에게 응분의 보상을 해줄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역사학자 토인비는 “한 나라가 쓰러지는 것은 물질적인 여건이 아니라 내부의 정신적 자원에 기인한다”고 말했다. 우리가 아무리 물질적으로 발전한다고 해도 지금 같은 위선적 세태가 지속되는 한 진정한 일류국가로의 진입은커녕 안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비관론도 든다.
비단 작년 서해교전뿐인가. 북파공작원들을 비롯 나라를 위해 싸우다 숨지거나 다친 수많은 국가유공자들에 대해 냉대하고 있을 뿐 아니라 한국전쟁이나 베트남전쟁시 실종•포로가 된 이들에 대한 조사도 제대로 돼있지 않은 상태다. 심지어 이런 주장을 하는 것조차 ‘수구 보수의 소리’로 폄하하는 세상이다.
한국 사회가 위선적이라는 사실은 입으로는 평화•사랑•인권 문제를 외치는 사람들이나 단체들이 실생활로 들어가선 ‘전혀 아니올시다’ 측면이 더 많다는 점이다. 수많은 반전(反戰) 집회와 평화 시위가 열리지만 북한의 핵개발 부당성을 지적하거나 이로 인해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적다.
입만 열면 ‘이웃 사랑’ ‘나눔’을 외치지만 우리나라가 아직도 ‘고아수출 세계 1위국’이라는 사실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최근 두 집 건너 한 집이 이혼이라는 세태 속에 갈라서는 사람들끼리 자식을 서로 떠맡지 않으려고 다툰다고 한다. 보육시설 청소년의 75%가 부모의 이혼이나 양육 거부로 들어온 ‘이혼 고아’들이라고 하지만 우리나라의 휴머니스트들은 더 ‘거창한’ 문제에 집중한다.
자, 이쯤 되면 나라를 위해 애쓰다 숨진 군인들을 나 몰라라 하는 세태나 자기들이 낳은 자식을 외국으로, 고아원으로 보내는 행태 속에서 어떤 닮은꼴이 보이지 않는가.
첫댓글요 몇일 전에는... 또다시 "파주"에서 출근하던 한국군 대위가 주한미군의 트럭에 치여 사망하였습니다.. "소파협정"에 따르면 이 경우 양측 모두 "책임관련 요구를 포기"하여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그 대위는 X 된 셈입니다. 그러나, 이것 때문에... 이번에 과연 누가 나서덥니까! "우리의 누이를 살려내라!"고 외치던
첫댓글 요 몇일 전에는... 또다시 "파주"에서 출근하던 한국군 대위가 주한미군의 트럭에 치여 사망하였습니다.. "소파협정"에 따르면 이 경우 양측 모두 "책임관련 요구를 포기"하여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그 대위는 X 된 셈입니다. 그러나, 이것 때문에... 이번에 과연 누가 나서덥니까! "우리의 누이를 살려내라!"고 외치던
사람들은 지금 "우리의 형제를 살려내라!"는 소리는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 얼마나 우스운 일입니까! 그들 말대로 "서해사태에서 죽은 군인들을 포함한 모든 군인들은 민간인들과 다른... 특수한 신분의 사람들"이라서... 그러는 것인지 묻고 싶어집니다!
적절한 예시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