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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 <제 32회>
S#1. 내의원 전경
S#2. 의과 과장
답안 작성을 해나가는 허준...
그런 허준을 의식하는 도지.
그때...허준...붓을 벼루에 놓는다...
답안 작성을 끝마쳤는지...
자신이 써내려간 답안을 흩어보는 허준.
머리를 싸메고...고심하고 있던 오근...
그런 허준을 보고 의아한데...
답안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허준...
순간...과장안의 시선이 일시에
허준에게로 쏠리는데...응시생들은...
낮게 웅성거리고...양예수와 이태성등...
내의원들도...놀라 허준을 본다...
충격을 받는 도지.
학규 (도지에게) 이제 겨우...오시가 아닌가...?
도지...대꾸없이 굳은 얼굴로
걸어나가는 허준을 보는데...
허준...앞으로 나가... 좌정한 의원들에게
먼저 예를 표하는데...
그 모습을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는 양예수...
허준...한쪽에 앉아있는 관원에게로 가...
시권과 답안을 제출한다.
과장밖을 빠져나가는 허준...
예수 (응택에게) ...저자의 답안을 가져오게...
응택 예...
응택...관원에게로 가...
허준의 답안을 받아오는데...
그런 응택의 움직임에...도지...긴장한다...
응택 (답안 건네며) 여기 있습니다...나리...
양예수...허준의 답안을
찬찬히 흩어보기 시작한다...
순간...양예수의 얼굴...
심한 충격을 받은 듯...한데...
곁에 있던 사람들도...
양예수의 그런 표정을 감지한다...
양예수...놀란 고개를 들어...
과장밖을 빠져나가는 허준의 뒷모습을 본다.
도지...그런 양예수의 시선에...표정이 굳어지는데...
당당한 얼굴로 과장을 나가는 허준의 얼굴
S#3. 내의원 밖
응시생들이 하나둘 걸어나오고...
기다리던 노복들이 이들을 맞이하는
광경이 보이는 가운데...먼저 나온 허준도...
오근이 나오길 기다리고 있다.
그때...사람들 틈에 끼여...나서는 오근...
오근이 먼저 허준을 발견하고 달려온다.
오근 허의원.
허준 이제 나오십니까...?
오근 (훙분한) 자네가 일러준 데서...시제가 두 개나 나왔네... 나도
두 문제는...빈틈없이 적었어.
허준 ;(미소띠는) ...
오근 자네 정말 대단하네...대단해.
허준 운이 좋았을 뿐입니다.
오근 나도...잘하면 일차시험엔 붙을지도 모르겠네.사방을
둘러봤더니... 한문제도 못적는 의원들이 수두룩하더구만.
S#4. 내의원 일각
김응택, 송학규...이공기,
정작이 응시생의 답안을 검토하고.
한쪽에선 도지가 이를 분류하고 있다...
응택, 정작등이...허준의 답안을 놓고...
경탄을 금치 못하고...
정작 이처럼 뛰어난 답안은...처음이요...
굳어지는 도지의 얼굴.
학규 (응택에게) 아까 과장에서...그 답안을 본 어의영감의 표정을
보셨습니까. 영감께서도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계셨습니다...
응택 (시험지를 보면서) 제아무리 날고 기는 준재라
해도...한두가지 부족한데는 있기마련인데 내경 외형 탕약
침구 잡병 어디 하나 흠잡을데가 없구만...
정작 배강(자막:의서를 펴놓고 돌아앉아 암기하는시험) 에서 어떤
실력을 보일지 모르지만... 이자가 입격이 된다면 김판관의
위치를 위협하고도 남겠소이다...
정작의 농담에 응택, 어색한 웃음...
이들의 대화를 듣는...도지...심난하다...
학규 답안을 다 검토하자면 밤 늦도록 있어야
될듯하니...저녁이나...들고 오시지요.
응택 그래야겠구만...(정작을 보고) 가시지요.
응택과 학규...정작...이공기가...
내의원을 나가는데...
학규 (도지를 보고) 자네도 가지...
도지 소인은...마저 정리를 하겠습니다.
학규 그럼 그러게.
일행들...내의원을 빠져 나가면...
도지 무거운 얼굴로 답안을 분류하다가...
응택이 보던...허준의 답안을 의식한다.
자리를 옮겨...허준의 답안을 보는 도지...
그런도지의 얼굴위로...
응택 (소리) 제아무리 날고 기는 준재라 해도...한두가지
부족한데는 있기마련인데 내경 외형 탕약 침구 잡병 어디
하나 흠잡을데가 없구만...
시험지를 잡은
도지의 손이 가늘게 떨리는데...
마치 금방이라도...
그 답안을 찢어버릴듯한 느낌인데...
S#5. 주막 봉노방(아침)
과거에 응시한 의원들이 있고...
한쪽엔 허준과 오근이 있다.
몇 명은...아침상을 받아서 먹고 있고...
허준은 의서를 보고 있다.
오근은 초조한 얼굴로...안절부절하는데...
오근 자네 덕분에...외형과 침구 시제는 나도 일필휘지로
써내려갔는데... 탕액과 잡병도...몇자 적었고...문제는
내경일세.
허준 ...(대꾸없이 의서를 보고 있다) ...
오근 자네 조반들지 않겠나?
허준 ...전 생각없습니다...드시지요.
오근 나도 됐네. 가슴이...두근거려서...먹어도 체할것같네.
이때...노복하나가 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와서...
노복 (한쪽에서 조반을 먹고 있는 다른 의원에게) 의원님... 궐밖에
방이 붙었답니다요.
노복의 말에... 의원들...술렁이고...
그럼 가봅시다...하면서...
사내들이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나가는데...
오근...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킬 수 없다...
허준은 담담한 얼굴로
계속 의서를 보고 있다...
오근 자넨 안가 보는가?
허준 다녀오십시오.
허준...계속 의서를 보는데...
오근...얼른...방밖으로 나간다.
S#6. 내의원 밖
벽에 붙어진 방 주위로
사람들이 모여 웅성대는 가운데...
오근이 달려온다...사람들을 헤치고...
방앞으로 나서는 오근...
차마...명단을 보지 못하고 망설이다가...
간절한 마음으로 방을 보는데...
순간 놀라는 오근...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한다.
S#7. 주막 봉놋방 안
허준...방안에서 계속 의서를 보면서...
공부하고 있는데...
오근이...문을 벌컥 열고...뛰어들어온다.
오근 ...허의원.
허준 ...(보면)
오근 (들뜬) 됐네...됐어...방에 자네 이름이 들어있네.
허준 ( 담담하게) 예...
오근 예라니...어찌 그리 덤덤한가... 자넨 기쁘지도 않은가?
허준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띠는데) ...
오근 하긴...일차시험으로 흥분할 자네는 아니지...
허준 ...형님은 어찌 되셨습니까?
오근 나? 어찌 됐겠나? 벌써 입가엔...주체할 수 없는 웃음이
넘쳐흐르는데...
허준 ...되셨군요.
오근 ...으...흐흐흐...됐네...됐어. 임오근이도...방에 나붙었네.
허준 감축드립니다.
오근 자네 덕일세.내 평생에...방에다 내 이름 석자를 올려볼 날이
올지...누가 알았겠나. 고맙네.
허준 이제 시작입니다. 이차로 배강시험을 치뤄야 하니... 어서
한자라도 더 보십시요... (의서 한권을 주면서) ...배강의
필수과목인...동인경입니다.
오근...허준이 주는 의서를
대충 넘겨보면서...얼굴이 긴장되는데...
오근 ...정말...돌아앉아서...이 책을 다 외워야 된단말인가?
허준 예...
오근 (한숨을 쉬고) ...이번에도...나올만한데를 찝어줄순...없겠나?
S#8. 도지의 방
도지가 자리에 앉아 상념에 잠겨 있다.
이때 밖에서 들리는 오씨의 목소리.
오씨 (소리) 에미다...
문이 열리고 오씨가 들어오면
도지 자리에서 일어나 오씨를 맞는다...
두사람 자리에 앉으면...
오씨 허준이가 내의원 의과를 치른다는 말이 사실이냐?
도지 ...예...
오씨 지 분수도 모르는건 여전하구나...내의원이 어디라고
제깟놈이 나선다는게야...
도지 ...일차시험에서 출중한 답안을 제출했습니다.
오씨 (얼굴이 굳어진다) ...하면 입격할수도 있다는 말이냐?
도지 ...
오씨 산음에서도 사사건건 네 앞길을 막아... 기어이 부자지간에
의절까지 하게 만들더니...이젠 내의원까지...
오씨...불길한 느낌인데...
그런 자신의 느낌을 부정하고...
오씨 아니다...내가...괜한 생각을 하는게지... 넌 이미...공빈마마를
모시는 궁의고... 품계 또한 봉사를 제수 받았으니...그놈이 널
따라올 순 없을게야.
도지 (착잡한 얼굴로 마음의 소리) 소자...이제는 궁의가
아니라...탕약방으로 밀려나... 탕약이나 조제하며 썩고
있습니다.
S#9. 내의원 일각
마당에...일차 시험에 합격한
십수명의 의원들이 간격을 두고 앉아있다.
다들 긴장된 얼굴인데...
이때 한쪽에서...양예수를 포함한
내의원 의원들이...등장을 한다.
응택 (앞으로 나서면서) 지금부터 내의원 의과 이차시험인
배강시험을 치르도록 하겠다. (응택이 도지에게 눈짓을 하면)
...
도지와 내의원 관원들이...
시험을 볼 의생들 각자 앞에...
서너권의 의서를 가져다 놓는다.
응택 (예수를 보고) 시작하겠습니다.
예수 (고개를 끄덕인다) ...
응택과 송학규...정작이...
앞줄에 있는 의생앞으로 간다.
학규 ...이름이 뭔가?
의생 이천사는 김용숩니다.
정작 돌아앉으라.
의생이 앞에 놓인
서책에서 돌아 앉으면...
정작 동인경의 무슨 편을 배강해라.
의생 (잠시 고민하다가 배강을 시작하는데 조금 더듬거리기도
한다) ...
의생이...배강을 하는 사이...
긴장된 얼굴로 대기하고 있는
허준과 오근.(시간경과) ...
오근 옆에 앉은 다른 의생이...
배강을 하고 있다.
응택 됐네...
의원들...오근앞으로 옮겨간다.
송학규 이름이 뭔가?
오근 산음서온 임오근이라 합니다.
정작 돌아 앉게...
오근 (돌아 앉으면) ...
정작 동인경의 무슨 편을 배강하게...
오근 당황한 얼굴로 쩔쩔맨다...
그런 오근을 보는 도지의 시선.
허준도 옆에 앉은 오근을
안스러운 시선으로 힐끔보는데...
응택 뭐하는가?
오근 ...(쩔쩔매고) ...
정작 어서 하게...
오근 ...기...기억이 안납니다...
오근의 말에...시관들 기가 막히고...
응택 동인경은 배강시험의 기본인데...어지 그걸 못한단 말인가?
그 재주로 일차시험을 통과한 것이 용하구만...
오근 ...(머쓱하고) ...
응택 다음...
시관들...허준앞으로 자리를 옮기면...
도지...허준을 본다...
허준도 도지와 시선이 마주치는데...
한쪽에서 허준을 응시하는 예수...
학규 이름이 뭔가?
허준 산음사는 허준이라 합니다.
정작 돌아앉게
허준 (돌아앉으면) ...
정작 ...동인경의 무슨 편을 배강하게...
허준 (거침없이 배강을 시작한다) ...
그런 허준을 주시하는 예수...
시관들...허준을 보고 고개를 끄덕이는데...
정작 됐네...다음은 구급방이네. 자네 뒤에 의서가
있으니...임문(자막: 일부는 보고 읽는것) 하도록하게.
허준 배강으로 하겠습니다.
허준의 말에...놀라는 시관들.
예수...허준을 보는 시선이 빛나고...
정작 기본의서인 동인경을 제외한 다른 의서들은 임문이
허용되네...정말 배강으로 할 수 있겠는가?
허준 예...
허준의 자신있는 태도에...
당혹스럽기까지 한 시관들.
도지의 초조한 얼굴...
정작 구급방의 무슨 편을 외보게...
허준 (막힘이 없이 외기 시작한다) ...
그런 허준을 보고 놀라는 시관들...
허준이 암기를 마치면...
한동안 아무말도 못하는 시관들...
이때 양예수가 앞으로 나선다.
예수 다음은 득효방이네...이또한 배강으로 할텐가?
허준 예...
허준의 대답에...예수도 놀라고...
다른 시관들도 놀란 얼굴로 허준을 본다...
예수 득효방의 무슨 편을 배강하라.
허준 (거침없이 배강을 하고) ...
그런 허준을
주의깊게 보는 양예수의 시선.
S#10. 내의원 일각
양예수와 정작...김응택...송학규
그리고 이공기 등이 앉아서.
지필점수와 배강성적을 놓고
사정을 하고 있다...
서로 토론하는 의원들...
S#11. 내의원 궐 밖 일각
허준과 오근을 비롯한
내의원 의과에 응시했던 의원들이...
초조한 얼굴로 기다리고 있다.
이때 궐문이 열리고...
도지와 관원들이...방을 들고 나오고...
관원들...한쪽 벽에다 방을 붙인다.
몰려드는 사람들.
허준과 오근도...앞으로 가는데...
오근 :(방을 본다 놀란 얼굴로) ...허의원...
허준 :...(자신의 시선으로 방을 보는데...수석으로 등재한 자신의
이름을 본다) ...
오근 :허의원...수석일세...자네가 수석으로 등재했어.
눈을 감고 감격하는 허준...
이때 한쪽에서...그런 허준과 오근을 보는 도지.
도지, 허준에게 다가가는데...
허준 다가오는 도지를 보고 인사를 한다.
도지 감축하네...
허준 ...고맙습니다.
도지 자네 잠시 할 얘기가 있는데...
허준 ...?
도지...한쪽으로 가면...
허준 의아한 얼굴로 따라가고...
오근도...따라갈려하면...
도지 돌아서 오근을 본다...
오근 머쓱한 얼굴로 그 자리에 서고...
도지와 허준 한쪽으로 간다...
오근 ...감축? (빈정거리면서) 내 니놈의 심보를 뻔히
아는데...감축이라니... 허준이 치고 올라오니...숨이 턱턱
막힐게다.
S#12. 궐 밖 일각
도지와 허준이 마주보고 서 있다.
도지 내일...어의 영감께서...직접 첩지를 하사하실것이네.
허준 ...
도지 ...그때...자네의 출신이 산음임을 의식해... 아버지와의 관계를
물을지도 몰라.
허준 ...
도지 하면...절대로...자네가 아버지 문도 였다는 사실을
발설하지말게.
허준 (놀란 얼굴로)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도지 자넨...내가 지난 과거에 왜 떨어졌는지 기억못하는가? 어의
영감과 아버지가 벌인 구침지희때문이였어. 아버지가 어의
영감의 가슴에 비수를 꽂았던 그 사건을 불식시키느라...난
무진 애를 썼네.이제...지난 상처가 다 아물어 가는데... 자네가
다시...아버지와의 관계를 거론하여 그때 기억을 들춘다면...
자네나 나한테 좋을게 없을것이네... 내 말 명심하게.
허준 ...
도지...굳은 얼굴로 한쪽으로 가면...
착잡한 얼굴로
그런 도지를 보는 허준의 시선.
S#13. 내의원 전경
S#14. 내의원 일각
허준과 이명원...장학도를 비롯한
입격생들이 긴장된 얼굴로 서 있고...
(아직 관복은 입지 않았음)
한쪽엔...도지와...이공기 송학규 등의
의관들이 서 있는데...
이때 내의원으로 들어오는
양예수와 김응택...정작...
관원들이 첩지를 들고 있다.
양예수 그들 앞에 서면...
양예수 ...내의원에 입격한 것을 감축하네. 이제 자네들이 받는 이
첩지는 내의원 의원으로서의 권한과 자격을
부여하는것이지만...막중한...책임도 뒤따른다는 것을 잊어서는
아니될 것이네.
(응택에게) 교부하게.
응택 예... 이명원...
명원이 앞으로 나가서...
양예수가 주는 첩지를 받는다.
응택 장학도... 김정훈...이원준... 김광식...
응택이 호명하는 사람들이
차례로 나가서...첩지를 받는다...
응택 허준...
마지막으로 허준을 부르면...
허준이 앞으로 나가고...
양예수가 허준에게 첩지를 내린다.
예수 출신이 산음이라 했던가?
허준 예...
예수 누구한테 의술을 배웠나?
허준 ...(선뜻 대답않고) ...
순간 긴장하는 도지의 표정...
허준 ...제 스승님은...유 의자 태자이십니다.
순간...얼굴이 굳어지는 예수...
예수 유의태...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띠고) ... 하면...유봉사와
같은 문도 였단말인가?
허준 예...
예수 알았네... 그만들 나가보게.
입격생들...예수에게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가는데...
도지의 얼굴에 분노가 치밀고...
도지...예수의 눈치를 살핀다.
S#15. 내의원 일각
김응택과 송학규...정작이 앉아있다...
김응택 허...유의태의 악몽이 다시 살아나는구만...
학규 ...그 문도에서...내의원...의관을 둘씩이나 배출하다니...유의태
그 사람...어의영감한테 밀린 한을 이제야 푸나봅니다.
한쪽에서 굳은 얼굴로
그 말을 듣고 있는 도지...
S#16. 내의원 밖 일각
첩지를 받아든 허준이 궐밖으로 나가는데...
도지가 그런 허준에게로 간다...
도지 (화난 얼굴로) 나 좀 보세.
허준 (보면) ...
도지 내 그토록 당부를 했건만...아버지와의 관계를 밝힌 저의가
뭔가?
허준 ...저의라니요?제게 의원으로서의 길을 열어주신
스승님이십니다.
숨길 것도 감출 이유도 없습니다.
도지 그리하면 자네한테 불이익이 돌아간다고 하지 않았나!
허준 만일 그 때문에 당할 불이익이 있다면 기꺼이
감수하겠습니다.
허준...
당당하게 말하고 돌아서서 가는데...
참담한 얼굴로 그런
허준을 보는 도지의 시선.
S#17. 주막 봉노방
허준이 봇짐을 챙기는데...
오근은 그런 허준을 보기만.
할 뿐 가만있다.
허준 내려갈 채비를 안하십니까?
오근 난...안 내려갈것이네...
허준 (놀란 얼굴로 오근을 본다) ...
오근 내려가면 뭘하나...거창으로 가...고약이나 만들어 팔
처진데...난 여기 눌러앉아...달리 살 방도를 찾아보겠네.
허준 ...
오근 ...내의원...과거...일차시험을 합격했다는...경력도
있으니...어디...큰의원에...들어가...일을 보던가...그게
아니면...내의원에 탕약방이나. 약재창고를 관리하는
관원이라도 되지...(옆에 있는 보따리를 허준에게 내민다)
자...이거 받게...
허준 ...뭡니까?
오근 관복일세...자넨 도지처럼...말타고...쾡가리 앞세우고 산음에
들어갈 처지는 못되니...관복이라도 입어야 할게 아닌가. 내
있는돈 다 털어서 샀으니 받게.
허준 ...고맙습니다.
오근 자네 처와 자당님이 기뻐하겠구만...모진 고생을 하더니...
허준...오근이 준...
관복을 보고 상념에 잠기는데...
S#18. 산음 일각
텃밭에서...밭을 일구고 있는 다희와 손씨...
힘겨운 얼굴로 일을 하는 모습.
S#19. 산음 일각
지리산에서 내려오는지...
사냥채비를 갖춘...일서와...양태가...걸어가는데...
이때 두사람 먼시선으로...
산길을 가는 허준의 뒷모습을 본다.
일서 양태야...양태야...저기...저기...준이형님 아니냐...
양태가 보면...봇짐을 진 허준의 모습...
양태 맞습니다요.
일서 ...헌데 행색이 왜 저모양이냐. 이번 과거에도 떨어졌나보다...
양태 (허준을 부른다) 형님! 형님!!
S#20. 허준의 집 마당
손씨와 다희가...광주리와 괭이 호미를 들고...
지치고 힘든 기색으로...마당으로 들어서는데...
이때...사립문밖으로 달려오는 양태...
양태 마님...아씨...준이형님 오십니다요.
손씨와 다희가...놀란 얼굴로 돌아보면...
한쪽에서...허준과 일서가 오고...
허준과 일서...마당으로 들어선다...
손씨 에비야...
다희 ...서방님.
허준 ...어머니...
손씨 ...(허준의 행색을 보고 불길한데 조심스럽게)
...어찌됐느냐...과거는?
허준...손씨앞에 무릎을 꿇는다.
허준 어머니... 소자...내의원에 입격하였습니다.
손씨 ...(감격하고) 에비야...
다희 (금방 눈물이 그렁해지고) 서방님...
일서 수석으로 등재했답니다...수석으로...!!
손씨...무릎을 꿇고 있는 허준을 잡고...
손씨 장하다...장해...
S#21. 허준의 집 전경(밤)
S#22. 허준의 방
손씨와 다희...허준 양태...일서...
그리고 함안댁이...상앞에 앉아있다...
닭도 두어마리 잡고...술상이 차려져 있는데...
양태 형님...수석 등재한 첩지 좀 봅시다.
허준이 한쪽에 있는 봇짐에서...
첩지를 꺼내서...준다...
일서 어디...어디...나 좀 보자...
양태 ...까막눈인데...본다고 뭐 아시오...
일서 이 자식이...넌 뭐 다르냐! 야...이게...비단이네...비단이야.
허준과 다희, 손씨...
흐뭇한 얼굴로 그 모습을 보고.
함안댁은 닭다리 하나를 잡고...
부러운 눈초리로...다희를 본다.
함안댁 이젠...한양살이를 하겠구랴. 하이고...난 언제나 한양구경 한번
해보나 그래.
다희 ...(입가에 미소를 띠고) ...
S#23. 마당(밤)
일서가 소피를 보고 오는지...
허리춤을 추스리면서...
마당으로 오면...
이때 일서를 기다리던...양태가...
양태 형님...
일서 넌 왜 나왔냐?
양태 나 형님한테 할 얘기가 있수.
일서 (양태의 표정이 무거운데) ...짜식이 뭔소릴 할려고...폼을
잡아...
양태 ...이제...준이형님이...식솔들 이끌고 한양으로 떠야되니...
나도...준이형님...따라 산음을 떠야겠수...
일서 뭐?
양태 그동안...형님하고 든 정도
만만찮지만...난...준이형님따라...용천서 예까지
온놈이요.죽어도 살아도...준이형님을 따라가야겠수.
일서 ...(순간...심각해지는데) ...
S#24. 구일서의 집 마당(낮) ...
마당 한켠 멍석에다...나물을 말리는 함안댁...
이때 마당 한켠에서...
그런 함안댁의 눈치를 보면서 서성거리는 일서...
무언가 함안댁에게 할말이 있는듯한 눈친데...
선뜻 말하지 못하고...
일서 (결심을 한듯) 언년 에미야...
함안댁 (시선은 멍석에 둔채 일을 하면서) 왜?
일서 우리 한양갈까?
함안댁 (놀라서 일서를 보면) ...지...지금 뭐라했어?
일서 겸이네도 가고...양태도 따라간다는데...우리도...한양가면...
함안댁 (말자르면서) 구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하고 있네. 한양가서
손가락 빨고 살거야!!
일서 ...우리 세식구...뭘하면 못먹고살겠냐.
함안댁 ...괜히 헛바람들어...허튼소리말고...빨리 사냥이나 가!!
일서 (함안댁의 험한 표정에...일서 찔끔하고) ...
일서, 떨떠름한 얼굴로
마당밖으로 나가면...
함안댁 허이고...언제 철이 드나 그래...
S#25. 탕약방
약재를 분류하고 화로앞에서
불의 세기를 조절하는 등...
탕약방안의 일꾼들이 분주하게 오가며...
일하고 있는 한편에 의관들이 모여앉아
의서를 뒤적이며 화제를 써내려가는
모습이 보이고...그 가운데...도지가 앉아있다.
그때 한 의관이 문을 열고
탕약방 안으로 들어온다...
의관 (불쾌한 표정) ...대체 내의원기강이 언제부터 이리
헤이해졌답니까...
도지 왜 그러시오...?
의관 유봉사 대신 임해군처소로 옮긴 한참봉말이요.
그 말에...표정 굳어지는 도지...
의관 명색이 봉사직급인 나를 아랫사람 부리듯 하는데...아무리
공빈마마와 왕자마마를 모시는 궁의라지만...해도 너무하는
것 같소...
도지 ...
의관 억울하면 출세하라는 말이...딱 맞소... 내달이면...이번 의과
입격생들까지...치고 올라올텐데... 나는 아직 탕약방 신세도
못면하고 있으니...답답한 노릇이요...
도지...심난하고
의관 게다가...이번 입격생들의 실력이 그 어느해보다 출중하다고
소문이 파 다하오. 어의 영감도 놀라게 했다는 그 허준이란
자 말이요...그 자가 유봉사와 같이...
도지 (말 끊고) ...저는 일이 있어...먼저 나가보겠습니다.
도지...탕약방밖으로 나가는데...
S#26. 탕약방 밖...
탕약방에서 나온...도지...
착잡한 심정을 감출수가 없고...
도지(마음의 소리) ...허준이가 내의원에 들어오는
그날부터...나와 그자의 관계를 아는 사람들은...허준이와 나의
의술을 견줄려고 할 것이다.헌데...난 아직도 탕약방에
있으니...
S#27. 도지의 마당
한상이 대문을 열면...
퇴청하는 도지가 마당으로 들어서고...
숙정이 유월과 나와...
들어오는 도지를 맞이한다...
숙정 이제 오십니까...?
도지 ...
도지...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싸늘하게...숙정을 지나치고...
숙정...그런 도지를...안타깝게 보는데...
도지 (오씨방을 향해) 어머님...소자 다녀왔습니다...
도지...다시 숙정을 돌아본다...
도지 부인...
숙정 ...예...
도지 잠시...안으로 들어오시오...
숙정 ...?!!
도지...마루로 올라서고...
숙정...의아한 눈으로 도지를 보는데...
S#28. 오씨의 방
오씨의 앞에...
도지와 숙정이...나란히 앉아있다...
오씨 (흐뭇한) 두내외가 이리 다정히 앉아있으니...내 마음이 다
흐뭇하구나...그래...무슨 일이더냐...?
도지 소자...어머님께...긴한 청이 있습니다...
오씨 말해보거라...
도지 ...이사람에게 며칠 말미를 주어...친정에 다녀올 수
있도록...허락해주십시요...
오씨 ...!
도지의 말에...숙정 놀라 보는데...
숙정 서방님...
도지 ...애지중지하던 무남독녀를
시집보내놓고...장인어른께서...노심초사하고
계실겁니다......처가가 지척인데...그간 안부인사 조차 제대로
여쭙지 못했으니... 이참에...이사람과 같이
찾아뵙고...장인어른의 심려를...덜어드리는 것이
도리 일 듯 합니다...
오씨 듣고보니...네말이 맞다...새아기도...친정이 그리울때가 됐지...
숙정 ...아닙니다...어머님...
오씨 ...그리 말 안해도 다 안다...네 서방말대로 며칠 친정에
다녀오거라...
숙정 ...어머님...
오씨 (도지에게) 말이 나온김에... 어서 찾아뵙거라...
숙정...너무 감격한 나머지...
눈물까지 글썽거리는데...
S#29. 도지의 방
도지...방안에 앉아 의서를 보고 있는데...
숙정이 기척을 한다
숙정(소리) 서방님...접니다...
도지 들어오시오...
다과를 들고 방안으로 들어오는 숙정...
도지...다과를 놓고...
자리에 앉는 숙정을 바라보는데...
숙정 ...밤이...늦었습니다...서방님...
도지 나는 아직 봐야 할 의서가 남았으니...부인 먼저...잠자리에
드시오...
도지...다시 시선을...의서에 두고...
숙정...애틋함과 고마움을 담아...
도지를 바라보는데...
도지 ...왜 그러시오...?
숙정 ...오늘 일을...어찌 감사드려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도지 ...
도지...그런 숙정을 잠시 바라보다가...
책상을 물르고...다가가...
숙정의 손을 잡는다...놀라는 숙정...
도지 그동안...부인에게 내가 너무 무심했소...
숙정 서방님...
도지 궐안의 격무에 메여있다 보니...부인에게...미처...신경 쓸
여유가 없었소... 아마...나에게 많이 섭섭했을 것이요...
숙정 아닙니다...서방님...어머님도 절 친딸처럼
위해주시고...서방님께서도 이토록 저를 배려해주고 계시지
않습니까...그런 줄도 모르고...한때나마...서운한 마음을
품었던...저를...용서하십시오...
도지 다시는 부인을...외롭게 하는 일이 없을 것이요...
숙정 (눈물 글썽이는) ...서방님...
도지...숙정을 가만히 안고...
도지 품에 안긴 숙정...눈물이 글썽한데...
숙정을 품은 도지의 표정은 담담하다...
마치 딴생각이라도 하는 듯...
S#30. 권혁수의 집 외경
세도가 답게...큰 기와집...
S#31. 권혁수의 방
권혁수...방안에서 서책을 보고 있는데...
밖에서 노복의 목소리가 들린다...
노복(소리) 영감마님...
권혁수 무슨 일이냐...?
노복(소리) ...아씨께서 오셨습니다...
놀라는 권혁수. 방문이 열리고...
도지와 숙정이... 들어온다...
숙정 아버님...
도지 (고개를 숙이고) 그간 무고하셨습니까?
도지와...숙정...권혁수에게 절을 올리는데...
권혁수 흐뭇한 얼굴이고...
권혁수 기별도 없이...이게 어찌된 영문이냐?
도지 ...자주 찾아뵙지 못해...송구스럽습니다...
권혁수 송구하다니...당치않네... 이렇게 와준 자네의 마음씀씀이가
고마울 따름이야...
도지 ...
권혁수 ...나한텐 숙정이가 유일한 혈육이 아닌가.에미없이 자란탓에
혹 실수나 없을까...근심이 떠날 날이 없었네.
숙정 아버님...
권혁수 헌데...오늘 이렇게...얼굴을 대하니...마음이 놓이는구만...
도지 앞으로는 이사람이...자주 아버님을 찾아뵐겁니다... 딸을
보냈다...생각치 마시고...아들을 하나 얻었다...여겨주십시오...
권혁수 (너무 흐뭇한) 말 만이라도 고맙네... (숙정에게) 자애로운
시어머니에 도량 넒은 서방을 만났으니... 모든게 다 네
복이다...
혁수...흐뭇하게 웃으면...
숙정도 미소지으며 아버지와 도지를 본다...
권혁수 그래...요즘 내의원 생활은 어떤가...? 내 부제조이신
이태성나리께 자네 이야기를 잘 해두었네만...
그말에...순간...
의미심장한 표정을 짓는 도지...
도지 실은 그때문에...장인어른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권혁수 ...?
도지 (숙정에게) 부인...잠시...자릴 비켜주겠소...?
숙정 ...?...예...
숙정...일어나...나가고...
권혁수...의아한 눈으로 도지를 보는데...
권혁수 ...대체 무슨 일인가?.
도지...의미심장한 얼굴로 권혁수를 본다...
S#32. 내의원 탕약방
도지가 약재를 모아놓고... 연구를 하는 듯...
약재들을 비교해가며...뭔가 적어내려가고 있다...
그때...양예수와 김응택이 들어온다...
얼른 일어나 예를 갖추는 도지...
도지 오셨습니까...?
양예수...도지와...앉았던 자리에
쌓여진 약재와 서책, 지필묵을 본다...
양예수 ...당귀...완화...항연...사향...서각...건칠...이로구만......무얼 하던
중인가...?
도지 약재의 효능을 높일 수 있는 법제(자막:약의 성질을
강화시키거나 가공 을 쉽게 하기위한 것) 를 연구하고
있었습니다...
양예수...잠시 도지를 바라보고...
도지...긴장하는데...
양예수 자네...부제조이신 이태성 영감을 따로 뵌 적이 있는가...?
도지 ...공적인 자리에서 몇번 뵈었을 뿐...사사로이 따로 뵌 적은
없습니다...
양예수...도지를 보고...
도지...마른침을 삼킨다...
양예수 자넨...내일부터...공빈마마의 처소로 자릴 옮기게.
도지:...
말을 마친 양예수...
더이상의 일언반구도 없이...
탕약방을 나선다.
김응택...미소를 띠고...
김응택 거보게...내 뭐라했나...? 권혁수영감의 사위가 되면...날개를
다는거라지 않았어...
S#33. 길가 일각
한양으로 올라가는 허준일가의 모습...
연로한 탓에...피곤해보이는 손씨를...
다희가 다가가 부축하고...
어린 겸이도 힘이 드는지...
걸음걸이에 힘이 떨어지자...
양태가 겸이를 번쩍 안아...무등을 태운다...
S#34. 한양 일각 도성
드디어...도성앞에 다다른 허준 일가
높은 성벽과 분주하게 오가는
많은 사람들을 보며...
양태와 겸이는 그저...놀랍기만 하고...
다희와 손씨는 지난날의 기억을
떠올리는 듯...감회가 새롭다...
허준...다정하게...다희를 이끌고..
.다희도 허준을 향해 미소짓는다.
도성 안...저자거리를 지나치고...
산음에선 볼 수 없었던 대궐같은 집들을 보며...
양태는...기가 죽는 듯 한데...
겸이는 거리를 오가는...제또래 아이들과
도령들의 멀끔한 모습에...눈을 떼지 못한다...
S#35. 한양 일각
허름한 초가집들이 모여있는 마을로
허준일가가 들어선다.
좀전의 광경과는 사뭇 다른...
누추하고 가난한 풍경...
허준...허름한 초가 앞에 멈추어 선다...
허준 여깁니다...
S#36. 허준의 집 마당
허준이 마당안으로 들어서자...
따라 들어오는 일가들...
토담이 허물어지고...
지붕으로 얹은 초가도 잔뜩 흐트러진...
집안을...그저...고마운 듯...둘러보는데...
겸이의 얼굴엔 실망이 비친다...
손씨 ...수중에 가진 것도 없이...어찌 집을 구했더냐...
허준 (손씨에게) ...삼개나루의 선군들이 살다...버리고 간
집입니다...흙을 발라 벽을 두르고...내려앉은 구들장을 다시
세우면... 비바람은 피하고 살 수 있을 것입니다...
손씨 ...쉽지 않았을텐데...애썼구나.
허준 (미안한) ...
양태 (등에 멘 짐을 풀어놓으며) 이럴게 아니라...얼른 무너진
담부터 세워야겠습니다...
(시간경과)
허준과 양태가 마당에서
담을 손질하고 있는데...
다희가 부엌에서 상을 내오고 있다...
다희 ...서방님...진지 드십시오...
다희의 말에...허준과 양태...
손을 털고 일어서는데...
양태 (호들갑떨며) ...허기져 죽는줄 알았습니다요...
허준...그런 양태를 보며...
미소짓다가...문득, 둘러보고...
허준 겸이는 어디있소...?
S#37. 길가 일각
길가에 앉아...나뭇가지로
땅바닥에 낙서를 하고 있는 겸이
어딘지 잔뜩...심통이 난 듯 한데...
다희가 길가로 나와...
두리번 거리며 겸이를 찾는다...
저만치 앉아있는 겸이를 발견한 다희...
다희 겸아...
겸이...자기 이름을 부르며
다가오는 어머니를 보고...일어난다.
다희 (의아한) 예서 뭘하는거냐...?
겸이 ...
다희 (겸이의 안색을 살피고) ...어서 들어가서 밥먹자...
겸이 ...
여전히...아무런 반응도 없는 겸...
다희...그런 겸이가...이상하다...
다희 겸아...?!
겸이 ...어머니...저...서당에...계속...다닐 수 있어요...?
다희 ...
그때...허준이 나와 길가에
서있는 다희와 겸이를 발견한다.
겸이 산음 동무들 말이...아버지께서 내의원에 들어가셨으니... 잘
살꺼라 했습니다. 근데... (눈물이 핑도는데) ...집이...
겸이의 말에...가슴이 미어지는...
다희...눈물이 핑도는데...
뒤에서 이 대화를 듣던 허준 안스럽고...
다희 (애써...) ...걱정마라... 내가 무슨 일이 있어도 널 서방에
보낼것이야...
겸이 ...아니예요...어머니...전 안다녀도...괜찮아요.
하지만...겸이의 눈에서
기어이 눈물이 떨어지고...
다희...그런 겸이를 보며...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 고갤 돌리는데...
허준의 시선에서...다희가...
눈물을 떨구는 겸이를 달래는 모습이 보이고...
이를 바라보는 허준...가슴이 아프다...
S#38. 허준의 집(밤)
겸이가.잠들어있고...
다희가...그런 겸이의 잠든 머리를 쓰다듬고 있다...
허준...심난한 표정으로...바라보고 있다...
아무 사실도 모르는 손씨만이...
안도의 표정을 짓고 있는데...
손씨 ...쫓기듯...한양을 떠난게 엊그제 같은데...지난 세월이...꿈만
같구나...
손씨의 말에...지난날을
회상하는 듯 한 다희의 표정
손씨 ...아범이 의원의 되어 내의원 의관의 길을 가게 될줄...누가
짐작이나 했겠느냐. 장차...어의가 되면...면천의
길도...열린다니... 나는 이 모든게...믿겨지질 않아.
심난한 표정으로 앉아있던 허준...
허준 ...내의원 의관이 됐다하나...다섯식구 근근히 호구만 할 수
있을 뿐입니다...녹봉이래야...절기마다 내려주는 쌀과 보리...콩
두어섬...저화 두장과 포 한필이 고작이니...어쩌면...산음에서
보다...고생이 더할지도 모릅니다...
손씨와 다희...조금 놀란 듯한
얼굴로 허준을 보고...
허준 면천 또한 어의가 되지 않으면...불가능하니 반드시...이룰 수
있다...보장된 것은 아닙니다...
허준의 말에...방안엔 일순...
무거운 분위기가 감도는데...
다희 (다부진) 서방님...이날껏 서방님의 입격을 기원한
것은...호위호식하길...바래서가 아니였습니다...한양에서의 삶이
더 고달플 것이라 해도...저는 두렵지
않습니다...세상에...호구하며 사는 어떤 일인들...고생스럽지
않은 것이 있겠습니까....서방님께서 하시는 일들에
비하면...이는...고생도...무엇도...아니니...식솔들의 일로...심려치
마십시오...
허준...심난하고...손씨...
다희의 말에...고개를 끄덕이는데...
다희 ...저와 어머니의 소망은...서방님께서 뜻을 이루시는데
있습니다...그러니...어의가 되겠다는
다짐이...흔들려서는...아니됩니다. 겸이를 위해서라도 그 꿈을
꼭 이루셔야 합니다.
손씨:그래...에미말이 맞다...우리 걱정은 마라.
허준...다희와 손씨의 말에 가슴이 아픈데...
S#39. 허준의 집 마당(낮)
허준과 양태가 나갈 채비를 하고 서있고...
손씨와 다희가...배웅을 하는데...
허준 ...도성안에 가...병부잡이 어른을 만나보고 올것이요.
양태 저도...마땅한 일거리를 알아보겠습니다요.
허준과 양태가...싸릿문 밖을 나가면...
손씨 ...아범 말대로라면...보릿고개 넘길일이 걱정이요...
다희 ...
손씨 ...주막에라도 나가...허드렛 일감이 있나 알아봐야겠소.
다희 ...그 일은...제가 알아보겠습니다. 어머님..
한양은...시골인심과는 달라서...타관서 흘러온 사람에게...쉽게
곁을 내주지 않습니다...허드렛일 구하는 것이...녹록치 않을
것입니다.
손씨 그렇다고 손놓고 있을순 없지 않소.
다희 저는 한양지리가 낯설지 않으니...어머니보단 제가 나서는
것이 수월할것입니다.
그러나...손씨...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다희를 본다.
S#40. 저자거리 일각
저자거리를 헤메는 다희...
주막과...작은 점포등을 전전하면서...
일감을 알아보지만...
모두...고개를 내젓고...다희...실망한다...
S#41. 길가 일각
힘없이...길을 걷고 있는 다희...
피곤하고 지친 얼굴에...
막막함이...느껴지는데...
다희...문득...무언가를 깨달았는지...
고개를 들어보면...자기도 모르게...
옛날에 살던 집 앞에 와 있다...
다희...처음엔 놀라고 당혹스럽지만...
대문앞에 서서 옛날을 떠올리는지...
입가에 엷은 미소를 띤다...
이때 뒤에서...
노복 ...뉘시요...?
다희...놀라 돌아보면...
남자 노복과 집사인 듯한 사내가 서있다.
다희 (당황한) ...아...아무것도 아닙니다...
다희...이들을 그냥 비껴가고...
노복과 집사...이상하다는 듯...
쳐다보고 돌아서는데...
다희 ...저...혹시...이 집이 뉘댁인지요...?
노복 내의원 어의이신 양예수 영감댁이요...
그말에...다희...놀라...다시 본다...
그때...다희를 유심히 보던...집사...
집사 ...저...혹시...이정찬 대감의 따님이신...다희 아씨 아니십니까.?
다희...자신을 알아보는
집사를 보고...놀라는데...
다희 (당황한) 아...아닙니다...사...사람을 잘못 보신 것 같습니다...
다희...황급히 몸을 돌려...급히 가는데...
집사...그런 다희의 뒷모습을 보며...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S#42. 강가 나루터 일각
다희...강가에 앉아...상념에 잠겨있다...
심난한 생각을 떨쳐버리려는 듯 ...
다희...먼곳으로 시선을 돌리면...
나루터에서 짐을 나르고 있는
젊은 사내와 여자들의 모습들이 보이는데...
S#43. 나루터 일각 낮
나루에 정박한 세곡선에서...
사람들이 오르내리는 모습이 보이는 가운데...
나루한켠에선...사람들이 배에서
하역된 짐들을 나르고 있다...
주로 젊은 사내들이지만...간간이
노인과 부녀자의 모습도 눈에 띄는데...
그들 사이에...힘겹게 짐을
옮기고 있는 다희가 있다.
한눈에 보기에도 격한 노동인데...
다희...입술을 깨물며...나른다.
관원들...경계를 서고...일꾼들을 채근하는데...
순간...다희가...들고 있던 짐과
함께 휘청하며...짐을 떨어뜨린다.
주위의 사람들...놀라...다희를 보고...
관원이 이를 보고 달려온다
관원 ...뭐요...?
다희 (얼른 수습하려 하며) ...
관원 ...이만한 짐짝 하나 제대로 부리지 못할거면...당장
그만두시요.
다희 ...
관원 (귀찮다) 통사정을 하길래...받아줬더니만...에이...
관원...다희를 못마땅하다는 듯...
흘기고 가면... 다희...떨어진 짐을
다시 들어 옮기기 시작한다.
S#44. 마당
지친얼굴로 마당으로 들어서는 다희...
손에는 짚으로...묶은 생선 한 마리와...
고기든을 들고 있는데...
S#45. 허준의 집 방 안
허준과 손씨...겸이...양태가 앉아있고...
다희가 방문을 열고...상을 들여온다...
보면...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쌀밥에...
고기...와...전이 놓여져 있는데...모두들...
때아닌 진수성찬에...눈이 휘둥그레지는데...
손씨 이게 다 웬거요...?
다희 (미소짓는) ...
허준...의아한 시선으로 다희를 보는데...
다희 ...허드렛일을 하고 품삯을 받아
장만했습니다...내일이...서방님께서...처음으로 내의원에
등원하시는 날이 아닙니까...
허준 ...
다희 없는 살림에...한푼이라도 아끼는 것이 도리지만...오늘같은
날은...무릴해서라도...따뜻한...식사를 대접하고 싶었습니다...
다희의 마음에...
감동하는 허준과 손씨...
허준 부인...
다희 시장하실텐데...어서 드십시오.
손씨...눈물이 나는지...
옷고름을 들어...눈가를 닦는데...
그런 손씨를 보며...
가슴이 뭉클해지는 허준과 양태...
다희 (당황하는) 어머님...
손씨 ...눈에 뭐가 들어갔나 보오. 자...식기전에...들자...(겸이에게
숟가락 쥐어주며) 겸이도 어서 먹어라...
겸이...숟가락만 든 채...
멀뚱멀뚱...어른들의 눈치를 보는데...
허준 (가슴시리게 웃는) ...어머님께서...먼저 수저를 드셔야지요...
손씨 그래...그렇구나...
손씨...수저를 들어...
국을 한모금 떠...입에 넣는다...
그러자 겸이가 기다렸다는 듯이...
고기에 젓가락을 대는데...
그 모습을...흐뭇하게 바라보는 다희...
S#46. 허준의 집, 부엌
다희가 상을 들고 들어온다...
다희 순간...아랫배에 격심한
통증을느끼며...배를 움켜쥔다...
애써...고통을 참아보는 다희...
S#47. 허준의 방, 밤
허준과 다희가 누워있는 방...
다희...식은땀을 흘리며...
고통스럽게 가는 신음을 뱉어내고 있다...
허준...그런 다희를 의식하지
못하고 잠들어 있는데...
S#48. 허준의 집 외경, 아침
S#49. 허준의 방.
말끔하게 관복을 차려입는 허준...
손씨에게 절을 한다...
곁에는...다희와 겸이...양태가 앉아있는데...
다희...안색이 창백하고...땀을 흘리고 있다...
몰래 땀을 훔쳐내고...여전히 아랫배에
통증을 느끼는데...절을 하는 허준의 모습이...
흐릿하다...그러나...사람들...
이를 눈치채지 못하는데...
절을 마친 허준...손씨의 앞에 앉고...
관복을 입은 허준의 모습에...
손씨의 눈시울이 붉어진다...
양태도...가슴이 뿌듯해져 오는 듯 한데...
허준 ...다녀오겠습니다...어머니...
손씨 (너무 감격해 차마 말을 잇지 못하는)
...그래...애쓰거라...용천에 계신 나으리께서도 네 이런이
모습을 보셔야하는데...
손씨...끝내 울먹이고...
S#50. 마당
허준이 가면...양태 손씨...
다희 겸이가 배웅을 하는데...
허준이 손씨에게 인사를 하고
막 문을 나설려는 순간.
진땀을 흘리던 다희가 쓰러지고 만다...
놀라는 양태...
양태 형수님...
손씨 에미야...
허준이 돌아서서
쓰러진 다희를 본다...
허준 (달려오고) 여보...
허준...쓰러져 혼절하고 있는
다희를 흔들어깨우면서...
허준 여보...여보...
이때 다희의 다리로...피가 흥건하고...
손씨 (놀라서) 에비야... 에미가...하혈을 하는구나...
허준이 보면...피를 흘리고 있다...
허준...다희를 안고...방안으로 옮기는데...
S#51. 허준의 방
정신을 잃은 다희를
진맥하는 허준...상태가 심각하다.
허준 대체 어찌된 일입니까...
손씨 ...수태를 했었다...
허준 ...
손씨 ...공연히...아범한테...근심을 끼칠거라며 당분간...함구하자고
했어.
허준 ...
허준...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
의식을 잃고 있는 다희를 보는데...
S#52. 내의원 외경
S#53. 내의원 일각
김응택, 송학규, 정작, 이공기,
유도지 등의 의관들이 나와있는 가운데...
내의원 입격생들이...다소 경직되고
긴장된 표정으로 좌정해 있다...
입격생들의 면면을 살펴보는 의관들...
도지...허준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의아한데...
S#54. 허준의 집
다희의 여전히 정신을 잃은 상탠데...
허준...양태가 사온 약재들을 살피며
뭔가를 적어내려가고 있다...
허준 이대로 탕약을 다려라.
양태 예...형님...
양태...밖으로 황급히 나가는데...
그때...다희가 의식을 되찾는다...
다희에게로 다가앉는 허준과 손씨
허준 부인...
다희 ...서...방님...
다희...정신을 찾으려 애쓴다...
다희 ...아...아이는...
다희의 물음에...손씨...고개를 돌리고...
허준...아무말 하지 못하는데...
유산을 직감한 다희...
고통스럽게...눈을 감는다...
눈에서...눈물이 흐르고...
허준...괴로운 심정으로 다희를 보는데...
허준 아이는 잊으시오...당신은 지금...안정을 해야 하오.
다희 저는...괜찮습니다. 어서...입궐...하십시오...
허준 ...
다희 (애타는) 제발...어서 가십시오. 서방님.
다희의 손을 잡은
허준의 눈에 눈물이 글썽하고...
S#55. 내의원 일각
내의원 입격생들이 좌정한 채...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김응택과 송학규...입격생들을 보며
허준이 오지 않는 의구심을
드러내며 수근거린다...
송학규 허준이는 아직도 당도하지 않았는가...?
입격생들...서로 주위를 둘러보는데...
김응택 첫날부터...늦다니...이런 황망한 경우가 있나. 이제 곧
어의영감과 부제조 영감이 오실텐데... 이거 큰일이구만...
이때 의관하나가... 들어오고...
의관 어의 영감 오십니다.
다들 긴장하면...
양예수와 이태성이 들어온다.
S#56. 길가
허준이 급한 걸음으로 궐로 향한다...
S#57. 궐 안
허준이 허겁지겁 궐안을 가는데...
이때 맞은편에서 양예수와 이태성을 필두로...
김응택...정작 송학규 그리고
도지와 내의원 입격생들이...어디론가 가고 있다.
달려오던 허준이...양예수 일행과 대면하고...
난감한 허준... 그런 허준의 얼굴에서
EN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