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불후(三不朽) - - 신배대사헌(新拜大司憲) 서거정
烏府淸班動百官(오부청반동백관)
不才承乏愧朝端(부재승핍괴조단)
사헌부 맑은 부서는 백관을 움직이는 자리인데
재주 없고 모자란 내가 대사헌 자리를 받았으니 부끄럽구나
何人自有風霜面(하인자유풍상면)
今我元非鐵石肝(금아원비철석간)
어떤 이는 서릿발 같은 위엄이 있었다는데
지금 나는 본디 철석같은 마음도 갖추지 못했구나
直劍不辭終百折(직검불사종백절)
曲藤何用要千蟠(곡등하용요천반)
곧은 칼날은 끝내 백 번 부러짐을 사양치 않는데
굽은 넝쿨은 천 번이나 휘감기니 어디에 쓰겠는가
幸逢昭代無封事(행봉소대무봉사)
鳴鳳朝陽尙亦難(명봉조양상역난)
다행히 밝은 시절 만나 소임 행사할 일 없으니
조정에 봉황 울음(탄핵 상소) 소리 나기 어렵겠구나
조선시대 인물비평서인 '국조인물고'는 서거정을 두고,
"선비 중에 덕(德)과 공(功), 말(言), 즉 삼불후(三不朽)를 겸비한 자가 드물지만,
서거정은 말은 학문의 모범이 되고 공은 관직의 직무를 지켰으며 덕은 인망에 부응하니
무엇을 더할 것이 있겠는가"라고 극찬하고 있습니다.
서거정은 나이 마흔넷에 한 번, 쉰셋에 또 한 번. 두 차례 사헌부 대사헌을 지냈는데
'신배대사헌'은 그런 '삼불후' 서거정이 첫 번째 대사헌에 부임하면서
대사헌에 부임하는 감회와 자세를 밝힌 시입니다.
‘썩지 않는 세 가지’라는 뜻으로,
이 세상에서
덕(德)과 공(功), 말(言)을 세우는 일의 세 가지는
언제까지나 없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