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는 군중에게
시대의 징조를 알아 올바로 판단하라고 말씀하신다.
그리스도인은 시대의 표징이 무엇인지 알아내어
주님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이다(복음).
예전에 본 ‘빠삐용’이라는 영화가 생각납니다.
빠삐용은 살인 누명을 쓰고 절해고도(絶海孤島)의 감옥에 갇힙니다.
그는 감옥에서 탈출하다가 붙잡힙니다.
하루는 그가 꿈속에서 판사를 만납니다.
그는 판사에게 “나는 무죄다.
나는 아무도 죽이지 않았다.” 하고 항변합니다.
판사는 그에게 “너는 살인죄로 기소된 것이 아니다.
네가 저지른 죄는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가장 흉악한 범죄다.
너는 네 인생을 낭비한 죄로 기소되었다.”
이 말을 들은 빠삐용은 유죄임을 인정하며 무릎을 꿇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군중에게 날씨가 어떠할지 알아보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음을 여러 징표로 보여 주셨지만
군중은 아직도 깨닫지 못했던 것입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주님을 거부함으로써
그들의 멸망이 곧 닥치게 되리라는 것을 모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인생을 낭비하지 말라고 촉구하십니다.
인생을 낭비하지 않는 길은
때가 더 늦기 전에 지금 바로 회개하는 것입니다.
영국의 유명한 극작가로 노벨 문학상을 받은 조지 버나드 쇼는
생전에 자기 묘비에 새길 말을 정해 놓았습니다.
그의 묘비명에는 이렇게 적혀 있답니다.
“내 인생, 우물쭈물하다가 이럴 줄 알았지.”
우리 역시 이런저런 이유와 핑계를 대며
지금 여기서 해야 할 일을 뒤로 미루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우물쭈물하며 인생을 낭비하다 보면
무덤에서 후회하게 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주신 소중한 인생살이에서
주님을 몰라보고 지내는 것만큼 후회스러운 일은 없을 것입니다.
로욜라의 성 이냐시오의 영성은
"모든 것 안에서 하느님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초월적인 분이시면서
동시에 당신이 창조하신 이 세상의 피조물 안에 현존하십니다.
그러므로 이냐시오 성인은 내가 오늘 만난 사람들, 경험한 일들,
마주친 모든 사물들을 통해 하느님께서 나와 어떻게 함께하셨고
어떻게 그들 안에 현존하셨는지
매일의 성찰을 통해 돌아보도록 초대하십니다.
그것이 바로 의식 성찰이라고 불리는 기도 방법입니다.
이 기도는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미국의 작가 조슈아 그레이는 이냐시오식 성찰을 통해
강박 장애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조슈아는 일상의 아주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그날 하루 마주치는 모든 것들에 대하여 감사하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하느님께 감사하는 습관을 들이면
감사할 일들을 더 쉽게 발견할 수 있고
결국 삶이 감사할 일로 가득차게 됩니다.
사실 하느님은 모든 것 안에 계시기 때문에
이 세상은 이미 감사할 것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오늘 하루 있었던 일들을 떠올리며
하느님께 감사를 드립시다.